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양용석 회장 | ||
금산군 4-H연합회 양용석 회장이 제 4회 4-H 백일장 대회에서 <한여름 농촌 봉사 활동>이라는 주제로 수필분야에서 가작의 영예를 얻었다.
- 한여름 농촌 봉사활동 -
농촌봉사활동이란 단어를 처음 접하는 분께는 다소 생소할 뿐더러 아직도 1950년대 어려운 촌 살림을 생각나게 할 것이다.
여기서 농촌봉사활동이란, 농번기 일손을 못 구하거나 재해발생시 대거 투입되는 복구 차원을 넘어서 학생과 농민들의 현장실습을 통한 공동 어우리 활동시스템이다.
십년도 더 된 일이라 생각에서 지워진 부분도 많지만 1997년 여름 방학을 기점으로 전라북도 정읍에서 있었던 농촌 봉사활동을 다소나마 자신감은 없지만 쓰려고 한다.
그때까지 코빼기만 비추던 동아리에서 여름농활(농촌봉사활동)을 한다하기에 발버둥치고 참가하지 않으려던 나와 동아리 남 학우동기들은 아무리 핑계를 만들어도 뾰족한 수가 없어 대부분 하나씩 주는 무능한 감투를 받았기에 고심에 고심으로 참가하였다.
내가 받은 교육훈련부장은 뒤로 하고 본인도 모르면서 남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현실이 미웠고, 솔직히 눈앞이 캄캄하였다. 억지로 붙잡혀온 동기들이 있기에 다소나마 자신감이 생겼지만, 학교 연합차원에서 같이 온 국문학과 여 학우들과의 모습에 낭패감만이 충만하였다.
힘들고 어려워서 도망가려 하여도 지갑체 털린 내 가방은 그 당시 마음처럼 뒷방 다락에 선배들이 잘 숨겨 놓았다. 매일 현장에 투입되어 마을 사람들로부터 카우보이라 칭해졌지만 25도(그 당시는 25도 소주임)소주 한잔 먹지 못하고 수박 한 덩이 구경 못하고, 경운기 털털 소리에도 우리가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이름도 기억 못하는 순수하고도 무지막지한 한 형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농활 기간동안 우리가 사용한 집은 담장은 흙으로 만들어졌고 기와를 어설프게 얹어 담쟁이와 호박 줄기가 서로 기대며 숨을 죽이는 곳이었는데, 열린 호박보다는 가르마를 깊게 타고 포마지 기름을 바른 머리결을 보이며, 육이오(한국전쟁) 당시에나 입었을 유행에 소매와 바지의 길이가 짧아 연극배우(심형래스타일) 같은 모습으로 집 담장을 아무 생각 없이 돌며 배회하던, 그 모습에 힘든 나날에도 불구하고, 상상못할 웃음을 뛰었다.
지금은 흔해 빠진 게 대학생이지만 여대생과 사귀고자 더운 여름 양복을 입고 매일 선배 누나를 따라다니던 순박한 모습에 우리의 관심은 집중되었지만 선배누나의 남자 친구 되시는 학교형의 모습은 여름 벼 타들어 가듯이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보냈고, 여름 매미 울 듯 동네 형은 울어대며 따라다니고, 드디어 한판 붙을 양으로 서로 다투기도 하였지만, 착한 선배누나의 중재와 반나절데이트 허락으로 마음 아픈 동네형의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기에 무사히 보냈다.
아직도 다가오는 여름이오면 그 떄가 생각난다. 누구보다 깨끗한 영혼을 소유해 보이던 그 동네 형의 모습은 책임없이 인생을 달구어가는 우리에게 신선한 웃음과, 삶의 가치를 일깨우지만 지금쯤 어느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거란 생각에 한번 쯤 되돌아 가뵙고 싶은 마음이다.
나의 청춘이 담겨진 그 형의 눈동자를 보고 싶고, 변했을 그 동네를 보고 싶어지는 것은 내가 어쩜 잠시나마 어린 삶을
회고하기 때문인것 같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4 금산 보곡산골 산벚꽃축제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