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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로 떠난 봄 기행.1) 땅끝 아름다운 절, 미황사(美黃寺).


  봄이왔다, 대전에도 개나리 피고,진달래 피고 벚꽃도 피기시작했다.

  너무 하얗다 못해 숨겨진노란색으로 보여지는 목련은 지금 만개해 버렸다. 지인과 함께 남도의 끝자락인 땅끝마을, 전남 해남의 미황사(美黃寺)를 찾아나섰다. 해남은 대전에서 멀다,호남고속도로,일부국도를 지나  목포를 경유 해남으로 향한다.

  우린 그 흔한 내비게이션도 차에 없다, 하지만 움직이는 내비게이션(?)인 김 사장님 덕분에 길 찾는 수고는 안해도된다. 단지 운전은 물론 길 찾는 수고에 대한 미안함뿐이다.

  내 일정때문에 가는날을 3번이나 조정했는데 땅끝마을 찾아 가는날, 대전에선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공교롭게 비가 주척~주척~ 내린다. 봄비였다, 무릇 생명들에겐 단비였지만 내겐 걱정이 앞선다, 모두가 내 탓인양----. 남도로 향하는길, 아래로 내려갈수록 봄소식이 완연하다, 봄은 올라오고 우리는 내려간다.

  능수버들 마른가지에도 연두색 색실이 치렁 치렁 걸렸고 바깥풍경은 점점 푸르게 다가온다.

  보리밭 때문이였다. 한움큼씩 자란 보리가 빗물에 세수하고 있다."땅끝 마을 해남" 이란 글자가 이정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남에서 밭마다 푸르게 보이는것은  마늘이였다, 해남 마늘,나는 처음 알았지만 그 유명세가 대단하단다,자란 모습이 대전근교의 마늘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크게 자랐다.

  역시 남녁의 훈풍은 일찍 불었나보다. 한적한 농촌마을이 너무 평화롭고 조용했다, 들리는 것은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뿐이다. 미황사(美黃寺) 이정표가 보이기시작했지만 비는 멈춤이 없다.

  사람은 넷인데 우산은 하나 뿐, 절집 불교 용품점에서 사기로 하고 직접 미황사로 오른다. 오르는 길, 그 흔한 음식점도, 기념품 가게도 보이지 않는다. 잘못 찾아온것일까?

  샛길로 들어서니 이정표도 보이지않고 사람도 만날 수 없다. 버스정류장에 표시된 미황사 방향으로 들어서니 좁은 마을길 뿐이다. 차를 세우고 집을 두드려 여쭈어보니 이곳은 등산로 방향이고 다시 들어온 길로 나가 4키로미터쯤 가면 미황사 입구란다.

  미황사는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황사란 이름보다 땅끝, 첫땅에서 시작하는 사찰, 아름다운 절이라는 대명사로 더 불려지는 절이다. 1300여 년의 역사와 수 많은 고승대덕의 수행향기가 남아있는 절이란다. 대전에서 출발한지 3시간 30여분, 드디어 미황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우선 바라본 달마산 풍경, 산 능선부, 풍화에 매우 강한 규암층이 길게 노출되면서 흰색의 수직 암봉들의 기묘한 모습이 마치 절을 감싸고 있는 병풍처럼 둘러졌다.

  한폭의 산수화,그림속 같은 풍경, 그게 달마산이였다. 그 자락에 넓게 자리한 천년 고찰 미황사. 아뿔사!! 불교 용품점에 판매하는 우산은 없단다, 대신 자신이 쓰는 우산을 빌려주신단다.

  너무 조용한 절집, 기도 정진중이란 안내 글귀에 옮기는 내 발걸음 소리마져 신경쓰인다. 계단을 오르는 길, 대웅보전앞 화단에 환하게 만개한 노랑꽃 수선화가 빗물을 머금어 더욱 아름답다.

  자하루 계단을 오르면 마주하는 팔작지붕의 대웅보전이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세월에 씻겨 건물 외부단청이 지워져 나무결이 선명히 나타났다, 배흘림이 약한 원주(圓柱)기둥이다.

  하햫게 바랜 단청,기둥이 건조되며 생긴 작은 틈들,천년 세월이 느껴졌다. 주 기둥 기초석에 새겨진 게,거북,자라 모습은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다, 바닷가 절이기 때문이겠지. 일반 사찰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다.

  법당안에는 목조 삼존불(석가모니불,아미타불,약사여래불)이 모셔져있다.그리고 천정에는 범어 (인도 싼스크리트어)로 쓰여진 글자와 일천불의 벽화가 있어 미황사에서 세번만 절을 올리면 한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고 한다. 부처님이 천분이시니 세번이면 삼천배가 되기 때문아닐까?

                                    [미황사 대웅보전]

  스님 한분과 대담을 나눈다, 대웅보전의 단청은 언제 하시렵니까? 단청문제로 고민중 이시란다,

  고풍스럽게 그냥 두자는 분과 건물유지를 위해 단청을 해야 한다는 분이 있어 조만간 결정을 할 예정이란다. 두가지 다 만족할 수는 없을까? 천연 안료를 사용하자니 비용이 대단하단다.

  대웅보전안에선 스님의 예불소리가 끊이지않고, 처마 밑에선 떨어지는  빗물소리, 또한 끊김이 없다.

  대웅보전뒷편, 응진당에 오른다.  법당 뒷편 언덕엔 봄나물인 머위가 새록 새록 자랐다,그리고 쑥도 많이보인다,달래도 있다. 봄 나물 창고인듯 싶다,스님 말씀이 봄이면 많이 뜯어먹고 있으신단다.

  그 뒷편 절을 감싸고 있는 동백나무숲은 빨강동백꽃을 원 없이 피웠다.예년보다 좀 늦었다지만 지금이 절정인듯 피를 토하듯 피웠다.떨어진 꽃도 그 애처로움을 표현하듯 하늘향해 노란꽃술과 붉은 꽃잎을 보여준다.떨어진 꽃도 숨어있지 않아 더욱 붉게 각인된다. 잎은 두껍고 앞면은 광택이 나는 짙은 초록이다.그리고 동백나무 숲에선 이름모를 새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동백꽃의 꿀 향기에 동박새들이 몰려든 모양이다.동백꽃엔 화밀(花蜜)이 많이 나와 동박새가 이것을  먹는틈에 꽃가루 받이가 일어남으로 대표적인 조매화(鳥媒花)란다.

  주변은 봄철이라 화원이다,동백꽃만이 아닌 만리향도 꽃을 피워 그 향을 멀리 멀리 날려보낸다.고풍스런 천년사찰 웅장한 모습에 빠져들고 동백꽃 빨강모습에 흠뻑 취해버렸다.동백꽃의 꽃말은 겸손한 마음과 자랑이라는데--그 의미는 무얼까? 이곳에서도 템플스테이가 진행되고 있었다.

  참 나를 찾아가는 참선 집중수행,모든것을 접어두고 한번 참여해 보고 싶기도 하건만~~~.무엇때문에 늘 망서리고 있는걸까? 세속과 멀리 떨어진 땅끝 마을에서 산 새벽 도량석 목탁소리에 잠을깨고 부처님 앞에 예불 올리고 청아한 바람소리,새소리 들으며 걷기명상(포행)도 하고 산채음식으로 몸도 정화시키고 숲속의 정기도 받아보고 싶건만 ~~~~. 참 나보단 현실의 껍대기 삶에 자신이 매어져 있나보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전각을 하나,둘 둘러본다, 포장 되지않은 절집마당이 좋다, 빗물에 질척임은 있지만 콘크리트나 아스콘의 딱딱한 촉감보다 훨씬 부드럽고 좋다.자연스러움이 좋아서 일게다.

   달마산 자락에 자리한 부속암자 부도암을 오른다.빗길에 질척일 줄 알았는데 쇄석을 깔아 그 소리마져 경쾌하다. 이 길은 테플스테이 하는 사람들의 명상길이 되기도 한단다.

  부도란 고승들의 사리를 보관하고 있는 일종의 무덤이다.암자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부도암이란 명칭은 처음이다. 아마도 부도를 관리하다가 암자로 바뀌었나보다,천천히 달마산 자락을 따라 산길을 오르면 부도암을 만난다. 가는길에서 진달래도 만났고 동백도 피었고 초록들의 새순도 마른가지에 새록 새록 연두색빛을 밀어올렸다.

  여러 대사들의 공적비와 사리함이 모셔진 부도,외곽으론 담장이 둘러지고 그 밖엔 아름다운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조화있게 심겨져 부도암쪽으로 가지를 늘어뜨려 마치 조아리고 있는 모습이다.

   미황사엔 세가지 황금색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달마산  바위, 저녁노을의 석양, 모셔진 부처님의 황금색 빛이 그것이란다. 정말 조용하고 한적해서 좋은 절, 저 멀리서 철석이는 파도 소리가 내 귓전에서 맴도는듯 하다.

   땅에 떨어진 싱싱한 동백꽃 몇송이를 주워 차창아래 안쪽에 얻어두고 이제 우리는 미황사를 빠져나간다.[계속]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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