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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광교산(光敎山)을 오르다.

며칠전 토요일, 반가운 친구들과 만나 송년모임을 갖기로 한날이다.
같이 학교를 졸업한 고향 친구들로 1년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는데 저녁 식사전 원하는 친구들은 등산을 함께 한후 모임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것이다.
작년엔 이곳 대전에서 계룡산을 다녀온 후 모였는데 이번은 수원이다.수원역에서 만나광교산으로 향한다.
일행은 8명, 사무총장이 사전 준비한 점심과 과일, 음료를 배낭에 나누어 넣고 반딧불이 화장실이 있는 경기대 입구에서 산을 오른다.사람들이 많았다.

광교산, 수원시 장안구와 용인시 수지구에 걸쳐있는 582m의 산으로 수원의 북쪽에서 오는 찬바람을 막아주며 수원 시가지를 품에 안고 있는 수원의 주산. 사방이 수목으로 우거져 삼림욕은 물론 당일 등산코스로 수원 시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란다.
가을 광교산은 아름다웠다. 대부분의 이파리들이 낙엽이란 이름으로 떨어져 등산로를 덮고 있어 천천히 오르는 발길에 묘한 부드러움을 전해준다. 사그락~사그락 ~ 밟히는 소리도 경쾌하다.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몇 안되는 홍엽은 가을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에 오르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쉼없이 걷는 산행길, 말이 없을땐 사색하며 걷는다.
니체는 말년에 산책로가 있는 산 중턱에 집을 짓고 살았단다.  산책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완성해 갔으리라.
라이프스타일 의학은 철학과 통하는면이 있었나 보다, 둘다 어떻게 살 것이냐의 문제 였기에---.
좋다, 바람도 시원하고 나무와 나무사이의 등산로를 걷는 기분은 상쾌했다. 피톤치드 때문일까?
형제봉에서 잠시쉬며 이곳에서 파는 막걸이를 나누어 마시며 목을 축인다.
꿀맛이다. 마늘쫑, 양파, 멸치, 고추장 등 같이주는 안주도 깔끔하다.
조금 더 오르다 묘소가 모여있는 평지에서 준비해온 점심을 먹는다. 시간은 12시30분.
두시간 정도 산행을 한셈이다. 맛있는 김밥과 과일, 음료, 떡, 커피 등 부족함이 없다.
추석즈음에 벌초를 한 흔적이 분명한데 떡갈나무는 넓은 잎을 밀어올리며 자랐고 붉은 갈색으로 물들어 주변 억새와 함께 가을의 서정을 담아내고 있다.

드디어 582m의 시루봉 정상에 섰다. 송글, 송글 등에 땀이맺힌다.
기념 촬영이 있기전 표석에 표시된 582m 앞에 침을 뭍혀 1자를 그려 넣었다.
사진속 해발높이는 1,582m가 되고 말았다. 순간 1,000m의 고봉이 더 솟아올랐다.
저 멀리 산 아래 펼쳐진 가물~ 가물~ 보이는 수도권 삶의 모습들, 도로가 뚫리고 차들이 질주하고 그 주변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이곳까지 이젠 수도권이다.
낙엽진 산길, 가파른곳엔 데크길이 만들어지고 오르는 길목엔 밧줄이 튼튼히 매어져있다.
요즈음 산길은 이정표가 잘 되여 있어 길 잃을 염려가 없다. 안전시설도 잘 되여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보니 길은 이제 등산로가 아니다. 산책길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것 같다.

가을 산, 그들이 버린 낙엽이 쌓이며 나목이 되여버린 나무들, 푸르름을 잃어버린 숲, 꽃은지고 그 자리엔 열매가 맺혀 또 다른 생명의 씨를 잉태했다. 이제 하나, 둘 품을 떠나 새봄에 또 다른 꿈을 키우리라.
이제 내려가는 길, 좀 아쉽다.
조금 더 올랐으면 좋으련만 오를 높이는 없고 길게 능선만 남았다.
저녁의 모임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루목, 사방댐을 지나 광교버스 종점으로 향한다.
사방댐, 비단 잉어들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듯 물가에서 헤엄치며 노닐고 있다. 모두가 한결같이 통통하게 살찐 잉어들 뿐이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랑, 빵 부스러기를 먹다보니 그들도 돼지가 되었나보다.
산 아래를 내려오니 주변을 아름답게 예쁘게 잘도 꾸며 놓았다. 화장실 모습도 디자인이 예쁘다.
맨발로 걸으며 발에 자극을 주는 자갈 길도 만들어 놓았다.
주변 가로수도 오른쪽은 벚나무, 왼쪽은 단풍나무가 심겨져있다.
봄은 봄대로 벚꽃이 아름답고 가을은 가을대로 단풍이 아름다우리라---.

산을 다 내려오니 산에서 묻은 신발의 먼지를 털고 가시라고 골프장에 있는 고압공기 털이게를 만들어 놓고 운영중이였다.
정말 굿 아이디어다. 버스를 타고  광교 저수지까지 내려오는길, 시골스런 풍경이 운치를 더한다.
우리가 어릴적 살던 그런 농촌풍경이다. 도심의 모습도, 바쁜 삶의모습도 잊혀진 평화로운 전원마을, 아파트가 보이지 않아좋다.
회색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도로와 교량뿐이다.
추수가 끝난 들녁은 빈들이 되여 황량해 보였지만 쓸쓸함이 아닌 정겨움이 묻어나는것은 왜일까?

아직 저녁시간이  남아 수원 도심에 있는 조선건축의 백미, 화성행궁(華城行宮)을 찾아간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 1789년(정조13년) 수원 신읍치 건설후 팔달산 동쪽 기슭에 건립한 행궁으로 건립 당시에는 봉수당, 복내당, 유연택, 득중정등 600여칸의 정궁형태를 이루어 우리나라 행궁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웠단다.
특히 정조대왕께서 모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열었던 궁으로 더욱 유명해졌단다.
해설가님에게 특별히 요청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말씀중에 회갑연을 위한 규모가 얼마나 컸던지 일행중 선두그룹은 이곳에 도착했는데 마지막 그룹은 경복궁에 있었다고 할 정도니 과장되였을 망정 그 규모가 얼마였을까 짐작이 간다.

낙남헌(노래당)을 제외한 모든 시설물들은 일제의 민족문화와 역사 말살정책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1980년대말 뜻있는 지역 시민들이 복원 추진위를 구성, 꾸준하고 적극적인 복원운동을 펼친결과 1996년 복원공사가 시작되여 마침내 화성행궁 1단계 복원이 완료, 2003년부터 일반에 공개되였단다.
지금은 다양한 전통체험과 화성행궁 상설한마당 등 각종 공연이 개최되여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데 우리 일행은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해설가님 안내로 이곳 저곳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행궁 순례를 마치고 수원의 유일한 온천인 온천골 사우나에 들려 피로를 말끔히씻고 모임 장소인 수원의 맛자랑 명소인 남촌 홍어로 발을 옮겨 반가운 친구들과 합류,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 꽃을피웠다.
내년 모임은 문화관광을 주제로하여 진행키로 했다. 즐거운 하루,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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