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가 있는 마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통영의 동피랑 마을, 동피랑이란 동쪽과 피랑(벼량의 사투리)이 더해진 말로 동쪽의 언덕이란 뜻이란다.
중앙시장 뒷편 언덕배기에 자리잡고 있다는 식당주인의 말만듣고 찾아가는 길은쉽지않았다, 거리의 이정표에 표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 차 네비에 동피랑 마을을 올려보았지만 나와있지 않았다. 주말이라 교통량은 많고 길은 모르고 어렵게 물어 물어 찾아간 길, 이번엔 몰려든 차량으로 주차가 문제다.
좁은 길 옆에 주차된 차량으로 교행도 어렵고 주차 할 장소도 없다. 게다가 가파른 경사길이라 더욱 난감했다, 겨우 겨우 차 한대가 빠져나간 자리에 가까스로 주차할 수 있었다.
혹시 주말에 동피랑 마을을 가신다면 아예 근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시고 걸어 올라가시라고 강력 추천해 드리고 싶다. 소라고등 같은 언덕길을 빙글, 빙글 돌아 올라야 하기때문이다.
철거위기에 몰렸다 2007년 "푸른통영 21" 이라는 시민단체가 동피랑 색칠하기 전국 벽화공모전을 열었고 전국미술대학 재학생과 개인등 18개팀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게 된것이 시작이였단다.
골목길을 따라 오르는 길,. 독수리 양날개가 크게 그려진 입구의 담벼락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20여명의 젊은이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사람들이 줄지않고 점점 늘어만 간다. 그림가운데 서 있으면 날아가는 모양이될까? 아마도 동피랑의 대표 포토존인가 보다. 모두들 사진기 하나씩 들고 구경보다 사진찍기에 더 열중인듯 싶다. 허름한 달동네의 골목길이건만 방문자들 대부분은 젊은이들이다.
왜 일까? 의문이 갔다, 체험해 보지못한 골목길 삶에 대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영한 촬영지 때문일까?
철거 위기에 몰렸다가 벽화가 그려져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철거 예정지구에서 보존지구로 바뀌어져 철거 위기에선 벗어났다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소음,사생활 보호, 쓰레기, 늦은밤까지의 방문, 주차난등 주민들의 불편이 말이 아니란다.
주말에는 3~4,000명 정도 방문한다니-----. 어느집 담벼락엔 "제발 조용히 해주십시요",라고 쓰여진 글이 보드판에 걸려있기도 했다. 어느 집에서 기르는 묶어둔 개도 볼 수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지쳤는지 한마디 짖지도 않았고 그저 무심한 표정이다.꼬리도 흔들지 않는다.
달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하늘과 맞 닿은 동네라해서 옛날엔 달동네라 불렀다는데 지금은 한국의 몽마르트라고 불리기도 하고 통영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고도 한단다. 마을 꼭대기 빈공터에서 내려다 본 강구안 풍경은 그저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이였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이미지, 강구안이 한 눈에 보이는 언덕마을. 먹고 사는 주거 공간인 집과 담벼락이 볼거리가 된다는 것에 주민들은 달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알록 달록 동심을 품고있는 그림들은 우리 어릴적 옛 향수를 끄집어 내기에 충분했다.
달동네 골목길, 우리들 자랄땐 고만 고만한 아이들이 숨박꼭질에 여념이 없었다. 남의 집 담벼락을 넘기도 하고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숨기도 하면서 골목대장 노릇도 해가며 시간을 보냈다. 지금처럼 컴퓨터 게임도 없었고 장난감 하나 살 수 가 없었기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문화가 없었다. 놀이문화란 어구자체가 당시는 사치였으리라-----. 그저 여자 아이들은 고무 줄 넘기나 공기 놀이가 주였고 남자 얘들은 구슬치기, 자치기, 숨박꼭질, 딱지치기 놀이가 전부였다.
담벼락 그림과 짧은 글귀는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한 수준(?)높은 작품이였다. 미술을 모르는 자신에게도 많은 생각과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의미가 있는 벽화, 볼수록 재미있었다.바닷가 달동네가 주는 애잔함의 그 무엇이 담겨있다. 글귀도 재미있고 유모어스러웠다. 이 골목 저 골목을 오르내리며 그림구경과 낙서 읽기에 바쁘다, 오가는 사람구경도 재미있고 좁은 골목길에서 스치는 스릴도 있다. 거주 주민들은 주로 집안에 계신지(?) 아니면 일터에 나가셨는지? 실제 주민 만나기는 어려웠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 주차는 어디에 할까? 짐을 집으로 들이시려면 얼마나 힘 드실까? 하는 걱정도 해본다.
내려 오는길, 반대편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좁은 골목에 오르는 차량을 만났다. 교행은 양옆의 차들 때문에 불가능하고 잠시 멋칫하고 있으니 후진해주는 고마움 덕분에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당국에서 교통통제를 하던지,아니면 일방통행을 시키든지 해야할 것 같다. 주차통제를 하던지~~. 동피랑 벽화마을을 통영의 관광지로 만들려면 필수 사항이될것이다. 가까스로 대로에 접어들었다, 휴~~~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새벽부터 서둘러 출발해 돌아본 통영의 하루. 정말 아름다운 미항과 관광지, 그리고 섬 여행. 맑은 바다,시원한 바람, 움직이는 작은 배들, 조선소에 멈추어져 있는 대형 선박모습, 미륵산 오르는 케이블카 탑승,충무 김밥, 통영 꿀빵, 전국에 대명사처럼 알려진 통영굴등 먹거리까지. 모두, 모두가 너무 좋았다. 이제 통영 인터체인지만 잘 찾아가면 오늘 여행의 걱정은 끝이난다. 아름다운 통영, 화창한 봄날, 장사도의 동백꽃 숲길을 다시 한번 걷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 가 보지못한 고 박 경리 선생님의 문학관과 묘소까지 돌아보고 싶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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