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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한잔의 여유 - 산 위에 올라…/DY 엔지니어링 대표 / 수필가 최한용
   
 
   
 

산에 오름니다. 날씨는 뜨겁지만 산속길은 그늘의 연속입니다.녹색의 터널입니다. 참 좋습니다.
신록예찬이 머릿속을 채웁니다. 아름답습니다. 자연은 손대지 않은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가 봅니다.

칡넝쿨이 얼키고설키고, 구부러진 가지가 땅으로 향하고 담쟁이가 나무를 타고 오르고,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아 집을 만듭니다.

왜 말라버렸는지는 몰라도 키 큰 아카시아 나무가 생명을 잃어버렸습니다. 덕분에 그 아래땅에는 새로운 숲이 만들어집니다. 아카시아 그늘에 밀려 싹을 틔우지 못한 것들이 때를 기다린 듯 새 생명을 밀어 올립니다.

이렇듯 한 생명이 다하면, 다시 그곳엔 또 다른 생명이 꿈을 키워갑니다.

산 그늘. 도시민을 위한 산책길이지요.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체육시설도 많고, 쉬어 가시라고…벤취는 물론 정자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음료대도 있습니다. 경사가 심한 곳에는 나무로 계단도 듬실하게 만들어 놓아 오르기 편합니다. 맨발로 걸어 가시는 분도 계십니다.

다람쥐와 청솔모가 숨박꼭질이라도 하는 듯 이리저리 야단법석입니다. 새소리도 청아하게 귀를 울립니다. 저 골짜기에선 꿩 소리도 들립니다.
서두르지 않은 길, 거의 정상에 왔습니다. 땀이 등을 적셨습니다. 그늘이 많았지만 오르는 길은 역시  힘이 들었나 봅니다. 가쁜 숨이 쉬어지고, 이마엔 땀이 흐릅니다.

정상입니다.  이곳엔 산불 감시 초소가 있습니다. 산에 오른 사람이 쉬어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배낭을 엽니다. 준비해 온 오이를 먹습니다. 수분이 많아 산에 오를 때 아주 좋은 간식입니다. 사각, 사각…, 씹는 맛도 좋습니다.

저 아래 우리들 삶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아파트가 성냥곽처럼 서 있습니다. 고층도 있고 저층도 있습니다. 신축된 단지도 있고, 오래된 단지도 있습니다. 사각 유리창. 그리고 콘크리트 구조물. 그속엔 어떤 삶들이 펼쳐지고 있을까? 행복할까? 아니면 삶의 고뇌에서 방황할까?

옆으로 조금 긴 모습의 아파트가 평수가 넓겠지요. 높이는 같습니다. 하지만 크기와 내부 마감이 다르겠지요. 사방을 둘러 보아도 아파트가 대부분입니다. 주택 단지는 그리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산위에 부는 바람은 정말 시원합니다. 고마운 바람입니다. 이마의 땀을 식혀주기에 충분합니다.       녹색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지요. 신선합니다. 에어컨 바람이 차가울진 몰라도 산위 바람처럼 신선하지 못 합니다. 선풍기 바람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초소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다보니 사르르… 졸음이 찾아옵니다. 두팔 뻗고 누웠으면 좋으련만 나만의 공간이 아니기에 보온병에 담아온 따끈한 커피를 한잔 마십니다.

산 위에서 마시는 커피. 먹어 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향긋하고 입안이 개운합니다. 참 좋습니다. 어느 고급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 것보다 더 좋은 이유는 무얼까?
산이라는 자연에다가 근육에 쌓인 피로가 씻기는 느낌때문이겠지요. 또 하나 맛있는게 있습니다.  

라면 입니다. 쫄깃한 라면. 산에 오르느라 허기진 배를 만족시키기에 으뜸이지요.
하지만 요즈음은 모든 산에 화기용품을 지참할 수 없어 그 맛을 느껴본 지도 참 오래되었습니다.       늘 지금도 산에 오르면 라면 생각이 혀끝을 맴돌게 만듭니다.

산.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어 좋은 산. 험하지 않고 운동화 하나 신으면 언제든 오를 수 있는 산. 거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오르는 산. 특별히 일정 잡지 않아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 산책삼아 오르는 산. 더위 피해 오르는 산. 아이들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산.

작은 계곡이라도 있으면 더욱 좋고, 여름엔 그늘이 많으면, 가을엔 붉은 단풍 이파리 볼 수 있으면,       겨울엔 하얀 상고대라도 만날 수 있으면….
그런 산이 좋습니다. 산에 대한 예찬은 해도해도 끝이 없나 봅니다. 초록의 신선함, 왕성한 그들의 성장력. 바람에 일렁이는 잎새들의 부딪힘 소리.

숲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고귀함. 벌과 나비. 그리고 이름모를 곤충들, 새들의 날갯짓, 야생 동물들의 울음소리. 숲에서 만나는 작은 야생화 한송이. 알알이 영글어 가는 밤과 도토리 알갱이 모습.

그런 산을 나는 자주 오릅니다.     어제 작은 산을 다녀 왔습니다.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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