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따로 함께 넘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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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산 |
물고기들이 오른다 세차게
세차게 오르지 못하면 살지 못하는
처절한 속도로 오른다.
물살의 힘보다 빠르다.
왜 이렇게 넘어야 하는지
저들은 알고 있었나
부딪치고 또 부딪쳐 마침내
저 스스로 물살이 되고 돌이 되고서야
보았다 숨어 있는 너를 보았다.
따로 함께 넘어야 하는 물턱이다.
우리 시대 역병이다.
강물은 낙차가 있는 여울의 돌과 돌 사이를 지나쳐 갈 때 끊임없이 물방울을 일으키며 산소를 품고 공중으로 튀어 오릅니다. 여울의 크고 작은 돌 틈과 깊은 소는 물고기들이 천적을 피해 살거나 알을 낳는 산란장이 되지요.
봄이 되면 물고기들은 은신처에서 겨울을 나고 생명의 탯자리가 되는 이곳으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몸짓으로 몰려와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물고기들 몸에 새긴 기억은 여울의 세찬 물살의 돌처럼 물살을 견디는 속도가 되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람들의 세상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겨울 이후 지금까지 세계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부딪쳐 살아가는 모습도 여울에서 물고기들이 생존방식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과학과 이성의 힘은 숨어 보이지 않던 바이러스에 의해 일시에 무너지니 물고기들이 살아가는 방식처럼 따로 함께 넘어 서로를 살리려고 처절하게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습니다. 여울은 말합니다. 나 혼자 살겠다는 삶의 방식을 반성하면서 함께 살리는 서로 ‘너’가 되어 살자고 합니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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