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훗카이도(北海道)기행

일본의 최북단 훗카이도.
서쪽으로는 동해, 북쪽으로는 오츠크해, 동쪽과 남쪽은 태평양에 접해있다.

행정구역상 도(道)을 이루며 일본육지 면적의 21%를 점유하고 있고, 관광지로써 일본인들도 꼭 가고싶어 하는 여행지중의 하나다.

여행 생각만 하여도 참을수 없는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훗카이도 겨울여행은 그 하얀 설경만으로도 설레임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찾아오긴 하지만 훗카이도는 4계절이 뚜렸하다.
자연의 보고답게 훗카이도의 봄은 화려하고, 다채롭고, 앙증맞다.
훗카이도의 봄을 보면 자연이 얼마나 아름답게 우리에게 보여지는지, 신선한지 알 수 있다.

나는 훗카이도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봄과 겨울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봄에는 라벤다 향이 아름다운 후라노와 비에지역.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풍부한 아름다운 도시다. 진정한 휴식의 별장이다.

나는 이번에 노보리베츠 온천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일본을 가기전 가장 두렵고 어깨를 누르는 압박감이 있었으니 그건 환율이었다.

거의 두배로 뛰어버린 엔화의 고공행진. 상대적으로 저 평가된 원화의 가치하락.

왜 그렇게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는지, 왜 그렇게 엔화의 가치가 오르는지 나는 이해할 수 가 없다.

엔화의 고공행진은 세계시장에서 마주치는 일본상품과의 가격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 되기도 하겠지만 부품등 핵심기술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네 사정은 100% 유리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대일무역 역조현상이 심화되는것을 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리라.

단지 여행객들의 모습은 많이 바뀐게 사실이다.

일본인들의 한국방문이 부쩍 늘었다.

서울인사동, 남대문, 롯데월드, 이태원부터 경주, 부산, 유성까지 일본인여행객이 많다. 여행경비가 싸고, 문화와 먹거리가 비슷하기에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대신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던 일본 규슈의 벳부 온천지역은 한국 관광객이 40%나 줄었다고 NHK TV방송에서 엄살을 떨고 있었다.

훗카이도의 겨울은 눈 세상이다.
온 시가지가, 관광지가 눈으로 덮혀버렸다.
매년 2월 이곳 훗카이도에서 열리는 '유키 마쯔리'(눈축제)는 세계 3대 축제중의 하나가 될만큼 유명세를 탄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고 볼거리가 많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이런 눈세상에 가장 그리운것은 뜨거운 온천수가 펑펑 솟아나는 온천 아닐까

사람은 환경에 적응되는가 보다.
무척 추울것이란 예상이 빗나가고 있었다.
밖은 온통 눈 세상이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다.
그리고 이곳 훗카이도는 너무 익숙한 눈 모습 때문일까 제설 작업도, 교통장애도 그리 심하지 않다.
대부분 눈이 내려도 정상으로 달릴만큼 철저하게 제설 관리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노보리베츠온천.

노보리베츠의 어원은 아이누어(語)의 "누푸르베츠"로서 진한 반투명색을 지닌 하천이라는 의미란다.

노보리베츠 온천가의 중심지 호텔 "마호로바"에 숙소를 정하고 피로도 풀겸 우선 온천탕을 찾는다.

일본인 스스로 동양최대의 온천지라 자부하는곳
하루 1만톤의 자연 용출량을 자랑하며 그 수질도 11종류되는 세계에서 예를 찾아보기 힘든곳이란다.

말 그대로 용출수가 넘쳐 흐른다.
원하는 온천수 온도에 들어가도록 차별을 두어 신선했다.

탕 내부에서 밖으로 갈 수 있도록 노천탕과 연결된 문이 있다.
온천수는 차가운 밖의 공기때문에 뿌연 수증기를 만들고 있다.
겨우 얼굴만 내놓고 몸은 뜨거운 온천수에 담근다.
주변은 흰눈이 쌓여있고 가끔 부는 바람에 눈이 노천탕내로 날아든다.

머리는 차고 가슴은 뜨겁다. 눈감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속에 몸마져 녹아드는것 같다. 진정한 쉼인가 보다.
노천탕과 실내 온천탕을 번갈아 오간다.
몸은 뜨거워졌다가 다시 식고 또 뜨거워지기를 반복한다.
송글 송글 땀방울이 맺힌다.
겨울추위가 저 만큼 사라져 버렸다 겨울인지 여름인지 분간이 안된다.

일본인들은 참 조용하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사람들은 오가지만 시끄러운 말은 들리지 않는다. 모두가 조심 조심이다.

그렇게 온천욕을 마치고 유카타라는 실내옷을 걸치고 편한 차림으로 식당을 찾는다.
워낙 큰 호텔이라 그런가 잘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이곳 식당엔 만원이다.

이곳 홋카이도의 별미라면 역시 대게요리다.
대게를 펼쳐들면 1m가 훨씬 넘는다. 게다리도 통통하다.
제공되는 음식도 풍성했다.
게요리부터 감자, 생선요리까지...

덤으로 삿포로 맥주까지 무제한 제공되니 여행중에 다이어트는 접어야 할 것 같다.

지역마다 그 특색이 있긴 하지만 훗카이도 라면도 유명세를 탄다.
조금, 조금 맛 보기로 먹었는데도 이미 배가 불렀다.

약간 추위가 느껴지긴 했지만 밤 풍경을 보기위해 밖으로 나갔다.
곳곳에 노보리베츠 온천의 심볼 "도깨비"상이 서있다.
끓어오르는 열탕, 솟아오르는 연기, 노보리베츠 온천을 대표하는 명소 지고쿠다이(地獄)을
"도깨비가 사는 지옥"으로 보았던 것을 심볼로 삼았단다.

숙소로 돌아오는길

선술집 이자카야에 들린다.
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가 있다. 떠들석하고 훈훈하다.
우선 "아쯔칸"이라 그들이 부르는 따끈한 정종을 시킨다.

안주는 숯불로 굽고 있는 게요리. 그리고 따끈한 오뎅을 시켰다.
추위에 노출되었던 얼굴에 생기가 돈다. 정종의 따끈함이 온몸을 달구었나보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정겨운 친구들과 나누는 사케(정종)한잔이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여행은 이렇게 조용히 즐기는것이 더욱 풍요로운것 같다.
겨울 온천, 맛있는식사. 따끈한 정종이 곁드린 이자카야의 분위기 그리고 시장기 도는 시간대의 라멘 한그릇. 그 풍요로움을 무엇과 비길수있을까?

시간은 밤 12시를 향한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 오늘은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할까보다.
일본의 온천은 24시간 운영된다.
잠자기전 다시 온천장에 들려 잠시 몸을 뜨거운 물에 맡기고 싶다.

그렇게 훗카이도의 밤은 깊어만 갔다.
내일 가야할곳 방문 할곳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해지는 밤이다.

훗카이도 겨울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을 쌓게 만든다

온세계가 하얀 설경의 모습도 아름답고 추위속에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온천기행도 남다른 즐거움을 준다.
거기다가 따끈한 생라면의 쫄깃한맛과 삿포로 맥주의 시원함은 또다른 느낌을 준다.
여름보다 겨울철에 맥주가 더 많이 팔린다는 훗카이도.
그 뜨거운 겨울의 열정때문이리라.

유명 영화의 활영지 모습도 가슴에 담아오고 내가 그 영화의 주인공인양 착각된다면 그건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되겠지
영화속에 한장면 같다는 풍경이 도처에 널려 있는곳.
그게 훗카이도의 실제 풍경이다.

이제 라벤다 향기와 벚꽃 그리고 그들이 잔디사꾸라
라고 부르는 꽃잔디가 한없이 펼쳐질 봄을 기다려야 할까보다.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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