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날씨는 확연한 봄날이다.진정한 봄이되였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 식물도 한 겨울의 모진추위를 이겨내고 이제 굳은 땅을 헤치고 연초록의 모습을 세상밖으로 밀어낸다.마른 나무가지에 물이 오르고 꽃을 피우기위해 살포시 형형색색의 꽃잎을 준비한다.
이른 봄부터 가장 빠르게 꽃을 피우는 복수초부터 영춘화,매화,개나리,노루귀,얼레지까지~~~.들과 산자락엔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비닐 하우스속 꽃집에도 봄꽃이 활짝피어 손님들의 봄심을 자극한다.
이름모를 꽃부터 도로가에서 자주 만나는 팬지까지~~~~. 봄은 누가뭐래도 꽃의 계절이다.
이제 얼마후면 벚꽃의 장관이 이곳 대전까지 올라와 번지리라---.일사불란하게 동시에 피어내는 벚꽃.봄철에 벚나무 가로수길을 걷노라면 마치 꽃비에 온몸을 흠뻑 적시는 기분이든다.와르르~~~와르르~~가지마다 단번에 피워내는 벚꽃.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 것일까? 나무속에 얼마만큼의 꽃잎을 준비했기에 저토록 많은 꽃을 피워낼까? 아마 모르긴해도,아니 말을 못해그렇지 산고의 고통은 이루 말하지 못할정도일게다.
우리사람들은 그저 아름다움에, 향기에 취해 그 보는것으로 만족해하지만 그들은 뼈를 깍는 고통을 감수하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리라.
봄철꽃은 벚꽃만이 아니다.온산을 붉게 물들게 만드는 진달래와 철쭉의 장관은 보지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우리 어릴적엔 앞산,뒤산이 온통 진달래꽃으로 붉게 물들었다.우리는 그런 뒷동산에 올라 진달래꽃을 따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지금은 온산이 사람도 들어갈 수 없을정도로 나무들이 무성해 진달래꽃을 보기어렵지만 당시 큰나무들은 아궁이 땔감으로 벌목되어 산에는 억새같은 풀과 바위틈에 자생하는 진달래 철쭉등이 산을 메우고 있었다. 덜핀 진달래 한묶음 꺽어 유리병에 꽂아놓고 방안에서 진달래 향을 맡아보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리에 남았다.어머니께서는 가끔 진달래꽃을 넣어 붙힌 화전을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진달래꽃은 먹아도 되지만 철쭉꽃은 먹어선 안되는 꽃이다. 꽃모양과 나무가 너무 비슷해 혼동되기 일쑤였지만 어머님께서 확실한 구분방법을 알려주셨다.
우선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핀다. 잎이있는데 핀꽃은 철쭉이다.또 하나 진달래 꽃잎엔 검은점이 없는데 철쭉꽃에 검은점이 있고 꽃잎에 유난히 밝은 윤기가 돈다.
또한 정원수로 많이 심겨지는 목련도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하여 목련(木蓮)이란 이름이 붙혀졌을 만큼 하얀 꽃잎이 크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늘나라의 아름다운 공주는 언젠가 한번 본 늠름한 바다지기 청년을 잊지못해 궁궐을 빠져나와 바다지기를 찾아갔으나 이미 바다지기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여 아내가 있었단다.
공주는 이루지못한 사랑에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었고 이말을 들은 청년은 아내를 잠자는 약을 먹여 죽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목련의 꽃말은 숭고한 정신,우애라고 한다.
훗날 하늘나라 왕은 딸의 죽음을 전해듣고 공주의 넋은 햐얀 백목련으로,바다지기 아내의 넋은 자주빛 목련인 자목련으로 태어나게 했다고 한다.그래서 일까? 백목련과 자목련이 함께 심겨진곳은 별로 본적이 없다.
목련꽃은 화려하고 크고 아름답지만 지고나면 너무 지저분해 보이는게 흠이면 흠이다.밤에 가로등 불빛받은 목련꽃은 정말 깨끗하고 정갈한 모습이여서 나는 밤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주 내려다 보는 습관이 생겼다.
봄꽃중에 화려하지않고 무리지어 자생적으로 피는 ,그래서 더욱 환영받지못하는 조팦꽃이 있다.
우리 어릴적엔 싸리꽃이라 불렀지만 학명으로 조팦꽃이란다.천변 뚝방이나 산자락 언덕에 무리지어 핀다.
조그만 꽃이지만 다닥 다닥 붙어 나름대로 무리지어 있기에 그런대로 자연미가 있어 아름답다.
조팦꽃을 보려면 금산군 제원면 신안사가는 길목에 조팦꽃 자생지가 있어 만나기쉽다.
봄은 꽃이있어 좋은계절이다.우리나라 4월은 야생화 천국이다.
추운 겨울의 모진 삭풍을 이겨내고 봄날의 훈풍을 만나 아름답게 피어내는 각종 봄꽃들,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과 향기로 우리들의 봄심을 유혹한다.와르르~~~한꺼번에 무리지어 피어내는 벚꽃이 있는가 하면 양지바른 묘소옆에 외롭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는 제비꽃도 있다.
봄꽃 마중가기가 어렵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꽃집에 들려 작은 봄꽃화분 하나라도 집에 들여놓으면 봄의 향기가 소록~~소록~~~피어 오르지않을까?
봄다움을 느껴 볼일이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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