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기 보다는 용서하기를,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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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선언식. |
평화선언문이 학내에 울려퍼진다. 4월 평화주간이 시작되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인가 말하고, 다짐을 담아 손도장도 찍는다. 평소 허물없이 가까이 지내는 사이지만, 오늘 이 시간만큼은 사뭇 엄숙하고 진지하다. 각자 자신이 바라는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또한, 나와 연결된 모든 존재의 평화를 기원하며, 한주가 시작된다.
평화선언식에서 서로 나눈, 평화에 대한 정의들을 찬찬히 읽어본다. 명언집이 따로 없다. 각자 바라는 평화는 사람 숫자만큼 다양한 모습이다. 태도, 상황, 감정, 행동 등 다앙한 형태로 평화를 설명하고 있다. 아마 각자가 정의내린 대로, 자기 삶을 꾸려나가려 노력하고 있을게다. 어쩌면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자기모습을 돌아보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평화롭기를 바라지만, 평화에 대한 정의가 각자 다른 것이 재미있다. 새삼 평화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가 평화롭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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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도장을 찍는 중. |
평화주간 동안, 서로 욕을 쓰지 말자는 캠페인도 등장했다. “사랑합니다”나 “고맙습니다” 가 적힌 팻말을, 욕을 사용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걸고 다니는 방식이다. 팻말을 보면서, 다들 한번씩 웃게 된다. 목에서 목으로 건네지는 팻말 덕분에 무심결에 내뱉던 말들을 챙겨보게 된다, 하지만 그 마음이 무겁지 않고 즐겁다. 생각해보면 말의 힘이란 참 무섭지 않은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쁘게 챙길 수 있게 됨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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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주간웹자보. |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알아차리는 사람은 드물다. 설사 자기 문제를 알더라도 곧장 고칠 수 있기는 더욱 쉽지 않다. 벽을 만날 때 남과 상황을 탓하기는 또 얼마나 쉬운가. 관계의 상호작용속에 나의 책임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서로의 다른 주장 밑에 깔려있는 각자의 렌즈(신념, 가치,기대 등)를 바라볼 수 있다면, 갈등국면이 빠르게 전환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은 금세 생겨나지 않는다. 평소에 단련된 마음의 근육. 그리고 쌓인 상호작용의 정도에 따라 인식의 폭은 크게 달라진다. 그러므로 자기 마음을 돌아보고, 소통을 연습하는 훈련을 일상에서 계속 반복한다면, 이를 통해 각자의 삶을 긍정적으로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평화주간에는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된다. 평화 올림픽은 다양한 운동경기를 평화에 빗대어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든 혐오의 핀을 많이 쓰러뜨리는 쪽이 이기는 볼링 경기를 하는 식이다. 재미있게 웃으며, 일상의 상황들이 다르게 보인다. 우리를 옳고 그름의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건 고정관념의 장난인 경우가 많다. 관점의 전환에는 흔히, 논리보다, 유머와 상상력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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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주기416세월호추모제. |
416 영화 상영과 미얀마 특강도 진행된다. 평화를 위협하는 우리 시대의 사회현상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자리다. 모두가 정의와 평화를 원하지만, 왜 이토록 이루어지기 힘든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지만, 사실, 평화야말로 꾸준히 준비하고 연습해야 하는 게 아닐까.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더 나아가 비폭력으로 만나는 소통의 근육이 하루아침에 생겨날리 없지 않은가. 갈등을 환대하고, 서로의 두려움을 품어주려는 성숙한 시민의 태도가 점점 더 필요한 시대다. 평화교육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시민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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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특강. |
친구들이 매단 노란리본이 바람에 휘날린다. 평화주간의 메인행사였던 7주기 416추모제가 끝났다. 한주간의 평화주간도 이렇게 마무리 되는 중이다. 매년, 금산향교앞에서 416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지다가, 올해는 교정에서 소박하게 추모제를 가졌다. 가슴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시,노래, 몸짓을 나누고, 노란리본을 함께 만들었다. 애도를 넘어 약속을, 기억을 넘어 실천을 다짐했다. 어쩌면 평화란 아무런 갈등이 없는 고요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승승의 답을 찾기 위해 서로 애쓰고 노력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 어딘가쯤에서 피어나는 연꽃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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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추모제 노란리본. |
평화주간이 모두 끝나는 자리, 참가한 친구들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꼼꼼히 뒷정리를 하는 중이다. 함께 추모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려는 마음이 따뜻하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 화합하려는 마음을 놓지 않을 때 진정한 평화는 비로소 시작되고 완성되는게 아닐까. 슬픈 4월이다. 하지만 동시에 희망의 4월이기도 하다. 올 한해도 같이 배우며 우리 안의 평화를 함께 발견해가길 기도한다.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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