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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고향 금산, 금강여울의 노래 26)

- 너는 이렇게 없이 있다 -

안용산

배를 타고 간다.

가면 갈수록 흐르는 물처럼
산을 지나 또 다른 산이 되어
배를 당기고 있었다.
물속 바위를 보고 급하게
노를 젓기 시작하였지만
아무리 노를 저어도 배는
물살을 외면하지 못하고 흘렀다.
드러난 돌처럼 돌고 돌아
물살이 배를 이끌고 있었다.
배를 타고 물살이 되고서야
옛 물살이 남긴 그때
사라진 여울을 넘고 있었다.

너는 이렇게 없이 있었다.

부리면 방우리에서 제원면 원골까지 물길로 100리가 금산의 영역에 속하는 금강이라 합니다. 방우리에서 원골까지 배를 타고 가자면 20여개의 여울과 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강가를 걸으면서 보는 여울과 소는 배를 타고 물살과 함께 흐르는 여울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강가를 따라 걷는 여울과 소는 눈으로 본 다음에 느끼는 감흥이라면 배와 함께 물살로 흐르는 여울과 소는 몸으로 느끼는 감흥 그 자체입니다. 배를 타고 나면 사람 마음대로 배가 가지를 않고 물살이 끄는 대로 흐르다가 급기야 강 가운데 솟아오른 바위를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는 배가 가는 것이 아니라 물살이 배를 끌고 부딪쳐 물살 그 자체가 되고서야 그곳이 옛 여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살과 배 그리고 사람이 서로 분명하게 다르면서 같고 같으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나서야 만나는 새로운 ‘너’입니다. 이처럼 여울은 눈으로 알 수 없고 온몸으로 부딪쳐야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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