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최한용과 茶한잔의 여유를…
영원한 벗, 초등학교 졸업반 친구들
 

영원한 벗, 초등학교 졸업반 친구들


초등교 총 동문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

가슴부푼 꿈과 옛 생각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찾는 내 고향, 충주 시골 동네로 향한다.

굳은 날씨, 바람불고, 비 내리고, 춥던 날씨도 오늘은 감쪽 같이 사라지고 맑은 햇살 내리는 전형적인 봄날.

하늘도 우리들의 만남과 놀이를 축복해 주는 듯했다.


매년 4월말 마지막 주 일요일,

초등교 총 동문 체육대회가 열린다.

총 동문회에서 주관하고 매년 주관기수가 바뀌어 가며 책임을 맡는다.

하지만 가는길이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구제역 발생으로 충주지역에 방역 비상상태가 발령되었기 때문이다.


청주와 충주를 잇는 36번 국도, 중부 내륙고속도로 충주 IC 근방은 요소요소에서 방역 살포가 실시되고 있어 차량은 밀리고…

하지만 누구 하나 불만을 제기할 수 없었다.

해당지역 농가 인근에서는 살 처분이 진행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역역했다.


하지만 예정된 행사는 취소없이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차랑지체로 예정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보니 학교주변은 몰려온 차들로 빼곡했다.

진행요원들의 헌신적인 배려로 어렵지않게 주차를 하고 정문으로 향한다.

학교가 고향 근처에 있지만 오가는 길이 아니어서 늘 이맘때가 아니면 가기 어렵다.

이번 주관 기는 40기였다. 우리가 29기이니 11년 후배들이다.


이번이 개교 80주년.

우리가 1964년 2월에 졸업을 했으니 대충 세어도 46년이 지났다.

강산이 세번이상 바뀐 시점이다. 학교 부지는 변함이 없건만 교실과 부속 건물은 그 당시 모습이 아니다.모두 바뀌었다.


콘크리트 스라브 2층구조로 깔끔하게 변했다. 교문은 그 위치 그대로, 주변 조경수도 멋지고 예쁜 나무와 꽃으로 대체되었다.

단지 한그루, 교사 동편 느티나무는 그 당시 나무였다.

세월의 흐름을 나무가지에 걸치고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 아래 새로 만든 물레방아는 쉼없이 돌아간다.


접수를 마치고 운동장으로 들어선다.

내가 학교 다닐때처럼 교무실앞 교단을 중심으로 여러 갈레의 줄에 매달린 만국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마치 꼬맹이 시절,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 뛰놀던 운동장 모습이다.


본부석을 중심으로 양 옆, 그리고 맞은편엔 각 기별 숫자가 적힌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우선 29기가 적힌 천막을 찾아 우리 친구들을 만난다. 아직 조금 일러서일까?

많은 친구들이 모이진 않았지만 곧 달려 오리라.


운동장 중앙에선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주 보이는 교실이 예쁘고, 깔끔하고, 깨끗하다.

교실도 많고 특수실도 많다.

지금은 전교생이 51명이란다.

우리가 다닐땐 전교생이 700명이넘어 늘 교실이 비좁고 모자랐는데…

그래서 강당도 2개 교실의 중간벽을 열어 학예회, 졸업식 등을 거행 했는데…

참 많이도 변했고 시설도 몰라보게 바뀌었다. 고급화되었다.


총 학생이 51명, 이러다간 근교 학교와 통합되어 모교가 폐교되는 것은 아닌지…

슬픈 걱정이 앞선다.그럴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농촌에 젊은이들이 없기에 아이들 울음소리 듣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모두들 산업화 영향으로 도심으로 일자리 찾아 떠났기 때문이다.

농촌엔 나이드신 분들 뿐이다.

게다가 일부 젊은이들은 아이들을 도심 학교로 보내기도 한단다.

그러니 점점 취학 아동은 줄어 들수 밖에…


이렇게 매년 실시하는 총 동문 체육대회는 고향에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어릴적 같은 고향이였지만, 서로 다른 기수의 사람들은 연락이 되지 않아도 이곳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

앞 동네, 뒷동네, 아니면 저 고개넘어 동네까지…

모두들 한자리에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은 물론 서울, 부산,대구등 타 지방에서도 많이들 오신다.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다.

젊은 후배들은 거의없고 40이 넘어야 찾는단다.

그 중 5~60대가 주류다.

고향에 대한 향수가 그들을 불러 모은다.


서로가 타지에서 바쁜 삶을 살아 오셨기에, 이젠 나이도 있고 고향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고, 어릴적 세상과 친구들이 그리워지나보다.

내 누님과 형님 친구분들도 많이 오셔서 만나 뵐 수 있었다.

형님은 오셨지만 제천에 계시는 누님은 가족 친척분의 결혼식 중복으로 못 오셨단다.


누님을 찾는 어르신께 전화를 연결시켜 드렸다.그리 먼곳도 아니었는데 만나지 못 하셨단다 얼마나 반가워 하시던지…

같은 고향이셨기에 저의 얼굴을 기억하고 계셨던 것이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음료와 떡, 그리고 고기류, 술, 안주 등으로 천막 그늘에 앉으셔서 옛 얘기에 시간 가시는 줄 모르신다.

정말 오랜 만에 만나도, 아니 졸업후 처음 만나셔도 살던 동네와 이름을 거론 하다 보면 그 옛날 얼굴모습이 아직 남아있음을 알수 있다.


6년을 같은 학교 운동장에서 뛰고, 공부했기에 그 기억이 남아 있으리라.

도심의 학교처럼 같은 졸업생이 몇 백명이 아니고 많아야 2개반 정도 였으니까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는 것인가 보다.


이런 모임은 총 동문 체육대회라기 보다 총 동문들 만남의 장이다. 운동장에서 100M 달리기, 400M 계주 달리기 보다 서로 얘기하고 밥 먹으며 그 옛날 어렵던 시절을 더듬어 봄이 더욱 재미있다.


그래서 일까? 주최측도 체육대회는 1부로 마치고, 2부터 4부 까지 연예인 초청행사를 마련했단다. 가수 배일호씨도 오셨고 SB 프로덕션에서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순서에 의해 분위기를 끈다.

술잔도 함께 나누며 무대도 보면서 옛 벗과 얘기도 나누고…

장이 무르익는다. 누가 나오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무대 앞은 벌써 춤판이 된다.


음악도 한껏 분위기를 올리고, 가수뒤 백 땐서들의 현란한 몸 동작도 흥을 돋운다.

사회자의 넉살스런 개그와 짙은 농담도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 낸다.


중간중간 선물을 주는 퀴즈 맞추기도 사람들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행운권 선물중엔 대형 최신 냉장고 부터 대형 TV 등… 상품이 많이 쌓여있다.


내년에 주관할 41기, 차기 동문들도 유니폼을 갖추어 입고 써비스에 한창이다.

즉석 바베큐 요리가 가능한 리어카를 끌며 잘 익은 고기랑, 생맥주 등을 관객들 사이를 오가며 제공한다.

내년에 더 잘 모시겠다는 각오다. “내년에 꼭 다시 와주십시요”라는 안내 프랑카드도 펄럭인다.


점심은 학교 급식식당에서 주관기수 부인들이 준비했다.

앞 치마를 두르고, 싱글싱글 미소 짓는다.


아이들이 쓰는 작은 식판, 앙증맞다. 고기국과 밥, 반찬도 푸짐하고 맛있게 준비하셨다.

그리고 식탁엔 부침개도 별도로 올려졌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모두를 즐겁게 만든다.


식사후 다시 시작된 연예인 초청 행사.

대중가요와 춤이 어우러지고 흥이 학교 운동장에 넘쳐난다.


맑은 날씨.

화사한 봄 햇볕, 가끔 불어주는 살랑 바람은 뜨거운 열기를 식혀준다.

대낮이지만 분위기에 젖다보니 일부 사람들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르셨다.

주고 받는 술잔 때문에….


벌써 날은 오후로 향해 치닫는다. 먼곳에서 오신분들은 일부 떠나시는 분들도 계시다.

내년을 약속 하시면서….


이런 모임은 고향 만남의 장이다.

서로가 서로의 소식을 궁금해 했다.아니 보고 싶어 했다.

말못할 순수한 짝사랑의 연인도 볼 수 있었을테고, 그리워 했던 사람들의 소식도 접하고…


사람이 그립고, 정이 그립고, 추억이 새록 새록 살아나기 때문이리라.

오랜만에 만나서 그립던 학교도 한 바퀴 돌아보면서,우리가 여기서 무얼 했는데했는데 하면서 어렵던 시절을 회상 하시는 것이다.


지금이야 삶이 풍요로워졌지만 50여년전만해도 너무 어려웠다. 너무 못살았다.

끼니도 건너 뛰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교복은 물론 옷도,신발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도시락은 남의 얘기였고,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퍼올린 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보릿고개라 했던가…

모두가 그런시절을 기억하며 이 아름다운 봄날,

교정에 모여 하루를 즐긴 총 동문 체육대회.


벌써 내년이 기다려 진다면 그건 너무 성급한 내 욕심일까?

금산신문  webmaster@igsnews.co.kr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