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일요일, 금산의 한 예식장에서 지인의 자혼있었다.
예식을 마친다음 시간도 있고 해서 금산군 남이면 진악산 자락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천년고찰 보석사를 찾아간다.
보석사는 금산 근무시 몇번 다녀온 절이라 길도 익숙하고 천년 넘은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도 만날 수있고 특히 입구의 전나무 숲길은 더운 여름날 걷고 싶은 곳이기 때문에 한번 더 가고 싶었다.
금산공설 운동장이 있는 개삼로를 따라 개삼터를 조금 지나면 우측으로 보석사 이정표가 나온다.
대안학교인 간디학교를 지나면 보석사 주차장이다.휴일이라 전국 산악회원들이 진악산 등산을위해 타고온 관광버스가 몇대 주차되여 있었고 초파일 전날이라 그런지 승용차들도 가득했다.
개울가 주변그늘엔 야유회겸 산책나온 가족단위 손님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다.
굽고 지지고 삶고 ~~술 마시고---.벌써 술취한 사람은 벌렁드러누워 그늘아래 잠들고-- 절집입구에서 이래도 되는 걸까? 그것도 초파일 전날에---.동네 아낙들이 직접 산에서 채취한 싱싱한 산나물과 직접 재배하신 유기농 농산물로 작은 즉석시장도 한켵에선 열렸다,참기름, 들기름, 미나리,취나물, 고사리,상추,도토리묵,일부 한방약초까지---.보석사는 일반절과 달리 입구도로가 포장되지않은 자연 흙길이다.옆으론 청정수가 흐르는 작은 개울가도 있다, 금산군에서 부착한 안내판에 가재가 살고있는 개울이라 쓰여있다.
보석사 입구, 일주문을 지난다.내일 초파일을 맞아 키큰 전나무 그늘아래 숲을 깨끗이 깍아놓아 깔끔하다.
마치 우리 어릴적 명절전날 머리를 말끔히 깍은 기분이다.보석사 입구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 피톤치드 향이 물신 풍기듯 신선함이 온몸을 감싼다,삼림욕이다. 절집을 찾지않아도 아쉬움이 없으리라.
일상에 지친 육신의 피로가 자연속에 녹아든다.바람시원하고 계곡물소리 청아함에 더위도 사라진다.
전나무 숲길을 기분좋게 오르니 제초기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은행나무 주변의 잡초를 깍고 계셨다,
제초기 2대를 가동하는 아저씨, 풀을 치우시는 아주머니들이 부지런히 움직이자 은행나무 아래는 말끔하고 아름답게 정리된다,
천연기념물 제 365호 은행나무,조구대사가 보석사 창건(886년)무렵 제자와 함께 심었다고 전해지니 나무의 나이가 1,100년을 넘었단다.특히 이 은행나무는 나라에 큰일이 있을때마다 소리내어 울음으로서 재난에 대비하도록 알려주는 마을의 수호신으로도 전해지고 있어 매년 단오날 보석사 신도들이 은행나무앞에서 기원제를 지내기도 한단다.
작은 개울을 건너 대웅전으로 오른다, 보석사는 작은 절이다.유형문화재 제143호 지정된 대웅전(大雄殿).
보석사는 창건당시 앞산 중허리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조성하여 보석사라 칭하였단다.
대웅전에 앞에서니 대웅전을 대대적으로 보수했다는 것을 금새 알수 있었다. 대웅전은 전부 보수되였지만 아직 단청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말씀을 들어보니 작년에 기둥만 그대로 두고 전각을 새로 짓다시피 했단다.
정면 3칸,옆면 3칸의 겹 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 다포형식의 주심포와 귀포는 일부를 재 사용했지만 서까래와 방풍막은 새로 붙혔다. 보수하는데 공사기간만 7개월이 걸렸고, 금년에 전체적으로 새롭게
단청예정이란다.이제 아름다운 단청옷을 입으면 대웅전은 새롭게 재 탄생하리라.
사찰건물은 물론 우리나라 고 건축관련 공부를 관심가지고 조금해보면 참 재미있기도 하지만 선인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있는 한국 고 건축박물관을 가 보면 하늘, 땅,바람,그리고 구름,대자연의 신비와 음양의 조화,조상의 얼과 혼이 담겨있슴을 알 수 있다.
공양간에선 불자들이 모여 음식준비에 한창이였다.큰솥 2개에서 피어오르는 나무장작 타는 냄새. 바쁘게 오가시는 여 신도님들의 움직임.씻고, 닦고, 썰고,무치고---. 그리고 등운선원(심검당)에선 연등을 직접 풀칠하며 만들고 만든 연등을 방안 가득 쌓아 놓으셨다.
대부분 절들은 대웅전앞 광장에 연등을 미리 걸어두었지만 이곳은 대웅전 내부에만 미리 걸었고 광장엔 초파일 아침에 건단다.연등을 걸기위한 밧줄과 기둥만이 덩그런히 서 있었다.
초파일 전날의 절집, 모두가 바쁘셨다, 절집주변 제초작업에서부터 음식준비, 청소,연등준비, 안내문 부착까지---. 방문객인 저만이 여유로운가--. 보석사엔 문화재자료 제29호인 의선각이 있다.대웅전 왼쪽 옆에 있는 건물이다.
의병대장 영규대사가 머물던 곳으로 임진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모집하여 중봉 조헌선생의 의병과 힘을 합하여 청주성을 탈환한후 1592년 8월 금산에 주둔하던 일본군과 싸우다 순절하였단다.
보석사 입구,일주문을 지나면 죄측에 영규대사 순절사적비인 의병숭장비를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단다.
아답하고 아름다운 천년고찰이다. 입구의 전나무 숲길, 그리고 영천암을 지나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 산림욕장, 주변에 있는 용담댐까지 한바퀴 돌아보면 자연의 신선함이 온몸을 감싼다.
대전으로 돌아오는길에 금산수삼센터에 들려 인삼 몇뿌리 사서 이 초여름날 삼계탕 준비를 하고금강변 제원면 원골에 들려 어죽 한그릇으로 시장기를 해결하면 더 없이 좋은 건강한 몸이 만들어 지지않을까?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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