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를 찾아 가는길.
여유로운 길은 서둘지 않아도 빠르게 간다.
대전에서 공주를 거쳐 갈산을 경유, AB지구 가는 방향으로 핸들을 잡는다.평일이라 그런지 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다.
잘 닦여진 국도 길,
면적 기준 비율로 우리나라처럼 도로가 잘 만들어진 나라도 드물단다.
경부선을 축으로 연결된 고속도로, 그리고 그와 접속된 국도들,신설되는 도로는 시원스레 뚫어진 4차선이다. 산이 나오면 터널을 뚫고, 강이 있으면 다리를 놓아 연결된다. 못가는 지형이 없다.
예전처럼 산자락을 따라 돌아가는 길은 없다. 칠갑산 휴게소를 넘는다.
천장호 호수에 놓여진 출렁다리가 저 아래 보인다. 청양에 다다르자 온통 고추 모양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가로등이 그렇고, 군 홍보 간판엔 고추가 빠지지 않는다.
작지만 맵기로 소문난 청양고추.
청양군의 심볼이 되었나 보다.
칠갑산 노래가 구성지게 들려온다, 주변은 온통 초록 물결이다. 차창을 열자 신선함이 차안을 가득 채운다. 향기짙은 아카시아 향이 따라 들어온다. 얼마나 많은 꽃이 피었기에 달리는 차창 속으로 계속 그 향기는 따라 올까?
이정표 하단에 안면도꽃박람회 가는 길이 별도로 붙여졌다. 길머리 어두운 사람들에게 바닷가 등대처럼 희망의 모습으로 각인된다. 그길 따라 달리면 된다.
행사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고가 배어져 있음 실감케 만들었다.
이렇게 달리다 보니 거의 안면도에 가까워졌나 보다.
관광버스가 점점 늘어나고, 차량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아침에 서둘러 떠난 배꼽시계는 그 경보를 울리기 시작한다.
잠시 점심식사를 위해 간월도 주변으로 방향을 튼다.
간월도는 물이 빠져 있었다.
그 조금 못미쳐 언덕위의 깔끔한 2층집 식당, 맛동산에 오른다.
2007년 문화관광부 선정 한국 맛있는 집 100집에 선정된 유명한 식당이란다. 명성에 걸맛게 조금 이른 점심 시간이었지만 단체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된장국이 함께 나오는 굴밥정식이 이집 주메뉴란다.
정말 맛있었다.
시장기도 한몫했지만 간장에 비벼먹는 싱싱한 굴밥은 특허 받은 음식다웠다.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 빈자리가 없다. 주방도, 종업원도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정식 1인분에 10,000원. 밥값이 싼 것은 아니었지만 싱싱한 굴과 땅콩, 호두, 콩을 함께 넣은 밥은 웬만한 한정식보다 더 맛있었다.
구수한 누릉지맛도 한몫 거들고---.
이제 안면도로 향한다.
바다를 메워 만든 서산 AB지구 방조제를 달리는 길.
지도를 바꾼 대역사였다. 고 정주영 현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그 유명한 폐선박을 이용한 물막이공사 현장,
지금은 양측으로 나뉘어져 한쪽은 바다가 되고, 한쪽은 농장이 되었다.
안면도에 접어들었다.
나는 안면도 방문이 처음이다.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굳이 섬이라는 표현은 안해도 될 듯 싶다.
예쁜 펜션이 즐비하고 안면송이 유명한 휴양지.
지금 그곳에선 꽃, 바다, 그리고 꿈이라는 주제로 2009년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내가 찾아온 목적지에 도착했다.
안내경찰들의 수신호에 따라 넓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대형 소형으로 구분된 대형 주차장.
관광버스가 빼곡하다.
버스 유리창엔 학생들 야외학습, 노인회, 단체마을, 야유회등 안내판이 붙어 있다.
그늘진 곳엔 싸가지고 온 음식으로 여기저기 모여 앉아 식사도 하고, 소주도 한잔하시는 모습들이 참 밝아보이고, 즐거워보이신다.
바닷바람이 뜨거운 한낮의 온도를 시원하게 만든다.
한참을 걸어 입구에 도착해서 관람회장에 들어선다.
사람들이 많다.
온통 꽃과 사람들 뿐이다.
안내서를 받아본다.
45만평방메터의 면적, 7개의 실내전시관과 15개의 야외 테마 공원으로 만들어졌단다.
어디를 먼저 보아야 할까?
우선 줄이 늘어선 실내전시관을 피해 야외전시장을 돌아본다.
여기도 꽃, 저기도 꽃. 그리고 관람객이 어우러진 전시장.
테레비 화면에서 집중으로 보여준 꽃으로 장식하여 만든 숭례문.
화재로 소실되어 더욱 가슴아픈 그 상처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몰려, 기념사진 찍기 바쁘다.
인기 만점이다.
아마도 꽃 박람회 심볼이라도 된 듯 싶다.
조롱박 터널에 들렀다.
만여 개의 조롱박을 만난다.
머리위로 주렁주렁 달린 각양각색의 조롱박, 그리고 뱀 모양으로 길게 내려온 오이.
참 잘도 키웠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분재원을 만난다.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분재를 전시해 놓은 곳이다.
기형의 모습, 그 모습에도 굳건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
조금 애처롭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생명의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다.
10억원을 호가한다는 상나무 분재.
아니 실제 6억원에 팔렸다는 소문의 그 분재 상나무는 생명체가 아닌 예술품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상나무부터 소사나무, 소나무, 벚나무에 이르기까지 기기한 모습의 분재들이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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