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를 역임하면서 봉사활동에 앞장 선 유태식 총재는 금산 지역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이고 금산군의회 의원과 3선의 충남도의회 의원을 역임한 정치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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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택 원장 연세소아과 |
그는 젊은 시절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자신을 재기시켜주고 현재의 성공을 만들어준 고향 금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여러 차례 사석에서 피력하곤 했다.
나이 먹어가면서 자신을 키워준 고향에 대한 보답으로 뭔가를 해야 하겠다고 다짐했고, 금산이 대전과 통합해서 ‘대전시’ <금산군>이 되는 운동을 펼치는 것이 그 보답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신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노력하던 중에 제도권에서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도저히 성사될 수 없다는 벽에 부딪히자 70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금산군수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지만 세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고 만다.
나는 사석에서 유태식 총재가 펼치는 출마의 변을 들을 기회가 있었고 그 중 두 가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첫째는 지난 10여년 간 금산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아 오면서 군의원과 도의원을 하는 동안 익힌 정치적 감각을 동원해서 ‘군수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딱 4년 만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금산이 대전과 통합하는 것만이 금산이 살 길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제도권 안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는 것이 그 두 번째 이유였다.
대전과의 통합 문제를 느닷없이 들이대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그리고 무작정 밀고 나가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통합을 통해 얻어지는 공과 과, 익과 실을 정확하게 판단한 뒤에 주민들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것이 유태식 총재의 복안이었다.
자료 수집을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인천시와 강화군, 옹진군의 사례를 비롯해서 광역시와 농촌지역이 통합된 여러 지역들을 수십 차례 방문해서 상황을 파악하였고, 자비를 들여 3번의 여론조사를 하였다. 많은 유력 정치인과 전문가를 초청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그렇지만 당시 현직 군수였던 박동철씨의 비협조와 반대 의사를 가진 주민들로 인해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통합을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다는 현실적인 난관도 많았다.
나도 통합의 득과 실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 수집 과정에 동참하면서 유태식 총재가 노력해서 수집한 여러 사례와 자료들을 통해 통합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작은 도움이 되고자 통합과 관련한 장단점을 분석해서 글도 쓰고 얘기도 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라고 느낀다.
대전에서는 행정학의 달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육동일 충남대교수가 기회 있을 때마다 여러 매스컴을 통해 대전과 금산의 통합을 주장하는 글을 싣고 있다. 이 분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통합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통합에 반대하는 금산 사람들의 논리는 많지만 내가 이해하는 큰 줄기만 얘기한다면 이런 것이다. (1)1,500년 인삼의 종주지라는 위상이 희석되면서 금산만이 갖고 있는 정체성을 지킬 수 없다, (2)대전의 폐기물 처리장을 비롯한 혐오시설이 모두 금산으로 들어올 것이다, (3)대전시에 편입되면 각종 세금이 올라갈 것이다.
이런 주장들이 일부는 맞고 또 많은 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일일이 반박할 마음은 없다.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들도 있지만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너무 부족하다.
다만 강조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금산은 물론이고 대전마저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두 지역 모두 동병상린의 처지를 걱정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인구 감소의 걱정은 금산이 더 심각하다.
내가 U-턴해서 다시 고향 금산으로 돌아오던 27년 전인 1991년에 금산 인구는 10만 명을 넘었다. 이제 5만 조금 넘는 인구를 갖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인구가 다시 늘어날 전망은 없다고 봐도 좋다. 줄어들지만 않아도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물론 금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 농촌 마을의 공통된 고민이다. 수십 년 내에 지역 자체가 소멸할 위험이 있는 지역 중에 금산도 포함되어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금산이 없어질 지도 모를 판인데 무슨 정체성 운운할 것이 있단 말인가.
전국적으로 인삼축제를 여는 지자체가 20개가 넘는다는 현실에서 볼 수 있듯이 인삼의 종주지라는 자존심과 자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지역발전을 이끌어낼 만한 다른 먹거리와 견인차는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 누가 군수가 되어도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문정우 군수도 머리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박동철씨는 김행기 군수 덕에 잘 나가던 금산을 이어 받았지만 문 군수는 많은 부분 손상되고 훼손된 금산을 이어 받았기에 더욱 그렇다.
내가 보기에는 대전도 그리 상황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금산보다도 더 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살다 보니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여지가 부족하고, 설상가상으로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150만 명을 정점 찍고 인구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부족한 생각이지만 대전으로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금산과 대전이 통합된다면 같은 처지의 지자체 둘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시와 달성군의 사례에서 보았다. 대전시에서 수십만 평의 면적이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사시킨다면 대전엔 땅이 부족하다. 금산은 땅을 제공해줄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구는 늘어날 것이다.
충남 금산은 충청도의 여러 농촌 지역 중 하나일 뿐이지만 ‘대전시 금산군’이 된다면 대전의 유일한 농촌 지역이 된다. 금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대전이라는 엄청난 소비처를 찾을 수 있다.
지엽적인 장단점은 차치하고, 이 두 가지 장점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면 금산과 대전은 모두 윈-윈할 수 있다.
금산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혐오시설의 금산 침입은 당분간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현재 대전시 금고동의 쓰레기 처리 시설이 적어도 50년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럼 50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누가 50년 후를 알 수 있다는 말인가? 세상은 1년 후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핑핑 돌아가게 바뀌고 있다. 50년 후에는 지구 전체가 무너질지 아니면 우주로 이민 떠나는 세상이 될지...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일부 쓰레기가 자원으로 탈바꿈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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