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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에 찾은 작은 절, 현암사(懸岩寺)

나는 불자(佛子)가 아니다. 아니 못된다.

종교적으로 어느 한곳에 속하지 못한 어리석은 자인지도 모른다.

그저 사찰이 좋아 자주 찾을 뿐이다.

지난 금요일, 석가탄신일날 오후에 충북 청원 구룡산 산중턱에 자리한 현암사를 찾았다.

대청댐에서 건너편 충북쪽을 바라보면 보이는 산이 구룡산이고 그 중턱에 현암사가 보인다.

대청댐을 지나 문의로 향하는 길, 2차선 국도, 오후를 택했음에도 절집을 방문하는 신도들로 차는 오르는 길, 내려오는 길이 모두 밀리고 있었다.

특별 파견된 충북경찰의 교통 지도 전경들도 차량소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현암사는 일반 사찰처럼 일주문도, 사천왕문, 해탈문도 없다.

대청댐 전망대에서 좀 내려오면 현암사 200m 라는 안내판을 보고 초입부터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야한다.

철계단이 끝나면 돌과 시멘트로 혼합되어 만들어진 지그재그 형태의 돌계단을 한참 올라야 한다.

허걱허걱, 단숨에 오르긴 경사가 너무심해 힘이 든다.

성스런 절집을 방문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옛날 성철스님을 뵈려면 3,000배를 해야만 뵐 수 있었다는 말이 머리를 스친다.

현암사를 방문하려면 땀을 흘려야 하나보다.

이곳은 이 길 밖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없다.

화물은 새로 설치한 모노레일을 이용해 올리고 있었다.

오르는 길, 숲과 연초록 잎파리들이 싱그럽다.

애기똥풀 노란꽃이 예쁘게 피었다.

산철쭉은 이미 아름다운 분홍꽃을 접었다.

절에 다다를 쯤 백당수국이 길옆에 활짝피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관상용 관목인 수국, 꽃 달리는 모습이 부처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일명 불두화(佛頭花)로 불리기도 하고 토양의 산도에 따라 흰색, 연분홍, 청보라꽃을 피워 수시로 그 색깔이 변한다고 하여 ‘진심과 변덕’이라는 꽃말을 동시에 가졌다는 수국, 꽃 망울이 풍성하다.

꽃 모습이 청아하여 사찰주변에 많이 심겨지는 꽃이기도 하고 꽃꽂이 소재로 자주 볼 수 있는 꽃이 수국이다.

절집에 다 올랐다. 다리가 뻐근하다. 숨도 가쁘다.

소원성취,자비봉축이라 쓰여진 오색연등이 절집마당의 하늘을 빼곡히 가렸다.

어지러운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라는 연등, 꼬리표엔 주소와 가족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방문객을 위해 점심공양이 여신도회 보살들의 봉사로 지금까지도 모두에게 제공된다.

조계종 법주사 말사로 바닥이 좁아 범종각(요사채), 용화전, 대웅전, 삼성각이 일렬로 자리잡았다.

바위에 매달렸다 하여 매달 현(懸)자의 현암사(懸岩寺)라 이름지었단다.

이곳에서는 작다는 의미의 다람쥐 절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단다.

용화전에는 창건당시 선경이 자연석에 조각했다는 석조여래좌상이 모셔졌고 이곳을 방문했다면 꼭 한번 보고가야 할 필수 사항이란다.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대청댐에서 불어온 시원한 바람은 대웅전 모서리에 달린 풍경을 흔들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땡땡땡~ 풍경소리는 산속을 여울져 퍼져나간다.

이 절의 묘미중 또 하나는 저 아래 대청댐의 풍경을 내려다 보는 것. 푸른 물에 황토빛 띠를 두른 넓고 넓은 대청호수, 산자락 푸른초록과 삼원색의 조화를 만들었다.

햇볕 내리는 호수엔 은빛 보석 물결이 찬란하고 산과 물, 초록섬은 마치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

눈 안에 각인된 풍경, 가슴이 뻥 뚫리는 그 무엇이 시원스레 스쳐 지나간다.

대청댐의 웅장한 회색 콘크리트 구조물, 수문은 굳게 닫혀 있고 발전을 위한 소수의 물만이 구조물속 배수로을 통해 보조댐을 향해 천천히 흘러간다.

저 멀리 가물가물, 청남대 건물 지붕도 시야에 담긴다.

사진 몇장 카메라에 담은후 우측길을 따라 5층석탑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오전에 탑돌이 행사라도 하였나 보다.

사람들의 발길 흔적이 탑 주변에 남겨졌다.

사람들은 오늘 이곳에 와서 무엇을 바라고, 얻고 무엇을 버렸을까?

바라기와 버리기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는 게 우리 인생들의 삶이라는데 현실과 이상사이. 현실은 무겁고 힘겨워 벗어나고 싶지만 이상은 저 너머 멀리있어 도달 할 수 없음을 알때 우리는 그 사이 공간에서라도 위로받고 싶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무언가에게 의지하고 매달려 보고 싶은게 누구나의 솔직한 심정아닐까?

오늘 방문한 현암사에서 남들 걱정보다 내 스스로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였으면 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생각나고,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법어도 뇌리를 스친다.

세상 만물, 모두가 부처라는데, 성불하십시요, 고맙습니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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