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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에 핀 연꽃의 아름다움/ ASA공장장 최한용

우리 나라에서 연꽃하면 지금까지 내겐 전남 무안과 전북 전주 덕진공원을 연상하게 만들었는데 엊그제 신문을 보고 부여 궁남지 연꽃축제가 있음을 알았다.

물론 축제는 7/31~8/2까지 열렸지만 복잡함을 피해 휴가중인 8월초 다녀왔다.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앉아 쉽게 부여에 접근할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에어컨 가동된 자동차 안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옛 백제의 얼이 남아 있는 곳 부여, 낙화암 부소산성 등 지금도 그 흔적이 여기 저기 일부 남아 있지만 우리 사람들에겐 별 흥미가 없나보다.

대신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들은 그들의 뿌리를 찾기 위함인지 모르지만 대전에 머물면서도 시간 이 허락하면 공주를 경유하여 부여를 다녀오곤 한다.

 하긴 대전<->부여간은 한시간 삼십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니 시간적 제약은 없다고 보아 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드라이브겸 바람 쏘일수 있는 코스로도 좋다.

♣ 궁남지(宮南池)
백제무왕때 만들어진 것으로 옛궁궐 남쪽에 위치한 별궁 연못. 인공으로 만들었고 백마강에서 물을 끌어 왔단다. 연못 가운데 정자를 짓고 다리를 놓아 연못 한가운데서 풍류를 즐긴 모습이 선하다. 연못주변엔 능수버들을 심어 봄날 늘어진 능수버들잎이 연못에 투영되어 푸르름을 한층 돋보였으리라.

궁남지를 가운데 두고 연못 주변에 대규모 연꽃 단지를 만들고 매년 이맘때쯤 연꽃축제를 하고 있단다.

「생명의 꽃, 평화와 빛의 순례」라는 주제로 제 8회 무안 백련 대축제도 8월 14일,부여 8월 22일까지 열렸다고 하는데 그에 비하면 부여는 좀 빠른편인듯 쉽다.

축제가 지난 후여서일까. 자갈이 깔린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궁남지 한가운데 황포 돗배 떠있고 연못 주변엔 높은 그네가 준비 되어있다. 몇대 안되는 차량이었지만 연꽃주변 산책로엔 사람들이 많다. 연꽃 개화의 피크는 약간 지난듯 했지만 여기저기 만발한 연분홍색 연꽃 무리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넓고 푸른 연잎, 큰비가 내려도 우리머리 쯤은 충분히 덮을 수 있는 큰 잎새다. 빼곡이 피어난 잎새 그 위에 고개 들어 만발한 연꽃들, 큼직한 꽃, 굵은 대궁, 빗물도 충분히 고여있을 만한 잎새들, 보고 보아도 그 푸르름과 흰빛 분홍빛이 어울어진 꽃잎들에 눈이 어려 눈을 옮겨갈 수가 없다.

연분홍색 홍련(紅蓮), 순박한 백련(白蓮) 가련한 듯 수면에 얼굴을 내민 수련(睡蓮)도 피어있다.

연꽃은 연못이나 늪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물속땅에서 옆으로 길게 뻗는 원통모양의 뿌리줄기(연근)를 식용으로 하기 때문에 논에서 많이 재배한다.

7~8월에 뿌리줄기에서 자란 긴 꽃자루 끝에 연분홍색이나 흰색 꽃이 핀다. 물뿌리개 꼭지 모양의 열매는 벌집처럼 많은 구멍이 뚫려 있으며, 구멍마다 들어있는 씨 는 검게 익는다고 한다.

열매는 「연밥」이라고 하여 껍질을 까서 날로 먹기도 한다는데 섬뜩 손이 가지 않는다.
연꽃은 그 기품으로나 아름다움으로나 향기로나 꽃중의 꽃으로 꼽혀도 부족함이 없으리란 것을 나는 오늘 처음 알았다.

인도 원산의 연꽃이 어떻게 우리 나라에 전래 되였을까?
순례 유학승에 의해 연꽃 씨앗이 운반되어 한반도에 퍼져 나갔다는 설이 유력한것 같다.

연꽃은 진흙에 뿌리내려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번뇌에 물들지 않는 청정 한 법성을 나타낸다고 불교에서는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부처의 세계는 연화장이라 불리고 부처나 보살의 자리는 연꽃자리로 표현되어 많은 탑이나 부도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는게 사실이다.

연꽃이라면 효(孝)를 중시하던 우리 정서상 심청이 얘기를 빼놓을수 없는게 사실이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백석에 팔려간 심청이는 인당수 푸른물에 목숨을 던지지만 연꽃 속에서 다시 환생하여 세상으로 돌아와 왕비가 되어 전국의 맹인들을 위한 잔치 모임을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아버지를 만나 눈을 뜨게 했다는 아름다운 얘기.

동우회 사진작가들인가 보다. 큼직한 카메라를 세우고 연꽃찍기에 바쁘다. 일부 관람객들은 연꽃속에 몸을 세우고 디지털 카메라로, 핸드폰 카메라로 그 아름다운 영상을 담기에 바쁘다.

이길, 저길 산책로를 따라 흐른다. 주변은 온통 푸른잎새, 연분홍 연꽃뿐이다. 중간중간 원두막을 만들어 놓았다. 지붕엔 이영이 올려진 초가. 바닥엔 대나무발로 시원함을 더 했다. 나도 그곳에 걸터 앉았다. 잠시 쉬며 아름다운 연꽃에 다시 취한다.

궁남지와 주변 연꽃 단지, 잘 어우러진 풍경이라 조금 더운 날씨지만 양산쓰고 부채들고 걷는다. 아이들도 덩달아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주변에 야생화도 많다.
부처꽃, 앵초, 부들, 옥잠화, 비비추, 잔디패랭이 등 여름꽃이 예쁘게 꽃 마을을 이루었다.

희귀 연꽃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다.
화분에 심은 여러 종류의 연꽃이 큰 물동이에 담겨져 있다.

그리고 oo대학교 교수가 개발했다는 백련차와 백련국수도 인기리에 판매 중이었 다.
연꽃, 연뿌리, 잎새, 열매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백련차와 백련국수. 시식이라도 했으면 맛이라도 볼수 있었을 텐데 축제가 끝나서일까 판매만 하고 있다.

연꽃이라면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란 詩가 생각난다.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_ 중략)


해는 석양에 걸리고 궁남지 물결이 바람에 살랑인다. 물결따라 비추어진 석양 모습이 아름답다. 연못 안 정자에 오르니 옛 궁궐에서 벌리던 연회 모습이 떠오른다.

풍악이 울리고 술잔이 돌고 어여뿐 궁녀들의 시중 모습. 이젠 그 흔적도 없다 그 저 그 역사를 간직한 정자 모습만이 남았다. 태양은 서산에지고 주변엔 어둠이 내린다.
더위피해 이곳을 산책하는 주민들은 늘어나고 연꽃 찾아온 관람객은 하나, 둘 부여를 떠날 채비를 한다.

나도 그들 무리에 끼여 차를 대전으로 움직인다. 머리에 담은 연꽃의 아름다움, 지금도 그 모습이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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