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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육 ㆍㆍㆍ미국 VFS 학생들이 간디학교에 오다
놀이로 친해지기.

첫 만남은 단순했다, 작년 인도에서 열린 IDEC (International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에서 우연히 서로 만났다. 더듬거리는 영어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참 좋은 친구였다. 헤어짐이 아쉬웠다.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했다.

해외이동학습을 다녀왔던 선배들중에는 종종 그런 일이 있다고 들었다. 외국 사람들과 졸업후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있었단다. 하지만 그런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나랴. 영어도 잘 안되고, 주변머리도 없는 사람에게는 여행중에 만난 외국인과 계속 인연을 맺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와 누군가가 제안했다. “개네들이랑 화상 통화해보면 어떨까?”
다시 만나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거기다 특별히 돈이 들 것도 없고, 시간만 좀 투자하면된다. “뭐.일단시작해보지”

하지만 미처 예상치 못한 변수. 화상통화의 장벽은 시간이었다. 한국의 충남 금산과 미국의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16시간의 시차가 존재했다. 이걸 어쩐다. 결국 만들어낸 대안은 서로 번갈아가며 통화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한번은 아침 일찍 통화 하거나 또한번은 저녁 늦게 통화를 했다. 좀 피곤하긴 했지만 성공이다. 그렇게 통화가 연이어졌다.

화면으로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갑다. ‘너 지금 뭐하는 중이었니’, ‘오늘은 뭐하니’ 등 서로의 일상을 나누었다. 신기했다. 궁금한 점이 자꾸 더 생겼다. 서로의 학교에선 뭘 배우는지 묻는다.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얻는게 많다. 서로 좋아하는 먹거리에 대해 수다를 떨면서 신난다. 과자 선물을 한박스씩 보내 다시 화상으로 만난 날. 이건 무슨 과자인지를 물어보며 서로 재미있어 했다. 서로 말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원어민과 화상통화를 하며 영어를 배운다는데, 이런 거랑 비슷한게 아닐까. 더듬거리는 영어로는 대화가 깊이 안된다 생각되어 공부도 더 하게 된다

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진짜로 다시 만날줄은 몰랐다. 꿈은 이루어졌다. 미국 VFS 교사 1명과 10대 6명이 금산 간디학교에 도착했다. 화상에서 만났지만 실제로 다시 보기는 오랜만이다. 포옹이 이어진다. 서로 친구들과 학교를 소개한다. VFS(Village Free School)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대안학교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60여명이 함께 있는 작은 학교다. 자유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며,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보장한다. 외국에 이렇게 멀리 나온 게 처음이란다. 찾아와줘서 참 고맙다. 어쩜 이렇게 우리랑 분위기가 같을까. 처음 만난 교사와 학생들인데, 피부색과 언어가 다를뿐 참 비슷하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자세, 자기 표현을 신중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하려는 태도가 많이 닮았다.

우리의 본질은 같다. 만날수록 그렇게 느껴진다. 다들 눈치가 백단이다, 한국어도 영어도 서로 서툰데 참 잘 알아듣는다. 사람이 필요한 건 어디나 비슷하기 마련인데, 거기다 배려하려는 마음이 확인되니, 서로 더 자기 곁을 내주려고 한다. 같이 놀아보니 즐겁다. 눈싸움이나 캠프파이어, 표정으로 웃기기 같은 언어가 필요없는 놀이가 생겨난다. 서로의 학교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영감도 받는다. 금산 월장과 인삼 축제에도 나가보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났다. 만남이 이어질수록 서로 연결됨이 많아지고, 연결될수록 서로 더 많은 경험과 자원이 쌓인다.

함께 공연하기.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해진다. 미국 VFS에 가보기로 했다. 직접 가서 학교도 보고 근처의 현장들을 탐방하고 싶다. 재미있고 유익한 곳이 많단다. 미국내에 있는 대안학교간 네트워크도 소개받는다. 한국에 있는 대안학교 네크워크와 서로 만나면 재미지겠다. 앞으로 화상으로 자주 만나,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수업을 열기로 했다. 그렇게 학교간 교류가 늘어나면 좋겠다. 각 학교들마다의 네트워크를 열어, 서로 만나기 시작하면 새로운 교육모델이 열릴 것이다. 만남을 통해 서로와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게 될 것이다. 초연결의 시대에 걸맞는, 국제 학교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면 멋지겠다.

선물 나누기.

우리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 당면과제인 기후위기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지구 전체가 우리의 무대고, 내 집이다. 서로 구분짓고 패를 가르는 20세기의 유산에서 이제 자유로워지면 어떨까. 서로를 돕는게 나를 돕는 것. 다름을 환대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시민의 시대를 그려본다.

일주일이 참 빠르다. 헤어지는 이별의 자리, 서로 포옹하며 눈물을 흘린다.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서로를 위한 작은 선물을 나눈다. 카톡아이디와 이메일 주소도 주고 받는다. 우리는 꼭 다시 만날 것이다. 각자의 학교와 울타리를 넘어서. 만남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갈 것이다.

/글, 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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