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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재료
zoom으로 만나는 사람들.

매일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각종 수업, 학급 모임 그리고 여러 회의들도 모두 zoom으로 진행중이다. 얼마전에는 온라인으로 하는 교사연수도 신청했다. 처음엔 온라인 만남이 이색적인 시도라고 생각했으나, 얼마쯤 지나니 일상으로 성큼 들어와 버렸다. 업무시간도 장소도 평소와는 많이 다르다. 밤에도, 집에서도 수업을 하고 회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궁하면 통하는 걸까. 모두들 새롭게 펼쳐진 현실에 부지런히 적응해가는 중이다. 재미있는 수업들이 눈길을 끈다. 긴시간 집에만 있어야 하니 각자 컴퓨터로 영화를 본후 대화하는 영화 토론 수업이 열렸다.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이 늘어난 김에 삶을 돌아보자며, 자서전쓰기나 글쓰기 수업도 진행중이다. 밤늦은 시각, 돋아나는 감성에 젖어 함께 책을 읽는 수업도 있다. 수업 내용들도 눈에 띈다. ‘총,균,쇠.’를 읽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논하는 수업이 재미있다. 토론수업에서는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코로나 확산으로 생겨나는 다양한 혐오의 시선들’ 이나 ‘스마트폰을 다루기 힘든 할머니가 확진자 동선 확인이나 마스크 구입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을 주제로 다양한 생각들이 오가는 중이다. 그러고보면 이런 풍경이 영 낯설지만은 않다. 평소에도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 보겠노라고 뚱땅거리고, 깔깔대며 아무말 잔치를 벌이곤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사태로 우리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시작하는 중일까. 아니면 숨어있던 우리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중일까

성평등 학교 만들기.

온라인 미팅 준비 목록으로 채워지는 일정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의 모습을 하늘 위에서 보는 것 같다. 뭔가 일상의 핵심이 잘 보인달까. 이동 거리나 장소 등 물리적 환경이라는 군더더기를 빼고 나니, 우리가 누구인지 잘 간추려지는 느낌이 든다. “학교에 온거 같아요” “다들 빨리 만나고 싶어요”  zoom으로 만난 학급모임에서 왁자지껄 아이들의 소리가 정겹다. 텅빈 학교에 갑자기 활기가 가득찬다. 가슴이 뛴다. 그렇다. 이 살아있는 느낌. 소통의 다리를 놓고, 공간을 만들며 이야기를 엮어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있었다.

함께하는 가치찾기.

그렇다. 힘겨울지라도 희망은 늘 일상에서 만들어지는 법이다. 복잡한 문제를 만나면 원망하며 회피하고 싶지만 말이다. ‘성평등 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한 교사연수중에 일상에서 도망가고 싶어 하던 내 모습을 많이 만났다. 정말 필요한건 문제해결사가 아니라 서로 듣고, 공감하려는 노력이었다. 내면의 교집합을 찾아보고, 신뢰를 확인해가는 매일의 일상이 정말 중요한 것이었다.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말이다.

다가오는 일상의 어려움들을,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재료로 사용한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골칫덩어리 문제들을 벽돌삼아, ‘미래’라는 예술품을, 그것도 나름대로의 개성을 담아 쌓아간다고 생각하면, 남루하게 느껴지던 일상도 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일상이 어려울수록 유머와 상상력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길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만들어내고 있는 이 기이한 하루하루를, 새로운 미래를 위한 희망의 재료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글.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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