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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학사 오르는 길,

엊그제 토요일, 오랜만에 날이 좋았다.

날도 풀리고 바람도 없었다, 길 모퉁이의 눈도 마구 녹아내렸다.

계룡산을 찾아간다, 배낭에 아이젠을 챙기고 커피 보온병에, 귤 몇개만이 담겼다.

계룡산은 참 멋지고 아름다운 산인데 대전 사람들은 너무 가깝게 있어 그런지 그저 동네뒷산으로 생각하는사람들도 많다.

공주를 향해 국도를 가다가 현충원을 지나 언덕을 넘어 박정자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동학사입구다.도로변에 벚나무가 검은 모습으로 열병을 하듯 서 있다.

이곳은 봄철이면 또 다른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 동학사 벚꽃축제 "동학사 주차장, 아직 여유가 많다. 4,000원 주차료를 지불하고 오르는 길. 초입 상가주변 산자락 나무에 물을 흘려 어름기둥을 만들어 놓았다,

계곡물은 호스를 통해 뿌려졌고 영하의 기온이 나무주변에 얼음을 만들며 조형물을 세웠다.

색갈은 희다못해 푸른 빛, 아름다웠지만 날벼락 맞은 나무가지들은 온 겨울을 얼음속에서 지내야 할것 같다, 아름다움에 감탄해야 하나? 나무가지들의 추위에 안타까움을 표해야 하나?

동학사 계곡을 오르는 길,

계룡산에 오르려면 국립공원입장료가 아닌 문화재 구역입장료 2,000원을 내야한다.

동학사는 국가지정 문화재를 보호한 사찰로서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단다.

동학사를 방문하지않아도 내야한단다.이곳만이 아닌 전국사찰에서 입장료 징수문제로 시끄럽다.

겨울 산, 아직 산자락은 눈 천지였다,오르는 길은 사람들의 발자국 때문일까? 까만 아스팔트를 드러내고 녹아내리는 눈으로 질퍽거렸다.

동학사 오르는 계곡길은 봄이면 연초록 신선함이,여름이면 신록이 아름다운 곳이다.

짙은 초록으로 그늘을 만들고 시원한 바람이 계곡물위을 지나며 선선함을 준다,가을이면 울긋불긋 만산홍엽을 만들며 눈을 즐겁게 하는 멋진 자연속 유토피아다.

하지만 지금은 온통 하얀 설산이되었다, 그래도 봄을 향한 성급함일까? 계곡물은 졸~졸~ 졸~소리내며 돌틈사이로 물줄기를 흘러보내고 있다,

서두름없이 타박,타박 걸어 오르는 길, 여유로움은 또 다른 여유를 만들어준다, 잠시 멈추어 흐르는 계곡물 소리도 듣고 앙상한 나무가지에 매달린 눈 모습도 카메라에 담는다, 조용한 한 암자입구, 암자를 알리는 돌 안내석에 새겨진 글이 눈에머문다, "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 매년 여러번 동학사를 오르 내렸지만 이 글귀가 눈이번쩍 띄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전에는 그저 동학사 대웅전 찾기만 급급해서 였을까? 실제 바쁨도 없었는데 마음만 조급했나보다.

암자를 돌아 조금오르면 동학사다,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는 천년고찰, 동학사.바람이 분다, 처마밑 풍경이 소리내며 그 여운을 남긴다. 은은함으로 다가오는 풍경소리는 또 다른 절집의 향기로 들려온다. 육중한 기와 단청집 사각 모서리에 달려있는 풍경.종을 치는 끝에 달려진 동판 물고기, 그 물고기는 언제나 눈을 뜨고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잠을 잘 새도없이 늘 정진하라는 의미아닐까? 풍경모습을 디카로 잡으려하니 너무 높아 잡히지 않는다,줌이라면 잡아 당겨보고 싶건만---. 처마밑에 녹아 내리는 물소리는 적막감을 잠재우고----. 대웅전 좌측에 우뚝 자리한 목련나무 한 그루. 아직 겨울속이건만 털 복송이 꽃자리엔 봄이 숨쉬고 있었다,겨우내 인고의 나날속에서도  봄날의 아름다운 꿈을 간직한채 하루 하루를 기다릴 목련, 모진 겨을을  이겨내고 봄날피운 꽃은 더욱 더 아름답고 예쁘리라.

동학사 대웅전을 뒤로하고 잠시 내려와 남매탑을 향해 우측길로 오른다.

이제부터 산행이다, 신발엔 아이젠이 채워졌다, 군데 군데 눈이 녹긴했지만 아직은 미끄럽다.

천천히 오르는 겨울 산, 하지만 오늘은 춥지않아 너무좋다, 앙상한 겨울나무, 모두가 멈추어버린 겨울 산, 그래도 보이지않는 땅속에선 봄을 위한 생명들의 준비가 계속되고 있으리라. 나무들은 물을 올릴준비를 하고 야생화들은 눈속에서도 꿈을 간직한채 잠시 멈춤을 하고있을뿐 생명을 포기하지않았으리라.

남매탑 오르는 길,좀 지루한듯 하지만 그리 멀지않은 코스. 돌계단, 바위 오르막길이 좀 힘들긴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피곤한 줄 모르는 길. 이마엔 겨울이지만 송글, 송글 땀이맺히고 귀를 덮었던 털 모자도 걷어 올리고 오리털 점퍼도 이제 단추를 열어야 했다.

벌써 내려 오시는 등산객들도 많으시다. 계룡산 등산코스 중 갑사에서 올라 남매탑을 경유 동학사로 내려 오는 코스가 일반인들에겐 적당한 코스다.그 반대코스도 좋고~~. 아침 일찍부터 서들러 오르고 남매탑 탑사주변에서 따끈한 커피로 목을 축이고 내려와 동학사 계곡옆 상가촌에서 파전을 안주로 막걸리 한잔하며 산채비빕밥으로 늦은 점심을 하면 그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그리고 귀가길에 유성온천에 들려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육체의 피로는 말끔히 풀리고 마음속 에너지는 급 상승한다.

그래서 휴일날 오후 유성온천지구는 언제나 등산객들로 붐빈다.

먼길 산행보다 오,가는 시간 단축하고 마음껏 즐기는 국립공원 계룡산 등산,  유성 온천이 있어 더욱 기분 좋은 곳. 나는 그런 사치(?)를 자주 즐긴다. 대전사는 보람 아닐까?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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