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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의 작품 중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통해 접하고 공부한 소설 「날개」는 무력한 삶과 자아분열 속에서 벗어나 본래의 자아를 지향하는 의지를 담고 있고 그 의지를 소설의 제목 「날개」처럼 훨훨 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당시 굉장히 심오하고 난해하게 느껴졌던 소설, 그래서 이상을 떠올릴 때면 현실에 대한 비극적이고 지적인 반응, 난해한 작품세계, 일제강점기라는 민족의 고통스러운 배경에 맞는 참담함부터 느겨졌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그런 그가 어린이를 위한 동화 1편을 썼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고 있었는가. 적어도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는 평생 단 한편의 동화를 남겼는데 그 서명이 「황소와 도깨비」이다. 동화도 왠지 비극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 동화책 너무나 아름답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선행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가치와 그로 인해 얻게 된 축복을 동화책다운 순진무구함으로 잘 표현해냈다.
산골에 살고 있는 게으른 돌쇠, 그리고 그가 아끼는 황소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꼬리를 다친 산오뚝이를 만난다.
산오뚝이란 산도깨비의 다른 말인데 작가다운 작명의 창작력이 돋보이는 재밌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 산오뚝이는 돌쇠가 아끼는 황소의 배에서 2달간 살게 해주면 황소의 힘을 10배 세게 해주고 은혜에 보답한다고 약속한다.
돌쇠는 소중한 황소 뱃속에 도깨비를 뱃속에 넣는 일이 매우 꺼려졌지만 다친 산오뚝이를 내버려두면 죽게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리고 황소는 정말로 힘이 세지고 돌쇠는 힘이 세진 황소와 함께 부지런히 일해서 부를 축적하게 된다.
약속한 2달 후 산오뚝이는 황소 뱃속에서 나와야 했지만 그만 살이 너무 쪄서 황소 입 밖으로 나올 수가 없게 됐다.
돌쇠는 깊은 수심에 빠지지만 하품하는 주인을 따라 하품한 황소 입 밖으로 산오뚝이가 나오게 되고 돌쇠는 은혜에 보답한 산오뚝이 덕분에 100배나 힘이 세진 황소를 몰게 됐다.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주어야 해”
돌쇠의 마지막 중얼거림은 이상이 말하고자 했던 이 동화의 주제이다. 측은지심, 인간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 이상다운 재치와 지적인 표현으로 완성된 동화 「황소와 도깨비」를 아이들 뿐 아니라 이 서평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금산도서관 이용자 이상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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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도서관 이용자 이상진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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