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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내면
사티어 가족 치료 모델 공부하기.

교사들이 함께 3일 동안 공부하기로 했다. 이래저래 배움에 목마른 요즘이다. 시간표를 짜고 함께 둘러 앉았다. 모여서 공부하는 상황이 낯설지는 않다. 우리는 늘 새로워져야 한다.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 같이, 현실과 상상사이에서 끊임없이 중심을 잡으며 살아가는 중이다.

첫 번째 날은, 회복적 학급운영에 대한 공부 모임을 하루종일 가졌다.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 대한 교사들의 고민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따로 강사를 모시지 않고, 교재(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정진)와 진행자만 정하고, 둥그렇게 둘러 앉았다. 공부하기의 큰 순서는, 사전에 준비한대로, 교재의 목차에 따라 함께 읽고, 연습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화는 우리들의 핵심 이슈를 ‘출현’시켰다. 각자의 상황에서 실천하다 막힌 부분들이 자연스레 올라왔던 것이다. 공통의 고민들을 두고, 함께 어떻게 해야 할까를 대화로 풀어갔다.

‘난 이럴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잇따른 고백이 인상적이다. 대화 속에서 서로의 내면이 비춰진다. 각자 실천하면서 느낀 점들도 이어져 나온다. 현장에서 길어올린 배움과 교훈이 함께 들려진다. 우리들이 어디로 가야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자연스레 답을 찾아간다. 안전한 대화의 장이 펼쳐짐에 감사하다. 서로의 어려움을 허물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살아 뛰는 배움을 만드는 중이다.

두 번째 날은, 성평등에 대해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서로를 혐오하고 배제하게 되는걸까?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권김현영)’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눈다. 오늘도 역시, 일상에서 다가오던 어려움들이 우리의 연구주제가 되었다. 지난 상황을 복기해보다가, 다양했던 입장에 한번씩 서보며, 찬찬히 성찰하게 된다.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자연스레 우리가 가진 매뉴얼과 교육과정도 재점검하게 된다. 학생들이 들어오면, 함께 성평등 학교를 만들 준비를 해보자고 마음을 모은다.

마지막 날에는 사티어 가족 치료에 대한 공부를 함께 하였다.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최근 학생들과의 상담에서 많은 목마름을 느끼곤 했다. 상황을 해석하는 우리들의 공통된 언어가 필요했다. 많은 경우, 가족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버지니아 사티어의 가족 치료 모델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한국 상담 임상 교육 센터 이승진 선생님을 강사로 모셨다.

서로 고민을 나누는 교사들의 대화.

하루 종일, 각자의 내면을 비춰보며, 서로의 가족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사람의 가족 이야기에 자기 이야기를 하고, 공감 받는다 건 참으로 놀랍다. 알고보니 ‘그 사람’도 나처럼, 사랑받고 싶었고, 아픔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 가슴 뭉클하다. 가족의 역동을 돌아보게 되면서, 그동안의 경험에 새로운 통찰이 일어난다. 상호작용이 우리를 만들고, 또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함께 공부하는 책들.

3일 동안 함께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의 열기에서 큰 힘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교사의 내면에서 많은 것이 좌우된다. 미래사회와 교육에 대한 전망이 무성하고, 새로운 교사의 역할에 대한 주장도 다양하다. 그러나 그런 역할을 하는 교사의 내면은 어떠한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교사들이 서로 고민을 나누며, 어려움을 고백할 수 있는 안전한 대화의 장이 많이 열리면 좋겠다. 그 안에서 교사의 내면은 더 풍성해지고 숙성될 것이다. 깊어진 교사의 내면을 거름삼아 교육의 좋은 변화들이 자연스레 숲처럼 펼쳐질 것이다. 마치 봄에서 여름이 오듯이.

/사진.글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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