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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지나간 여름 숲/ASA공장장 최한용

날씨가 무척 덥다. 10년만에 찾아 왔다는 무더위.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이 되고 있다. 사람도 지치고 동물도 지치고 푸른 녹음마저 지치는 듯 한낮엔 넓은 잎새마져 축 늘어져 있다.

여름은 더워야 여름답고 겨울은 추워야 겨울답다는데 냉난방 시설에 길들어진 우리들은 기상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려진게 사실인 듯 싶다.

찌는 폭염에 냉방기 가동으로 전력 사용량이 최대치를 이루고 일부 지역 아파트에선 변압기 용량 오버로 정전이 되기도 하고 노약자들은 더위를 이기지 못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는 뉴스가 귓전을 울린다,

삼복더위도 중반을 넘어 말복을 향해간다.
모두들 휴가철을 맞아 산과 계곡 , 바다를 찾아 나선다.
며칠 전 신문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50만 인파가 몰렸다는 기사도 있었다.

대부분의 대기업 제조업 부문이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휴가를 실시한다.
산과 바다, 유원지 어느 곳에 가나 휴가 인파로 인산 인해를 이룬다.

따라서 유명 관광지 또는 해수욕장 주변 도로는 언제나 차로 붐빈다.
쉬러가는 것이 휴가의 본뜻이건만 쉬느라 고생했다는 푸념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요즈음은 「휴 (休)Tech」라 하여 쉬는데도 요령과 기술이 따르는 모양이다.

진정한 쉼의 의미는 무엇일까?
더위를 피해 자연을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추수리며 새로운 삶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가 쉼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휴가때 숲 속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더위에 시달리고 사람에 시달리고 교통지옥에 시달리기 보다 그저 이름 없는 산이라도 좋다. 맑게 흐르는 계곡 물과 여름 숲 속의 묘미를 느껴보고 그 곳에서 새로운 쉼을 찾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늘 보아 왔지만 작은 풀잎하나, 야생화 하나라도 다시 보고 향기를 음미하고 나무에 기대여 그 푸르름의 기상을 배우고도 싶다.

지난 일요일 날씨는 덥고 집에 있기 보다 바람이라도 쏘일 겸 계룡산 동학사 계곡을 찾았다. 며칠 전 지나간 장마의 여파로 계곡 가득히 맑은 물이 흐른다. 꼬마들은 비닐 튜브에 몸을 걸치고 물장난 치기에 바쁘다 여기저기 계곡 모퉁이 물 속에 수박이 잠겨 있고 나무 그늘엔 반바지 차림의 휴식 객들이 절 입구까지 빼곡하다.
바람도 시원하다.

좀더 오르니 여름 숲이 나타난다
장마가 지난 숲은 질척하다. 숲 속 특유의 눅진한 내음을 만들어 내고 한 여름 숲속 공간은 맑은 어둠으로 환한 반짝거림의 구석들을 가지고 있다.

숲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의 힘찬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저 조용하게만 느껴지는 숲, 하지만 그 속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한 틈 땅의 여백이 보이지 않는다. 낙엽무더기가 쌓여 땅에 닿아있는 부분에 하얗게 슬어있는 곰팡이 덩어리에서부터 작은 생명체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작게는 지렁이에서부터 개미 이름 모르는 곤충, 개구리 그리고 하늘을 나는 새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 하는 작은 우주의 신비가 펼쳐지고 있다.

이름 모를 버섯 , 풀, 작은 나무에 이르기 까지 그들의 세계도 먹고 먹히는 치열한 삶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으리라.

한철 여름에 성장하고 열매 맺고 가을이 오면 낙엽을 떨구며 겨울 준비를 하여야 할 나무들 주어진 짧은 날들을 아쉬워하며 게걸스럽게 땅속 영양분을 흡수하는 듯 하다.
잎은 태양 빛 받아 엽록소를 만들어 성장하고 열매 영그는데 필요한 충분한 영양을 나무 속으로 보낸다.

숲은 조용하다. 밝다 못해 어두워 보이지만 청정함 그대로다.
이런 산 속에도 길은 있다 그 길 은 태초부터 태어난 것이 아니고 우리 사람들의 발자국 흔적이 남아 길이 되였다.

그리고 그 길 위 에 또 다른 우리가 간다.
그러면서 길은 단단해 지고 넓어지며 그 자리엔 풀이 돋지 못하고 맨땅으로 남는다, 나는 그 길을 따라 숲 속 을 오른다.

오르는 길목에 바위도 있고 저 아래쯤엔 계곡도 있다.
물이 흐르다 넓게 고여 있는 곳도 있고 바위 낙차 아래로 소리내며 떨어지는 작은 폭포도 있다.
그 아래 바람에 떨어진 잎새가 조각배처럼 이리 저리 물 결 따라 떠간다.
저 물이 흘러흘러 바다에까지 가려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할까? 괜스레 별 것 아닌 것에 관심을 갖는다.

‘푸드득’ 까투리 한 마리 날아오른다
조용한 숲에 적막이 깨진다. 섬짓 놀란 가슴에 머리카락이 쭈삣 솟는다.
덩달아 청솔모 한 쌍이 참나무위로 타고 오른다.
이런 숲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도 많으리라.


주로 야행성이라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만나거나 볼 수 가 없는 것이리라.

장마가 지나간 여름 숲
이렇게 자연이 살아나고 숲이 성장하고 나무가 울창해지면 그에 대한 보답은 우리 인간들이 받기 마련이다.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마구 파헤쳐지고 가로수 몇 그루 밖에 볼 수 없는 회색의 도심 건물들, 아파트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 행렬 생각만 하여도 숨이 막힌다.
나는 이런 숲 속에 오면 우선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

그리고 너그러워진다, 조급함이 사라진다.
왜 그렇게 자연에 동화 되여 버릴까?

나는 그 재미에 그 환희에 산을 찾고 숲 속을 거닌다.
그저 걷는다. 피곤하면 쉬어 가고 막히면 돌아서 간다.
큰 목표 없이 산에 온다 꼭 정상을 올라야 한다는 강박감이 없다.
그저 시간에 맞추어 또는 몸 컨디션에 맞추어 오르고 또 내려간다.

장마가 지나간 여름 숲
적막하지만 그 속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청정함에 매료되었다.
또 오리라, 숲이여 무럭무럭 성장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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