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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번만 더
꾀꼬리 들장날장이 열립니다.

여름 볕이 뜨겁다. 가꾸어온 밭에서, 감자를 캐는 아이들이 탄성을 지른다. 숲과 뭇 생명들 사이, 서로 의지하고 얽혀서, 감자도 사람도 함께 자라왔다, 어렵고 힘겨워도, 서로에게 뻗어가며 조금이라도 더 연결되려 노력해왔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한 학기가 마무리 되어간다.

인장력을 활용한 ‘텐세그리티’ 테이블이 완성되는 중이다. 중학생들이 직접 연구하고 설계하여, 그에 맞는 재료와 도구를 구했다. 그뿐이랴 용접과 재단 그리고 도색도 손수 하는 중이다. 물론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무더위속에서, 상판을 벌써 3번이나 붙였다 떼었다 반복한다. 도무지 균형이 맞질 않고, 모양이 나오질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여러번의 시도 끝에 어렵게 균형을 잡아간다. 만들어지는 재미가, 쉼도 밥도 잊고 몰입하게 한다.

기후위기주간 줍깅.

중등과정의 프로젝트 체험학습이 모두 끝났다. 9주간의 프로젝트 수업을 마무리하며 일주일간 집중 몰입하는 시간이다. 재탄생한 학교 도서관, 정성들인 농산물과 가공품으로 열린 장터, 학교 소식지, 협동조합 바자회, 역사여행, 멋진 텐세그리티와 목공 작품이 결과물로 남았다. 한 학기동안 1주일에 하루를 온전히 프로젝트에 몰입한 결과다. 서로의 관심사를 재료삼아, 함께 계획을 세워, 직접 좌충우돌 부딪혀왔다.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 속에도 반짝거리는 눈빛들을 보며, 완성이란 무엇이고 배움이란 무엇인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비슷한 시간, 고등과정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한학기의 수확을 정리하는 중이다. 학교신문이 제작되었고, 다양한 출판물이 선을 보인다. 협동조합방식으로 운영되는 학교카페는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했다. 학교에 연못이 하나 생겼고, 미국의 대안학교들과 온라인으로 교류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지지청(지구를 지키는 청소년)과 에너지전환 그리고 에코라이프 프로젝트는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펼치는 삼총사였다.

에너지전환을 위한 기부라이더.

우리 지역에서 에너지전환운동을 일으켜보자고 고민 중인, 친구들이 작은 행사를 기획했다.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팀의 기부라이더는, 자전거로 달리는 km당 일정액의 자발적 기부를 받아, 햇빛발전소를 늘려가자는 기후위기 대안행동이다. 시민들의 연대와 나눔으로, 에너지전환사회를 실질적으로 앞당기고, 그에 필요한 사회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꽃한송이가 무슨 소용이랴 싶어도, 꽃이 피면 산 전체가 달리 보이게 마련이지 않은가. 더 나아가 손잡고 함께 꽃밭이 되어가는 과정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하지만 행사 전날 밤부터 줄곧 비가 쏟아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비가 그쳐도 노면 상황은 쉽지 않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이날을 기다려왔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침부터 팀원들이 모여 갈팡질팡 토론이 이어진다. “너무 위험해. 이번엔 접어야 하지 않을까.”, “(끝내)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죠”

다행히 비는 오전 10시에 그쳤다. 결국, 예정되었던 코스를 변경하고 축소하여, 조금만 달리기로 했다. 못내 아쉽지만 영상과 자료를 남겨 다음 학기에는 더 큰 판을 엮자고 마음 모은다. 학교별 지역별 동시 혹은 릴레이 기부라이더를 제안하여, 모두 함께 에너지 전환사회를 향해 달리자고 손 내미려 한다.

텐세그리티프로젝트에서 함께 작업중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프로젝트와 닮아있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한계를 시험하는 시련과 여러 번의 실수 그리고 오류가 가득하다. 그래서일까 학생과 교사가 함께 협업하여, 배움을 디자인하는 과정에는,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상황이나 질문이 많다. 실패 속에서 배우고, 서로 균형을 잡아가며,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관계와 성찰의 내공이 쌓여간다. 새로운 자극과 연결을 통해, 시야도 관계도 계속 넓어진다.

목공작품 만들기.

포기하고 싶을 때, 딱 한 발짝만 더 내딛어보는 것. 어렵고 힘들 때, 서로에게 조금씩 더 손내밀어 보는 것. 그런 시도가 모여, 결국 결실로 이어진다. 설사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실패를 통해 배워가며 조금씩 더 자라난다. 저마다의 가능성으로 피어나, 서로를 의지하며, 결국 서로를 살리는 여름 숲의 생명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배우고 성장하고 있는 게 아닐까. “딱 한번만 더.” 프로젝트도 우리네 삶도 여전히 힘겹지만, 그럴 때마다 마법의 주문처럼 되뇌어 보게 된다. 그렇게 또 새로운 배움의 장면을 만나게 된다. 진짜로 해보면서 배우기. 우리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할 우리 교육의 오래된 미래가 아닐까.

/글 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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