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용 / DY 엔지니어링 대표 / 수필가
대전시 유성구 탑립동에 아담하게 자리한 여진불교 미술관,대전에 이런곳이 있습니다.
사방불
전통문화를 계승하여 문화의 뿌리를 알리는 한편, 전국사찰에 이어져 오는 불교미술을 다양하게 표현하여, 불교 미술의 역사를 재탐구 하는 체험공간으로 만들고자 설립되었으며, 과거에서 미래까지, 테마별 전시와 설치물로 무언의 설법은 물론, 간접체험을 통한 살아있는 생활 불교의 공간으로서 불교 미술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공간으로, 무형 문화재 불상 조각장 이진형 관장님이 운영 중인 불교 미술관입니다.
햇살 맑은 4월의 봄날 정오. 북대전 I.C에서 그리멀지 않은곳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여진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우선 거대한 사방불(四方佛)이 나의 눈을 사로 잡습니다.
그리고 밝은 미소의 천진불이 나를 안내합니다.
주차장 주변, 활짝 핀 철쭉이 연산홍과 어울려 벌과 나비를 불러모으고, 시원한 바람은 따스해진 대지위를 스쳐지나 갑니다.
여진 박물관은 입장료가 없답니다.
입구 아래편 과수원엔 하얗게 배꽃이 만발했구요, 조경수는 자기나름의 연녹색 이파리를 새롭게 밀어 올렸습니다.
전시실과 야외산책로, 야외전시장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전시실로 오르는 길.
경주 불국사라도 온듯, 다보탑과 석가탑 석물 모형이 자리하고,그 사이 밝은 미소의 이사달이 아사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석조물이 천년의 세월을 보여 주는듯 합니다.
석조물이지만 입가의 미소가 그렇게 정겹게,진실되게 느껴집니다.
전시실 입구에서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전시실로 들어섭니다.
여느 사찰의 박물관에라도 들어온 듯 수많은 불상들이 관람객을 압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1층 전시실 중앙에 자리한 “삼천불 석가여래”. 가사에 삼천불을 조각하여 붙인 석가모니불로 이진형 관장이 청동을 재료로 제작한 높이 255cm에 에 이르는 웅장한 삼천불 가사석가여래 입니다.
그 맞은편에는 1000년된 은행나무로 제작했다는 천수 천안 관세음 보살이 화려한 조각과 은은한 채색으로 잘 어울어져 천개의 손과 눈으로 일체 중생을 대자대비로 제도하는 관세음 보살의 대표적 화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1,2 층을 돌아보고 산책로 겸 야외 전시장으로 오름니다.
산책로는 그저 흙길 이어서 좋습니다 .
주변엔 작은 야생화들이 봄을 맞아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
제비꽃,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었고, 뱀딸기꽃과 양지꽃이 그사이 사이를 메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이진 자리, 수염을 하얗게 드러낸 할미꽃도 여기 저기 있습니다.
이름모를 작은꽃이 앙증맞게 숲 사이에 피었습니다.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들고, 새들은 나무사이를 오가며 푸드득 날개짓소리를 들려 줍니다.
생명을 다한 고목들은 익살스런 표정이 조각된 장승모습으로 변해 있습니다.
3000여평의 작은 동산 입니다.
꼭 우리 어릴적 뛰놀던 뒷동산 모습 입니다.
천천히 걷는길.
주변엔 불교 관련 조각불이 많습니다.
병고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치유하여 깨달음으로 인도해 주는약사불과 12지신상.
그리고 초전법륜지, 포대화상, 산신, 부모은중경 삼존불 입불, 고행상, 관욕불... 등 불교를 상징하는 전시물이 여기 저기 예쁘게 자리 잡았습니다.
산책길에는 쉴수 있도록 통나무 의자도 마련되어 있고, 수려한 조경수와 짜임새 있는 배치는 하루 자연속에서 소풍 즐기는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반야용선.
생사의 고해를 지나 고통이 없는 세상으로 건너게 해주는 자혜를 뜻하는 배로 벽화로만 전해진 반야용선을 현대적 의미로 재 해석해 구체화 했다고 한다.
극락전에는 아미타불을 모셨는데 아미타불은 장기를 넣어 조성하였고, 살아있는 부처님이 직접 중생을 인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야회 전시장을 걷는길.
발걸음이 가볍다.
바람이 시원하다. 내가 걷는 길과 바람의 길은 다르다.
바람에겐 참 길이 없다.
나는 길 따라 가야하지만, 바람은 가고 싶은곳으로 갈 수 있다.
꽃잔디가 붉게 피었다.
온통 꽃이라 푸르름은 보이지 않는 꽃, 그위에 작은 나비가 찾아 들었다.
벌도 같이 공생한다.
매화꽃이 진 자리엔 푸른 열매가 벌써 맺혀 졌다.
계단을 걸어 내려온다.
목조 특유의 질감이 발을 통해 마음으로 전해진다.
모두가 한폭의 그림이고 예술이 되었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고와 땀방울이 맺혀 졌을까?
주변엔 아름다운 시(詩)도 걸려있다.
자연속에서 시화전이라도 여는 듯한 느낌이다.
목조 계단을 걸어 내려오면 부처님의 공덕을 사방에 비추는 거대한 사방불을 맞이합니다.
사방불을 받치고 있는 건물은 모두 2층인데, 1층 건물은 제 2전시실로, 2층은 방문객을 위한 휴게 공간 ‘찻집’입니다.
찻집에 들어섭니다.
이름하여 선심(禪心)입니다.
즉 마음을 한가지 대상에 집중하여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마음의 상태에 이른다는 뜻인가 봅니다.
우선 깔끔하고, 깨끗하고, 조용 합니다.
아름답습니다.
신선이 머무는 곳 같습니다.
연꽃을 형상화 한 창문이 정겹습니다.
관장님의 아이디어 랍니다.
꼭 일본에 많이 있는 다도(茶道)실에 온듯 합니다.
반갑게 맞이하여 주시는 찻집 주인님, 그리고 미술관 부관장님, 모두 모두 너무 선해 보이십니다.
이곳 찻집엔 메뉴가 이색적 입니다.
가격이 없습니다.
그저 찻값 이라기 보다 차마시고, 정담 나눈후,후원금을 넣는 통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향기로운 곳 입니다.
참 쉼이 느껴 지는 곳 입니다.
도심에서 가까운곳이라서 식사후 차 한잔하러 가도 정말 좋은곳 입니다.
후회하지 않을곳 입니다.
커피도 있고 녹차도 있습니다.
대자연이 펼쳐저 있습니다.
바람도 쉬어가고 꽃들도, 새들도 즐겨찾는 곳입니다.
삶의 진솔한 얘기가 흐르고 가벼운 책도 즐겨볼 수 있는곳 입니다.
참 휴식의 장소입니다.
미술관이 없어도 찻집만으로도 출륭한 곳이지요.
분위기가 그렇게 차분하고 따뜻할 수 가 없습니다.
혼자가도 좋고, 연인들이 가도 좋고, 가족이 함께 하면 더욱 좋은곳 입니다.
차 향기 은은함이 울려퍼지고, 불교 미술관의 정적이 흐르는 곳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모아 지면서 합장하게 되는곳입니다.
여진 불교미술관.
도심한곳 한적한 곳에 이런 미술관이 있다는 것에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산책길도 좋고, 불상조각품 감상도 좋고, 봄꽃 찾기도 좋습니다.
불교융품도 만날수 있고, 무형문화재 제 6호 불상조각장 이진형 장인의 작업 과정도 볼수 있는 곳입니다.
시간 되시면 아니 대전에 오실기회 있으시면 한번 들려 보셔요.
오신 길이 헛되다 라는 생각은 꿈에도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나는 그곳에서 자연과 불교예술과 아름다운 찻집을 만날수 있어 행복한 봄날의 오후가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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