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그러지 그럼 급할거야 없지”
말은 그렇게 했어도 호어가 지천을 찾은 것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특별히 할 일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하여 호어는 지천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번 약속을 이행했으면 어떻냐고 물었다.
“참 난 잊고 있었네 나도 오늘 저녁에는 마침 시간이 나니 저녁에 호박사가 이곳 지소유천당에 오면 어떨까?”
“형님 그렇게 하지요 지소유천당까지는 얼마 되지 않으니 다른곳에서 만나느니 그곳에서 만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좋지 좋고말고 이곳이야말로 세상 근심이 없는 곳이라네 자네라면 충분히 그것을 알수있을 터이니 내가 이리도 말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참 형님 저녁은 어떻게 하지요 그곳에서 형님 혼자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 때문에 저녁을 굶는것은 아닌지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네 저녁이야 주위에 상추며 고추등을 따서 한끼 해결하면 되는 것이지 아 우리가 먹을려고 사는가 살려고 먹는거지”
“그야 그렇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끼니는 잊지 않고 챙기면서 사는것이 좋지요 그러지 말고 형님 용담에 정갈하게 하는 식당이 있으니 제가 일곱시까지 사무실로 갈테니 같이 가서 식사나 합시다”
“자네가 정 그렇게 한다면 어디 편할대로 해보세 나야 아무래도 상관이 없으니”
그렇게 해서 용담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지소유천당으로 들어왔다.
“형님 참 좋습니다 이곳에 이런 흙집을 지으시고 머무신다는것이 어디 쉬운일인가요”
“쉽고 어려운 일이 어디 있는가 행하면 쉬운일이요 행하지 못하면 어려운일인것이지”
“참 형님도 그런것이 어려운 일이지요 어디 세상이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일이 있는가요 주위를 둘러보고 상의를 해서 해야지 잘못하다가는 쫓겨나요”
“허허 오늘 호박사가 웬 죽는 소리를 이렇게 하는지를 모르겠네”
“아니 형님 죽는 소리가 아니고 형님이 부러워서 하는 소리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형님같이 자유롭게 살수있는가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우리같이 메어있는 사람들은 부럽기가 한이 없는 것이지요”
“글쎄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낀것인데 자네 지천명이라는 말을 알고 있지”
느닷없이 공자님 말씀중에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이라는 글귀를 물어보니 약간 당황을 하였다 진정으로 지천형님이 지천명의 뜻을 물어보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의미로 물어보는 것인가를 파악하기 곤란 하였다.
“그야 오십이 되면 하늘에 뜻을 안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지요”
“그렇지 오십에 하늘에 뜻을 안다는 나이라는 것이지”
“그런 쉬운것을 어찌 저한테 던지시는것인 지요”
“세상에 성인들이 한말이 쉽지 않은 말들이 어디 있는가 그냥 우리가 귀만 열면 들리는 너자신을 알라 등등 그것은 말이 쉽지 그 진정한 의미를 알려면 아니 알고나면 흔히들 이야기하는 도통했다고 하는 것 일세”
“아 그건 그렇네요 그러면 형님께서 이야기 하는 지천명이라는 것은 무엇인지요”
“나도 나이 오십이 훌쩍 넘어서 그 진정한 의미를 알았네 우리가 깨달아야 할것은 하늘의 명을 아는 나이다를 인식하는것이 아니고 하늘에 명이 무엇이냐를 깨달는 것이라네 그런 자네는 하늘에 명이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장종안 gsm7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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