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주변을 되돌아 볼때

TV 틀기가 겁난다. 신문 펼쳐 보기가 두렵다.

대입 수능고사 부정 시비로, 4대 법안 입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행정수도 이전 무산에 따른 충청도민의 반발로, 노사간의 투쟁모습으로, 쌀시장 개방 반대 등으로 대립된 모습이 뉴스나 신문지상에서 빠지는 날이 없을 정도다.

떨어질줄 모르는 고유가, 환율하락으로 수지 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수출 관련기업, 내수 불황으로 모두들 장사가 안된다고, 유통부문 및 요식 업종들의 폐업이 늘어나고 추워지는 겨울 만큼이나 피부로 느끼는 경제 한파가 우리를 더욱 춥게 만들고 있다.

건설업도 마찬가지여서 신규 건축 허가면적이 줄어들고 아예 사업자체를 유보하는 업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단다.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특수를 예측했던 건설업 관련 사람들은 지금보다 내년 하반기가 더욱 걱정스럽다고 난리다.

지금이야 기 발주된 사업의 마무리 단계라 그나마 일거리라도 있지만 모두가 완료되고 나면 할일 자체가 없어 진단다.

그 많은 노무자들, 건축 관련 기능공 및 기술자들은 무얼해서 먹고 살지가 큰 걱정 이란다.
곁드려 가구, 마감재, 위생설비 관련 업체들도 일감 부족에 어렵기는 마찬 가지다.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이대로 주저 앉을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희망을 갖고 슬기롭게 대처 해야한다. 그리고 이 불황을 이겨내야 한다.

핸드폰 문자 메시지, 대리시험 등으로 온 나라가 대입 수능시험부정 문제로 난리다.
당연히 잘못된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고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항구적인 대책 및 방안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부정, 남이야 어찌됐든 자기 자신의 점수만 올려 좋은 대학 가고자 하는 욕심이 어린 학생들의 가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실력보다 학교 간판을 중시하고 지방대보다 서울 지역 대학만을 선호하는 사회 풍조도 문제다.

시장 경제 원리에 입각한 자유경쟁 체제가 바람직 할 듯 싶다.
하지만 부정행위 연루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선량한 학생들은 그동안 닦아온 자기 실력을 발휘했고 평가 받았다고 생각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작은 웅덩이 물을 다 흐려 놓듯이 몇몇 학생들의 잘못된 생각이 마치 전체 수능 응시자의 모습처럼 비추어 지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프다.
그리고 교육 당국의 대처도 문제다.

인터넷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있을 것이란 예고가 누차 제기되었는데도 안일하게 대처한 것은 무엇으로 변명 할 수 있을까?

수능시험 부정 시비와 함께 한해도 마지막 달을 맞았다.
늘 년말 년시가 되면 거리에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 냄비가 생각난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힘든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 사람들은 정말 인정 많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본인도 어려우면서 남을 위해 헌신하고 적은 돈을 자선냄비에 넣어주는 아름다운 사연을 늘 이때쯤이면 듣는다.

하루 종일 노점상에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마련한 돈을 몽땅 맡겼다는 어느 아주머니, 여러해 익명으로 백만원정도를 선뜻 내고 도망치듯 숨어버린다는 어느 독지가, 본인의 생활도 어려우면서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선뜻 성금을 기탁하는 가난한 사람들, 우리 이웃의 어려운 삶을 돌아보고 나눔의 손길을 건네기 위해 자원봉사로 일하는 청년들, 독거 노인들에게 난방용 연탄을 배달해주고 김치를 담가 나누어 주는 사랑스런 손길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들 세상은 따뜻하기만 하다.

년말 년시가 되면 특히 외로운 사람들이 많다.
양노원이 그렇고 고아원이 그렇다.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아래 년말 년시 모임이나 망년회 등을 핑계로 흥청대기 마련인데 그들은 그저 쓸쓸하게 년말을 맞이하게 되니 더욱 외롭게 느껴지고 소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어느 소녀 가장은 배고픔보다 더 그리운게 따스한 가족 사랑이라고 했다.
물론 각종 사회단체나 모임에서 년말 년시에 불우시설을 방문하고 위로하는 프로그램이 많기는 하지만 금년은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더욱 찾아보기 힘들 것이란 얘기가 있어 더욱 가슴 아프다.

KBS에서 사랑의 리퀘스트란 프로그램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
어려운 가족 또는 시설을 소개 하면서 전화 한 통화에 1000원씩 적립되는 모금 방송이다.
늘 프로그램을 보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도 하지만 적립금 돌아가는 숫자에 가슴 뭉클함도 느낀다.

평균적으로 전국에서 기탁된 돈이 매주 9천만원에서 1억원쯤 되는 것 같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어느 분의 얘기를 들어 보니까 서울 강남구 같은 부유층이 많이 사는곳보다 소위 달동네라 이름 붙여진 서민들이 모여 사는 곳의 전화 기금 납부가 훨씬 많다는 내용을 듣고 조금은 씁쓸했던 기억도 있다.

가재는 게편이라고 했던가.
어려운 심정은 어려운 사람만이 더 느낄수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하찮은 돈이라 생각되기 때문일까.

물론 부유층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사회 복지 시설에 남모르게 거금을 기부하고 있는 부유층들도 많다.

그리고 예전에는 복지시설 같은 곳을 방문해서 사진찍고 생색내는데 열심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진정한 마음으로 도와주는 성실한 사람들이 더 많은게 사실이다. 알리기보다 남 모르게 숨어서 도와드리는 사람들도 많다.

모두들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다.
기업은 기업대로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환율은 떨어졌지만 제품 가격은 올릴수가 없다.

소비도 줄고 이미 하나된 지구촌 세상에서 저가의 동남아산과 가격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값싼 수입물량이 대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소비는 꽁꽁얼어 내수는 침체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하던 사람들이 무너진지 오래다.

부의 편중은 양분화되고 혹자는 IMF보다 더 어려운 시절이라고 푸념이 대단하다.
백화점은 백화점대로, 유흥업소는 유흥업소대로, 재래 시장은 재래시장대로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이다. 소비가 살아날줄 모른단다.

어느 재래 시장 사장님은 40년 장사를 해오고 있지만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했다.
가게 세는 둘째치고 전기세 수도세 내기도 어렵단다. 가게주인도 옛날 같지 않단다.
월세는 밀렸지만 독촉할 수가 없단다. 그러다가 문을 닫으면 자기가 관리비를 내야 하기 때문이란다.

12월도 초순을 지난다.
옛날 같으면 년말년시 망년회 모임 스케줄 조정에 바쁜 일정이였겠지만 어려운 경제 현실 때문에 모두가 자제하고 모임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속에서도 우리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이라도 가져보자.
먼곳보다 우선 내 이웃을 돌아보고 찾아보자. 그저 그들에게 따뜻한 호빵 하나라도 같이 나누며 얘기를 나누자.

아름다운 삶을 얘기하며.

그래도 아직 우리의 삶은 따뜻하다.
정이 있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미덕이 있다.

우리 민족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가는 도전 정신이 있다.
조금 어렵지만 이것을 발판으로 새로운 한해를 꿈꾸는 희망의 새해를 맞이 해 보자.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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