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양옆의 가로수가 벚꽃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이토록 환하게 보여지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차를 한곁으로 정차합니다.
가지마다, 잎새 줄기마다 하얗게 옥수수를 튀겨 매달아 놓은 모습입니다.
어쩌면 저렇게 모든 나무들이, 아니 가지마다 일제히 꽃을 피웠을까요?
100m달리기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총소리에 선수가 튕겨나가듯 그들도 어떤 신호가 있었던 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피지 않은 꽃이 없습니다.
늦게 지각한 꽃도 없답니다. 늦잠 자는 꽃도 없었나 봅니다.
한 송이 작은 줄기를 살펴봅니다.
한줄기에서 3송이, 4송이의 꽃을 피웠습니다.
꽃잎끼리 서로 겹치기도 하고 그 사이를 삐집고 오르며 하늘 향해 꽃술을 세웁니다.
꽃술주위는 핑크빛입니다.
실가락같은 꽃술에 벌들이 찾아와 달라고 지나는 바람에 부탁이라도 하는 듯 꽃잎이 일렁입니다.
벌들도 나비도 바쁘게 보입니다.
이 많은 꽃집을 모두 방문해 주어야 할테니까요.
엷은 5개의 꽃잎, 정말 보드랍습니다.
하지만 향기가 너무 적습니다. 없는 듯 합니다.
아니 우리사람들에겐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벌과 나비들에겐 꿀단지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요.
만약 꿀이 없다면 그들이 저토록 바쁘게 움직이지 않겠지요. 주고 받는 문화는 동식물에게도 공통일 겁니다.
오가는 차들이 대부분 정차하고 꽃을 감상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카메라로 꽃모습 담기에 모두들 분주합니다.
연인들의 밝은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꽃나무 아래서 사람들은 모두 착한 사람이 되나 봅니다. 한결같이 선한 모습입니다.
아가의 웃음처럼 가식이 없어 보입니다.
왜일까? 꽃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청량제인가 봅니다.
이렇게 조금만 나와도 아름다운 벚꽃을 만날 수 있는 곳, 꼭 유명한 장소를 찾아 가지 않아도 그 아름답고 환한 모습이 있어 정말 좋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벚꽃, 이제 봄꽃의 대명사가 된 듯 합니다.
벚꽃도 매화처럼 고목에서 피어내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나무도 연륜이 필요한가 봅니다.
조금 내려옵니다. 양지바른 산자락 아래 도로변 벚꽃은 저 위와 조금 다르게 벌써 꽃잎을 날립니다. 마치 꽃비가 내리는 듯 합니다.
도로변에 수북히 쌓인 곳도 있습니다. 차창을 열고 천천히 움직입니다. 차안으로 꽃잎이 들어옵니다. 회오리바람에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때아닌 비가 내립니다. 아무리 내려도 젖지 않는 비, 그건 꽃비였습니다.
조수석 빈자리엔 꽃잎이 타고 있습니다.
정차하지도 않았건만 슬그머니 날아와 한자리 잡고 있습니다.
천천히 모시고 같이 갑니다. 다시 날아가지 않도록 시선을 가끔 줍니다.
사랑스런 꽃잎이라 불러보기도 합니다.
꽃비가 내리던 날.
나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잠시 세상사를 잊어버렸습니다.
걱정도, 근심도, 우려도 꽃 속에 묻혀 버렸나 봅니다.
그래! 이렇게 늘 잊고 살아가자.
걱정의 90%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그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걱정해서 될 일은 걱정안해도 된단다.
걱정없는 사회.
늘 웃으며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시(詩) 한 수 적어본다.
벚꽃, 그 화사함이여
누가 그렇게 그립기에,
얼마나 사랑했으면
아니 누굴 그리도 잊을 수 없었기에
화사한 속마음을 너는 단번에
확-터뜨려 버렸느냐
얼마나 속이 답답했기에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기에
하얀 속내를 가지마다 온통 뿜어냈느냐.
붉다못해 희어진 가녀린 꽃잎사이를
바람마저 숨죽이며 지나는구나.
차례차례 나누어 피면 더 좋으련만
가지마다 일시에 피어낸 꽃잎들.
화사하고 정겨운 모습이지만
곧 꽃비로 내려질 너의 모습에
내 가슴도 저미어 온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선] 제22대 국회의원 더민주 황명선 50.84%, 국힘 박성규 47.15%로 제쳐](/news/photo/202404/31152_20960_5512.jpg)
[당선] 제22대 국회의원 더민주 황명선 50.84%, 국힘 박성규 47.15%로 제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