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운 날에

3월입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봄날이 시작됩니다.

봄은 아래서부터 오르고 겨울은 위에서부터 녹아내립니다. 그렇게 계절은 변합니다.
얼었던 대지가 풀리고 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대지엔 새로운 생명이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마른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촉촉한 대지의 기운을 받아 씨앗은 싹을 틔웁니다.

시골 농가 마을의 봄날은 바쁘게 시작됩니다.
한 겨울 긴 농한기의 정적을 깨고 논과 밭을 갈아 엎는 쟁기질로 시작합니다.
양지쪽 한켠에서 긴 한숨 쉬며 온 겨우내 여유롭게 쉬던 소들도 쟁기질 하시는 농부의 ‘이~럇’소리에 맞추어 부드러워진 밭을 갈기에 농부와 호흡을 맞춥니다.
하얗게 눈 속에 묻혀 있던 흙도 봄기운에 부드러워졌고 쟁기질 따라 뒤집어지며 검은 속살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 씨앗을 뿌려 새순을 밀어 올리며 여름날의 푸른 녹음과 가을의 결실을 꿈꾸며 성장합니다.

논에는 못자리가 만들어지고 무너진 논뚝은 가래질로 새로운 뚝을 만듭니다.
가래로 흙을 쌓고 삽으로 미장하듯 곱게 바릅니다. 그러면 예쁘게 한해를 보낼 논뚝이 만들어지고 그 자리는 오가는 길도 되지만 뒤편엔 콩도 심는 재배지 역할도 됩니다.
옛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자투리땅에도 재배를 하는 알뜰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일조시간, 추운 밤 기온을 이겨내기 위해 온실을 만듭니다. 지금은 대부분 비닐하우스로 대체되었지만 우리 어릴적엔 방풍막을 만들고 묘판을 설치하고 꺼치와 이엉으로 밤마다 덮어 주는 그런 온실이 있었습니다.
주로 고추와 담배묘판이 많았지요.
지금은 비닐하우스로 대체되어 간편해서 일도 적고 효과도 좋은 그런 시설로 변했지요.

비닐하우스 덕분에 겨울철에도 수박이 익어가고 딸기도 출하되는 4계절 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옛날에는 베트남이나 태국, 필리핀 같은데서나 생각되던 그런 과일들이 지금은 한국에서도 겨울에 익어가고 있지요.

쟁기질 하던 모습도 이젠 기계화 영농으로 바뀌어 졌습니다.
경운기와 트랙터가 소 대신 일을 하고 소는 이제 비육우로 키워지고 있는것이지요.

봄은 늘 기다림의 대명사였습니다.
매화꽃을 시작으로 온 천지는 꽃세상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 생명의 신비로움, 고귀함이 기다려지는 가슴 부푼 계절이지요.
그래서 봄 여행은 무엇보다 기다려지고 설레는 여행이 됩니다.

여행이라고 해서 멀리 떠나는 그런 여행이 아니어도 좋은게 봄 여행입니다.
가까운 곳으로 기차타고 떠나 보는것도 좋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나고 가보지 않은 땅을 밟아보는 기쁨도 쏠쏠합니다.

우선 봄 여행은 춥지 않아 좋습니다.
햇볕이 따사롭습니다. 그러다보니 무거운 외투를 벗어버려도 좋기에 한결 가볍게 움직일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시원해서 좋습니다. 향긋한 봄바람 맞으며 걷는 기쁨만으로도 상쾌함이 느껴지지요.

메마른 들녘에 봄보리의 푸르름. 그 싱그러움만으로도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산 위부터 녹아 내리는 물소리도 청량합니다.
겨우내 쌓였던 산위의 눈들이 녹아내리며 산 아래 계곡은 제법 큰 소리를 냅니다.

아직 남아있는 얼음장 밑을 흐르며 봄노래를 부르지요.
주변의 버드나무는 그 물을 빨아올리며 연 푸르름을 만듭니다.
치렁치렁 봄바람에 흔들리는 연두색 색실처럼 보이기 위해 땅속의 뿌리는 지금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요.

이번 봄엔 섬진강변을 따라 걸어보려고 합니다.
섬진강 다리를 건너고 여러 차례 지나는 길에 만나긴 했어도 그 길을 따라 걸어 본적은 아직 없기 때문이지요.
매화꽃도 만나고 은어도 만나고 흐르는 물에 손도 담가보고 싶습니다.
지나는 길에 주변의 산사(山寺) 에 들러 고색창연한 절집의 고풍스러움에 두 손 모으고 고개도 숙이고 작은 암자 스님을 만나 진솔한 산문의 얘기도 듣고 싶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글에 자주 오르는 진메마을 풍경도 보고 싶고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화개장터에서 구수한 국밥 한 그릇, 소주한잔 곁들이고 싶습니다.

섬진강 따라 타박타박 걸으며 슬로우 라이프(Slow Life)도 즐겨 보고 싶습니다.
물 흐름이 빠를까? 내 걸음이 빠른가?
종이배 띄우며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지요.
너무 급하게 앞만 보고 살아온 삶이었나 봅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지금 따져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난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계획이 더욱 중요하지요.
이제 욕심을 낸들 되지도 않을 테지만 그저 즐겁게 사는게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금 덜 가지고, 조금 느리고, 남보다 조금 뒤에서 따라가는 삶도 보기 좋겠지요.
그러기 위해선 건강해야지요.
인명은 재천이라지만 오래산들 건강하지 못하면 무슨의미가 있겠습니까? 아무 소용없지요.

스스로 움직이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즐거운 날이 되어야 여행도 하면서 그 지방 음식의 맛도 느끼고 즐기는 취미 활동도 하고 가끔은 산에도 올라 보는 재미가 있어야지요.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들 지금부터 운동하십시다.
계단은 걸어 오르고 자동차 대신 짧은 거리는 걸어 다니고 생활 속에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으로 스스로의 몸 건강을 챙겨 갑시다.

이제 운동도 한끼로 책정합시다. 하루 세끼를 먹듯 운동도 한끼로 추가하여 하루 네끼로 만듭시다.
모든 것은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정월 초하루가 되어야 담배 끊는다는 사람, 내년부터 운동한다는 사람 같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성공한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저 오늘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이제 따스한 봄날의 기운은 운동하기 아주 좋은 계절입니다.
비싼 런닝머신이나 기구가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운동화 하나 신고 걸읍시다.
걷고 달리고…그보다 좋은 운동이 없습니다.
레슨도 필요없고 지도 선생님이 안계셔도 됩니다.

3월이 시작되는 봄날.
몸과 마음에 신선함을 충전합시다.
봄의 신비로움도 느끼고 내 몸도 새롭게 건강하게 만듭시다.

그대 그리운 날.
그런 봄날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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