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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현암사에 오르다

 DY 엔지니어링 대표 / 수필가 / 최한용

충북 청원군, 대청호 주변 구룡산의 가파른 중턱에 자리한 작은 사찰 ,조계종 현암사.

나는 불기 2553년, 부처님 오신날, 이절에 오른다.
작년 이날도 이곳에 왔었다.
자주 찾는 절이다.

불자는 아니지만 사찰 공간에 매료 되기도 하고,대청호를 내려다 보는 경관의 아름다움을 잊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절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절과는 사뭇 다르다.

통상 일주문에서 시작해서 천왕문을 지나 해탈문을 지나는 공간에서 당간지주와 부도를 통과한후 대웅전을 만나지만 이절은 그런 공간이 없다.

대청호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도로를 따라 오르다 중간에 산자락 108  철계단을 오르고, 구불구불 경사진 돌길을 따라 한참 오르면 산자락 작은 공간에 자리도 비좁게 대웅보전, 용화전, 산신각, 요사채가 일렬로 자리잡고 있는 작은 절이다.

산비탈에 간신히 들어선 때문일까?  형국이 좀 옹색해 보이기도 하고, 저 아래 펼쳐진 대청호의 푸른물 때문일까?

아슬 아슬해 보이기도 해서 예전엔 다람쥐절이라 부르기도 했단다.

일년중 하루, 부처님 오신날은 늘 이곳 차량 소통이 어렵다.
경찰이 동원되여 소통시키기에 그나마 통행이 되고 있는듯 하다.
산 위절이라 주차장은 물론 없고, 짐은 작은 케이블에 매달린 전동카로 끌어 오린다.

아-- 이렇게 불자들이 많은가? 하고 스스로도 놀랬다.

겨우, 겨우 현암정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넓게 펼쳐진 대청호를 바라본다.

가뭄 때문에 댐 주변 테두리는 황토색띠를  넓게 두르고 있다. 그 높이 만큼 수위가 내려 앉았다.

평소보이지 않던 돌산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내려앉는 봄 햇살에 물결은 은빛 반사로 빛난다.

댐 상부 정체된 물위에 송화가루가 노랗게 내려 앉아 또 다른 그림을 물위에 그리고 있다.

연초록 푸른 신록의 산, 그 사이 사이를 채운 푸른 물길은 정체된 호수로 변했다.

도로변 경사진곳에 심겨진 등나무는 줄기타고 오르며 보라빛의 연등을 걸어 놓은듯 꽃이 만발했다  강인하게 서로가 서로를 틀어  안으며 등나무 줄기는 뻗어 오른다.
생명의 신비가 보인다.
강인함이 보인다.

108철 계단을 오른다.
불가에서 의미있는 숫자, 108 번뇌를 상징이라도 하는듯 가파른 계단은 108개로 구성 되었다.

오르는 길목마다 작은 야생화가 예쁘게 피었고, 담쟁이 풀도 나무를 타고 오른다.
그렇게 신선하게 보일수가 없다.

누가 씻겨준 것도 아닌데, 잎새는 반들 반들 윤기가 흐르며 신선함을 내 뿜는다.

현암사

108 철계단이 끝나면 경사진 돌길이다.
연세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힘드신가 보다.
연신 가뿐 숨을 몰아 쉬시며 천천히 오르신다.
돌길을  20여분 따라 오르면 현암사가 나타난다.
이렇게 오르는 길이 힘들고, 시간 걸림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일반 사찰은 일주문을 거쳐 대웅전 까지 오르려면 대개가 6--700메터를 올라야 한다.

사람들은 오직 하나 대웅전을 향한 욕심으로 서두른다.

주변을 음미하고, 새소리,물소리듣고, 야생화 한송이 보는 것 보다 빨리 부처님을 알현 하고, 세속적 욕심을 빌고 싶은 우리의 이기심이 마음 한구석 녹아 있는 것은 아닐까?

 절에 가서는 이래선 안된다.
이기심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 서두름이 없어야 한다.

아마도 현암사 창건 당시 이런 조급함을 버려 보기 위한 깊은 뜻이 내재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르고, 내리고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초 파일 연등이 좁은 절 공간을 전부 메워 버렸다. 

봉축. 소원성취, 자비광명이라 쓰여 있다.
불자들의 주소와 이름이 적혀진 쪽지가 붙혀졌다.
연등이 바람에 일렁인다.

 수줍은 여인의 얼굴같아 아름다운 연등이라지만,  그속에 숨겨진 불교적 의미는 자못 의미심장 하단다.

불교에서 등(燈)은 중생의 미혹과 무명(無明)을 걷어내는 지혜의 상징이며 연등이란 지혜의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란다.

그러나 단순히 불을 밝힌다는 사실보다 “스스로를 태워 빛을 낸다”는 점에서 치열한 고행의 의미가 담겨 있단다.

접수대에서 연등을 받는다. 가족의 이름과 주소를 적은 명패를 붙여 빈 공간에 스스로 연등을 단다.

빼곡히 자리한 연등, 절집 뒷편까지 빈 자리가 없다.

전설에 의하면 통일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는 현암사를 떠나며 장차 금강에 세계의 호수가 생기고 이곳에 국왕이 머무는나라의 중심이 될것이다 라고 말 하였단다.

천년이 지난 지금.
대청댐이 미호(渼湖),청남대 맞은편이 황호(黃湖),조정지댐이 있는곳이 용호(龍湖).

그리고 청남대 라는 대통령 별장이 자리했으니 이또한 원효대사의 예언이 맞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사채옆 물가에선 무료 점심 공양이 실시되고 있다.
비빔밥 한그릇, 물 김치 하나, 절편 다섯쪽씩 모두에게  일사분란하게 배식된다.

따로 딱히 먹을만한 장소가 부족 하기에 앉는 곳이 식당이 된다.

다들 그렇게 편하게 먹으니 이상함이 없다.
정말 맛 있다.
절집음식이라 그럴까?

자원봉사 하시는 여신도님들의 수고가 대단하다.

음식준비해야지, 먹은것 설거지해야지,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배식 해야지, 바쁘기만 하다.  하지만 그들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게 봉사의 희열 아닐까? 아니면 부처님 자비덕일까.

대웅전, 용화각, 산신각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참배가 줄 지어 이어지고, 2층 강원에서는 스님의 법문 설교가 계속된다.

그 내용은 마이크를 타고 밖에 까지 똑똑히 들려온다.

법문이란 무엇인가? 깨닳음이란다
나눔의 정신과 자비가 함께 해야 한단다.

귀로는 법문을 듣고, 눈으로는 저아래 펼쳐진 대청호 주변 산하를 바라본다.

마치 명상이라도 하는듯 마음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조급함도, 무엇에쫓기는듯한 초초함도 없다.

마치 울타리처럼 산죽으로 둘러쌓인 대웅보전 앞.

그 정면에서 바라본 대청호는 구불어진 물길을 감싸 안으며 댐 상부로 물을 채운다.

앞에는 푸른물이, 뒤에는 잘자란 울창한 소나무가 절집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나보다.

아홉줄기의 물이모인 구룡산과 용이라고 표현하는 임금님(대통령)의 여름별장으로 자리잡인 청남대가 저 멀리 가물가물 보이는곳.

그것도 이절의 또 다른 인연이지않을까?

참 아름다운 풍경, 절묘한 자리에 산사가 자리잡았다.
연등이 바람에 일렁일때마다  또 다른 색조의 물결을 만든다.
그 아래 오가는 신도들의 모습이 한없이 선량하게 비추어진다.

 모두들 참배 하면서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가족의 행복, 가족 구성원의 건강, 어려운 경제현실을 타개할수 있는 지혜를 구하지 않았을까?

2009년 부처님 오신날
나는 그렇게 현암사에서 또 다른  삶의 세상을 느낄수 있었다.

나무아비 타불, 합장.
청원군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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