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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금산간디고등학교 교사회. |
이 맛에 산다. 박장대소, 즐거운 수다사이로 한해가 가고 있다. 교사들이 오랜만에 뭉쳤다. 송년회를 겸하여 한학기를 마무리하는 자리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나누는 자리. 사전에 적은 쪽지들을 함께 읽고, 질문과 소감을 나누는 중이다. 고마운 점과 미안한 점 그리고 서운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모두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들이다. 따뜻한 연결감속에 어느덧 새벽을 함께 맞이한다.
머리와 꼬리가 없다. 간디학교 교사회는 ‘명령과 복종’이 성립되기 어려운 조직이다. 각자의 창의성, 자율적 헌신 그리고 서로에 대한 기여를 기본바탕으로 한다. 함께 현실의 과제를 풀어가고, 공동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학습 조직’을 지향한다. 이 속에서 교사들은 자기 비전을 실현해가며 교사로서, 또 한명의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숙성시켜간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문화’가 중요하다. 공동 모색이 가능한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거대 담론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논쟁보다는, 서로의 두려움에 공감하며, 가정과 상상을 꺼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중요하다. 어쩌면 존중과 돌봄이 일관되게 흐르는 학교 문화의 핵심 씨앗은 교사회 조직문화에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를 신뢰하며 기꺼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 때, 서로의 기여속에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어려워도 함께 손잡고 성취의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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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운영의 방향에 대한 토론 1. |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매학기 스스로를 돌아보는 작업을 함께 한다. 한학기의 자신을 돌아보는 글을 작성하여 동료들과 나눈다. 학기를 돌아보는 평가 회의전 자기성찰의 시간을 먼저 가진다. 기쁨과 보람도 많았지만 슬픔과 괴로움도 그만큼 많았다.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자신도 돌아본다. 시대와 교육, 학교에 대한 고민, 교사의 역할에 대한 생각들도 오간다. 촉진자, 경청자, 질문하는 사람, 연결시켜주는 사람, 함께 걷는 사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각자가 생각하는 교사의 역할에 대해 멋진 단어들이 쏟아진다. 새삼 이 시대에 쓸모있는 교육이란 무엇이고, 교사로서 무엇을 하는게 맞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서로간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것 자체가 훌륭한 교사 연수의 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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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운영의 방향에 대한 토론 2. |
교사들이 스스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다. 자발적으로 스스로 돌아보며, 더 나은 교사가 되는 길을 고민한다. 예술 장인과 같이 스스로를 숙련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자신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함께 만나는 학생들과 동료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이 서로에게 자극과 힘이 된다. 따로 리더가 있는게 아니라, 먼저 배우고, 먼저 앞장서는 자가 리더가 되는 것이다. 학교를 구성원(특히 교사들)의 협업을 중심으로 만들어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학교를 살아뛰게 만드는데 이만큼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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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운영의 방향에 대한 토론 3. |
‘시작’은 있지만 ‘완성’은 없다.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기쁨을 느끼고, 서로를 자발적으로 숙련시키며, 공동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교사문화 만들기’는 늘 과정 중에 있는 작업이다. 또한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자기 수행의 과정과도 연동된다. 서로와 외부의 변화에 적응하며, 늘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기법’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다. ‘각자 가진 내면의 기쁨과 지향을 연결하고, 서로를 연결된 존재로 받아들이며, 서로의 일부가 되어 함께 교육을 하는 것’. 그것은 교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데서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교사들 각자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관계망으로 엮인 하나의 공동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데서 시작하는 것이다. 각자 다른 상황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정답’이 있을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좋은 ‘교사문화’ 만들기. 우리 교육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실현해볼만한 주제가 아닐까. 많은 배움터와, 교사들과 함께 각자의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같이 고민해보고 싶다.
/글ㆍ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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