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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해외이동학습 단체사진. |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의 일상.
한국을 떠나기전 일상과는 사뭇 다르다. 내가 바뀐 걸까? 세상이 바뀐 걸까?
지난 주말, 인천공항.
검게 그을린 청소년들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피곤하지만 반짝이는 눈빛이 마중나온 이들을 반긴다.
오랜 시간 떨어져있던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이들의 오랜 여행을 간디학교에서는 ‘해외이동학습’이라고 부른다.
금산 간디학교에서는 해마다 한무리의 학생들이 해외로 배움을 찾아 떠난다.
학교의 시작과 함께 고민된 교육과정이어서 학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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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현지 학기말 발표. |
중학과정은 2학년들이 한학기 동안 해외이동학습을 떠난다.
필리핀 네그로스 섬 발렌시아에 자리잡은 교육 센터에서 약 4개월간 머물며
언어(영어, 필리핀 어)와 문화를 배우고 현지 여행을 하거나 마을 홈스테이 등 교류활동을 가진다.
고등과정은 여행의 주제, 장소, 기간(4주-9주)등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기획하여 실행한다.
주로 배낭을 메고 이동하거나 해외 마을에 일정기간 머무르며 연대와 교류 그리고 학습 활동을 함께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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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교류 활동중. |
이들의 여정에는 수많은 또다른 ‘나’가 함께 하곤 한다.
처음 만나는 낯선 문화속에서 자신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친숙한 언어와 문화를 벗어나 새롭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내가 동일시하거나 당연시 하던 상황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로소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들이 나를 만나게 한다. 갑자기 차편이 끊겼다던가, 지갑을 잃어버린다던지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대처하고 고민하면서 없던 내 모습을 새로 만나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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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선길 찾아가기 |
여행가면 늘 생기는 동행한 친구들과의 갈등은 또다른 배움의 장이다. 친숙하다고 믿었던 관계들이 낯선 상황들에서 다르게 보이고, 새로운 관계들이 맺어지곤 한다. 싸우고 화해하며 다시 새로운 관계의 성숙이 만들어진다.
길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곤 한다.
책이나 영상에서만 보던 외국사회와 문화를 실제로 접한다. 예술, 음식, 스포츠, 종교, 교육, 경제, 젠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견문을 넓히고 현지 사람들과 경험을 직접 나눈다. 한국에서 생각하던 관점이나 믿음에 대한 다른 시각이 자라나기도 하고, 새로운 의문이 생겨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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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스테이. |
여행을 떠나면 대부분 현지 마을에서 함께 지내는 경험을 하고 돌아온다. 현지 홈스테이는 현지 마을의 가정집에 삼삼오오 나뉘어져 일정기간 함께 생활하는 방식이다. 자연스레 현지 방식대로 먹고 자며 가족처럼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한국사회에서는 거의 사라져버린 마을 공동체를 경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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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일을 함께 도와요. |
긴 기간의 해외이동학습에서 만난 경험들은 성장과 변화로 연결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곤 한다. 자신이 다르게 보이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깊은 자기 성찰의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고, 낯선 탐험을 위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해외에서 지지고 볶으며 만난 민낯의 친구들이 소중한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한다. 어렵고 힘들지만, 우리가 계속 해외로 나가는 이유다.
바야흐로 융복합과 초연결의 시대다. 세계 시민으로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의 방식은 지금의 10대들에게는 당연한 삶이 될 수 있다. 무르익는 남북미간 화해무드는 이런 전망을 더욱 현실화시켜준다. 세계 곳곳의 네트워크와 플랫폼이 연결되어 함께 배우며 살아가는 미래가 곧 다가올 지도 모른다.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삶’. 금산간디학교가 꿈꾸는 ‘오래된 미래’다.
/글,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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