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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탈핵탈석탄을 외치는금산간디학교.

“우리 손으로 할 거예요”  “이번엔 더 판을 키워보고 싶어요”

고등과정의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팀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학기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P의 눈빛이 자부심으로 빛나는 중이다. 3학년이 된 P는 입학해서 지금까지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연대와 기부로 햇빛발전소를 늘려가는 일이 실질적인 기후위기 대응행동이라 믿는다. 무엇보다 어른들에게 요청하는 것을 넘어, 10대들이 직접 나선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진다. 이번 학기에는 연대와 교류 활동을 더욱 확장하고 심화할 생각이란다.

▲탈석탄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한 금산간디학교.

기후위기의 직접 당사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의 문제는 이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끼칠 것이다. 초점이 바뀔 필요가 있다. 10대들은 기후 위기 교육의 대상이 아니다.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직접 목소리를 낼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앞으로 10대가 살아갈 세상은 20세기의 생각으로는 설명하기도, 활동하기도 어렵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그 실험을 주도해보는 것은, 미래의 빠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식이기도 하다.

▲밭을 만드는 간디의 뜰.

중등과정에서는 퍼머컬쳐 농사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에는 밭 크기를 크게 늘려, 농사 규모를 대폭 확장한다. 전교생이 모두 함께 매일 농사를 짓는다. 직접 기른 채소를 먹고, 유기농 반찬도 만들어 마을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퍼머컬쳐(Perma-Culture)는 Permanent와 Agriculture의 합성어다. 자연의 원리를 반영하여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의식주, 에너지, 치유, 문화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실행하는 사고 체계이자 원리다. 실로 직접 미래의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하겠다. 이에 더 나아가 매주 금요일에는 ‘지구를 위한 시간’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열린다. 이번학기에는 생태적 삶을 고민하는 농부들을 많이 모신다. 문제를 따져 묻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렇다면 그 다음 걸음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 직접 찾아 보는 것이다.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 지금 여기에서 자기 몫의 행동이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인간의 선택이 지구상 모든 존재에 영향을 주는 ‘인류세’. 우리의 선택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바야흐로 성장이 멈추는 시대다. 자원부족과 환경오염은 갈수록 심해진다. 인간이 만든 근대 문명은 그 방향 수정이 불가피하다. 스스로 지구의 주인이라 믿었지만, 코로나 앞에 겸손해져야 했다. 인간의 이성은 전지전능하지 못했다.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로인해 내가 살려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나보다 남을 더 위하는 협력이 궁극적으로는 나를 살린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간의 이성은 오랫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고등과정의 ‘지구를 지키는 청소년’ 프로젝트는 학내 모든 기후위기 활동을 총괄하는 프로젝트다. 기후위기 관련 프로젝트들의 학생 대표가 모여, 학교 안밖을 넘나들며, 적극적인 연대활동을 고민한다. 각종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기후위기 관련 활동을 모으는 축제를 기획중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판을 기획해야 하니, 학교 안팎의 분위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게다. 한 참가자가 할 게 너무 많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렇다. 돌이켜보면, 우리 일상이 온통 공부거리다.

자신이 만드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 매일 그 목록과 이유를 기록해보는 쓰레기 챌린지는 그 자체로 자신의 생활을 통째로 바라보게 만드는 도전이다. 채식을 고민하지만, 욕구와 습관으로 인한 내면 갈등에 대해, 한 친구가 들려준 솔직한 고백은 우리들의 삶을 함께 돌아보게 만든다. 대안화폐 장터인 ‘밤놀음’ 의 판매와 소비활동은, 사회적 경제에 대해 직접 생각하게 만든다. 돈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져보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해온 자본주의 생활 방식이란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쓰레기 챌린지.

우리들의 의식과 마음이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한 기후위기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상에서 재난 소식이 함께하는 전염병과 기후위기의 시대다. 혼자 경쟁력을 갖춘 사람보다, 부족해도, 타인을 섬길줄 아는 사람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옆 친구보다 좋은 대학가면 다 되는 거라고 가르치는 교육은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시민교육은 우리안의 의식과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간을 넘어 전지구의 모든 존재가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모두가 각자 자기 몫의 책임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좋은 세상과 좋은 교육을 만드는 지름길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코로나가 알려지기 시작할 때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시작되었다, 기후위기라는 말이 시작될 때 이미 새로운 시대는 열리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거기서부터 우리의 미래는 시작될 것이다.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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