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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결혼 풍속도/ DY엔지니어링 대표, 수필가 최한용

늦은 가을, 겨울이 오는 계절
결혼 시즌이다. 토, 일요일은 스스로의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그것도 사는곳이라면 크게 걱정 되지 않지만 서울 --등
타 도시면 이동 하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시간낭비, 교통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속된 마음으론 봉투만 보내고, 이런 저런 핑계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계산을 해보면 양측이 모두 손실일 수 도 있다

혼주측에선 식대 부담없어 좋고,
참석하는 사람은 시간과 교통비 부담이 절감되어 좋다.
하지만 사람사는 세상이기에 어디 계산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그것은 정(情)이고, 윤리라고 할수 있다.
일종의 '품앗이'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이 왔으니 나도 가야한다는 의무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일요일
대전 시내에 자리한 모 전화회사 연수원에서 지인의 자혼(子婚)이 있었다.

늦은 가을. 넓은 연수원뜰엔 아름다운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건물도 고급스럽고, 우선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적절히 배치된 조경수.

그리고 고풍이 풍겨나는 모습에서 회사연수원이 아닌 공원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차장 넓고...

노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단풍나무 고은 잎새가 가을의 마지막 모습을
전해주고 있는 모습.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시간이 있어 그 모습을 눈에 담으며 마음껏 걸었다

 요즈음 결혼식 풍경은 너무 단조롭다
도착해서 혼주와 인사 나누고, 축의금 접수하고, 아는 사람 만나면
함께 식당으로 간다

예식장에 오긴 했는데 예식참석은 뒷전이고
눈도장 찍기 위함이랄까... 뭐 그런느낌이 드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식장안엔 신랑 신부 친구들, 그리고 친척들 뿐이다.

 주례 선생님의 주례사는 한귀로 들어와 다른 귀로 흘러나간다.
5분을 넘기면 고리타분하다고 웅성인다. 주례사라는게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모두가 공자님 말씀뿐이니까.

그자리에서 개그를 할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였을까?
이번 참석한 결혼식은 조금 색 달랐다

 주례가 없었다 신세대 젊은이 다운 새로운 발상인가 보다
지켜보기로 했다. 단상엔 꽃과 촛불 뿐이다
신랑 신부입장이 끝나고, 사회자가 식을 리드한다

 주례사 대신 마주 보며 신랑이 신부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는다
용감했다. "지혜야" 라고 시작된 편지글을 한참 읽었다

웃음진 모습이다. 그리고 나서 신부가 신랑에게
주는 편지를 읽는다. 마이크를 타고 흐르는 신부 음성이 떨린다
잠깐 울먹이기도 했지만 멈춤은 없었다

그리고 신랑 부모님이 축하의 메시를 전한다

신부 아버지는 멋진 시(時)한편을 메시지를 대신해 낭독하셨다.
결혼식장에서 울려퍼지는 시 낭송.

낭만적이고 멋진 모습이었다 식장이 너무 조용했다.
모든게 그렇지만 틀을 벗어난 모습은 신선했다
그리고 나서 성혼 선언문을 신랑 아버지께서 낭독하셨다.

아들인 신랑이 대답하고, 며느리가 될 신부가 "예"라고 또렷하게 대답했다.
미리 연습이라도 한것 일까
주춤거림이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순수해서 더욱 좋아보였다.

 친구들의 축가가 이어지고 나더니 그 다음은 신랑이 신부를 위해
축가를 부른단다. 마이크를 잡고 신부를 향해 우렁차게 노래를 부른다.
그것도 2절까지--------.

요즈음 젊은이들의 당돌함에, 대견함에, 용감성에 나는 축가가 끝나자 큰 박수를 보냈다
결혼식은 그렇게 끝났다. 주례선생님 없이.

우리시절로 되돌아가 본다

내 어릴적엔 대부분 신랑은 사대 관모쓰고 신부는 쪽도리 머리에 얹고
채알처진 신부집 마당에서 치루었다. 신랑을 골탕 먹게 하는 장난기도 많았다

식이 끝나면 신랑 신부는 택시에 타고, 트럭엔 장농,이불, 옷, 미싱기등
혼수품을 싣고 뒤 따랐다.

신랑집에 도착해, 신부는 안방 아랫목에 앉아 종일토록 신부 노릇을 해야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던 풍습이 예식장이 생겨나면서 부터 웨딩드래스에 턱시도 입는
풍습으로 바뀌었고, 예식이 끝나면 신혼여행길에 올랐다

그러다보니 주례선생님 모시기에 힘을 들여야 했다
대부분 은사선생님이 대상이었고 그 몫은 신랑 책임이었다
따라서 지명있는 인사를 섭외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요즈음은 법적으로 주례에 설 수 없도록 선거법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우리시절엔 대부분
국회의원이 많이 주례를 섰다.

자기 선거구 유권자를 의식한것도 있지만, 유명인사의 주례는
결혼식을 더욱 빛낼 수 있었기에 혼주측의 요망사항도 있어, 양자가
맞아 떨어지는 결과물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지역 선거구 사무실에 국회의원을 대신하여
주례 전문 사무장이 별도로 있기도 했다.
이제 결혼 풍속도 점차 변해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인지도 모른다.

아니 시대에 맞게 변하는것도 바람직하다. 바쁜 삶속에 아무도
기억 못하는 주례사를 2,30분간 듣고 있을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검은머리가 파뿌리처럼 하얗게 되도록 이혼 하지말고
잘 살아라' 라는 한마디면 되지 않을까.

이혼이 많이 늘어나는 현실에 꼭 필요한 한마디 일지도 모르기에...

새롭게 진행된 주례없는 결혼식, 그 모습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새로운 느낌으로 각인되었다

 나는 또 결혼식에 가야한다. 이번 토요일, 일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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