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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Iwona Chmielewska)라는 작가의 이름은 꽤 낯설고 독특하게 생각되지만, <생각하는 ㄱㄴㄷ>, <문제가 생겼어요!>, <눈>, <발가락> 등 등 작가의 작품을 들춰보면 그림책을 읽는 이용자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책들만은 아닐 것이다. 폴란드 출신으로 풍부한 감수성과 철학적 깊이로 유명한 이 작가의 책들은 “892”로 분류되어 문학 코너의 가장자리에 비치되어 있음에도, 꾸준히 도서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 표지에 나오는 네 개의 반원 모양의 그릇은 사실 종이를 오리고 반으로 자른 것이며, 책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이 네 개의 그릇들이 책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작가는 책 안에서는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고 무엇이든 쓸모가 있음을 네 개의 그릇으로 표현하고 있다. 네 개의 그릇들이 책 안에서는 우산이 되어 비를 가리고, 뜨거운 해를 가려주는 선글라스가 되기도 하며, 무거운 역기나 가벼운 바람개비로도 변화하는 등 생각하기에 따라 끝없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많은 상징과 은유나 서사적 구조를 띠지 않는다. 또한, 흔히 생각하는 그림책처럼 그림이 아닌 도서관에서 아무도 빌려 보지 않는 책들의 종이를 사용해서 만들었으며 “종이는 다시 살아났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누구도 보지 않은 책의 종이를 배치하고 재구성하여 다시 한 권의 책으로 살아남에 대한 사실에 놀라움과 감동이 느껴졌다.
빛바랜 노란 종이에서 오려낸 네 개의 반원들은 책 안에서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 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책장을 덮으면 나도 네 개의 그릇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책 속의 다양한 세계와 많은 함축들을 읽어나가며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그림책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작성자
금산도서관 사서 오규연
금산신문 gsm7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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