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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던 날, 하늘물빛정원을 가다茶한잔의 여유

                                                                       최한용 DY엔지니어링 대표/수필가

 

   

 하늘 물빛정원을 찾아가는 길. 그 길은 마치 내가 어릴적 겨울방학때 외가집 찾아가는 길과 너무도 흡사했다. 대전에서 금산가는 국도길, 머들령이란 터널을 빠져나와 추부로 가는 길로 들어서 곧바로 우측으로 U턴하면 길은 시작된다. 도심에서 벗어나는 시골길이다. 콘크리트 포장길 옆에는 농가들이 몇 채 아담하게 자리하고, 밭과 논이 연결된다. 단지 다른 점은 그땐 걸어서 신나게 외가집을 찾아갔지만, 지금은 차로 가는 것만 다르다.

조금 오르면 장산 저수지가 넓게 나타난다. 그리고 그 뒷편으로 만인산 자락 지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내 외가집도 그랬다. 농사용 저수지가 있었고, 참나무가 빼곡히 산을 메운 작은 동산자락 아래, 초가집이었다.

어머니는 꼭 소주 한병과 과자 한봉지를 사주시면서 갖다드리라고 했다. 외할아버지는 소주를 무척 좋아하셨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겐 짧은 기간이었지만 외가집 가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 없었다. 특히 외할머니가 나를 무척 귀여워하셨다. 그리고 올 때면 주머니에 꼭 용돈을 넣어주셨다. 그렇게 사랑을 주셨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초등교 졸업무렵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후 외삼촌 내외가 계셨지만 외가집은 점점 멀어만 갔다.

마치 오늘 찾아가는 하늘물빛정원 가는 일이 꼭 그 당시 길과 그렇게 흡사할 수 없다. 그 당시 도로는 포장 되지 않았고, 집은 모두 초가집이었지만 그 모습만이 바뀌었을 뿐 구불구불한 길, 물이 그득한 장산 저수지. 뒷편 지봉산 자락. 그 머들령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는 아직도 내귀에 머문 그 당시 소리가 재연되는 듯했다.

그날 모처럼만에 흰눈이 펑펑 내렸다. 길에 쌓일 정도였다. 하늘물빛정원은 관광농원이다. 산자락 아래 장산 저수지를 낀 산책로 중심과 전통 숯가마 찜질방, 교육, 세미나, 연수가 가능한 시설을 갖춘 레저 관광시설이다. 조경도 예사롭지 않았다. 값진 나무와 석조물이 적당히 배치된 건물, 그리고 휴식시설, 모두가 좋아보였다. 햇살 화창한 봄날. 나무들의 잎새가 푸르게 피어날때쯤이면 연초록 잎새와 꽃들의 향연, 그들이 비친 맑은 연못의 어울림이란 환상의 모습이 될 듯싶다.

눈이 제법 내린다. 우선 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간다. 밝게 맞아주시는 종업원들의 환한 웃음에 친근감이 느껴졌다. 온풍기의 뜨거운 열기가 밖의 추위를 금세 잊게 만든다. 참나무향 가득히 배인 삼겹살, 인삼 한우, 인삼 튀김도 있다. 눈 내리는 창가쪽에 자리잡고, 삼겹살의 오묘한 맛에 빠져든다. 야채 등 추가되는 반찬은 셀프란다. 찜질방에서 곧바로 식당으로 오신 손님. 땀복을 흠뻑 적신 상태로 식사를 하신다. 하루의 쉼이다, 뜨거운 전통 숯가마에서 땀을 흘리고…. 식사를 즐기고, 다시 땀을 흘리는 24시간 연속 운영되는 찜질방, 식당이다. 맛도 있지만 눈 내리는 호수가를 바라보며 먹는 풍경의 호사함에 몸도 녹아든다. 조경수도 그저 심겨진 것이 아니다. 금년에 오픈되어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해 그렇지 자리 잡으면 아름다운 명소가 될것 같다.

이곳은 보,만,식,계, 3구간이라 해서 대전시내 주변산을 하나로 이어주는 길이기도 하단다. 보만식계란 보문산, 만인산, 식장산,계족산을 의미하는 산행길을 말한다. 서울에서 불,수,사,도,북이라 부르는 5개산과 같다.불수사도북이란 불암산, 수락산,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모아서 즐기는 산행코스를 그렇게 부르고 있단다.
식사를 마치고 눈 내리는 주변을 둘러본다. 머들령 계곡에서 흐르는 계곡, 주변도 자연석으로 예쁘게 배수로를 만들어 저수지로 연결했다.  꽃나무도 많이 보인다. 각종 수목이 심겨지고, 연수원도 예쁘게 자리 잡았다. 연못가 주변도 자연석으로 예쁘게 단장을 했다. 뚝버들이 연못가에 심겨졌고, 가지가 치렁치렁 바람에 나부낀다. 아직 입구에 문을 열진 않았지만 찻집으로 보이는 예상을 뒤엎는 예쁜 집이 자리했다. 연못도 이곳 농원의 소유란다.

서설이 소복히 내려쌓인 하늘 물빛정원. 대지는 눈으로 덮혀졌다. 나뭇가지에도 하얀 눈꽃이 피었다. 소나무 가지에 쌓인 눈이 마치 하얀 털모자를 쓴 모습이다. 새들도 눈을 만나 즐거운듯  이리 저리 날아오른다. 지나는 바람은 나뭇가지 위 하얀 눈을 떨구고 간다. 눈 내린 주변길을 걷는다. 바람이 차다. 외투깃을 올리고 뽀드득~~ 뽀드득~~ 눈 쌓인 길을 걷다보니 자꾸만 어릴적 외가집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외삼촌은 닥나무 가지로 만든 작은 활 모양의 새잡는 기구로 눈오는 날이면 새도 많이 잡았다. 먹이로 조를 달아 놓으면 새가 날아와 먹이를 먹다가 튕겨져 새목이 조여지는 방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원시적인 방법이었지만 그 당시는 참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방안에 숨어 작은 창으로 내다보고 있다가 새가 잡히면 금방 뛰어나가 가져오곤 했다. 털이 대부분이라 작은 살점이었지만 맛은 어느 고기에 비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치킨, 피자 등 간식거리가 넘쳐나지만 그 당시는 고구마, 감자 구워먹기와 새라도 잡으면 구워먹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 이후 산탄 공기총이 보급되면서 그런 원시적인 새잡이는 뒤로 밀려 날 수 밖에 없었다.

눈이 머리에 내린다. 옷에도 쌓인다. 다시 식당에 들어가 온풍기로 몸을 녹이고, 뜨거운 커피로 추위를 쫓는다. 컵을 통해 손으로 전해지는 따스함. 커피 향, 그윽함이 입안에 남는다. 금산 가는 길이면 자주 들를 수 있을 것 같다. 저수지 주변도 산책하고, 가볍게 식사도 하고, 시간 여유 있으면 찜질도 하고…. 대전에서도 금세 갈 수 있어 좋다. 잘 만들어진 대전-금산간 국도 덕분에 막힘없이 달려갈 수 있다. 꽃피고 새가 우는, 새싹 활짝 돋는 봄날 오후. 이곳은 또다른 명소로 바뀌어져 있을 것 같다. 봄날은 너무 기다리기 지루할까? 아니면 내일 당장 또 가도 좋은 곳, 그게 하늘물빛정원 풍경이다.

하늘이 내려앉은 곳. 바람도 쉬어 가는 곳. 물빛 아름다운 깨끗한 호수가 머무는 곳. 서로 서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조경수가 있는 곳. 사계절 꽃이 피는 곳, 지금은 눈꽃이 피었다. 쉼이 있는 곳, 건강이 함께 하는 곳. 참나무 향이 배어나는 삼겹살의 맛이 유혹하는 곳. 추부의 영양식 추어탕도 함께 하는 곳. 하늘이 내린 선물, 금산 인삼이 있는 곳. 구부러진 외길이 더욱 정겨운 곳. 청둥오리 날아드는 곳. 만인산 맑은 바람이 내려오는 곳. 그곳이 ‘하늘물빛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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