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젠 그 옛날 담배 인심보다 후해졌다
대한민국 어디가나 커피 마시기는 물 먹는것 다음으로 쉬워진 느낌이다.
그 만큼 커피가 일상화 되였다. 자판기도 많지만 어느 식당을 가나 커피는 이제 써비스의 기본이 되었다. 단지 셀프라는 글씨만 적혀 있을뿐---.
1회용품 규제로 동전을 넣어야 한다고 요구하다간 야박하다고 투덜댈지 모른다.
그러다보니 온 국민이 커피 맛에 중독(?)되어 버린 것 같다.
이렇게 대중화 된것의 일등공신은 역시 커피믹스 때문이리라.
정수기 보급으로 늘 뜨거운 물이 어디에서나 공급 가능하고
커피,설탕, 프림이 함께 들어 있어 별도 준비가 필요치 않고,
종이 컵의 대량 보급으로??잔 준비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빨리, 빨리 문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기막힌 아이디어 상품이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이마트에서 라면과 쌀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커피믹스란다.편의점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이 커피란다.
1980년대중반까지만 해도 커피는 그렇게 쉽게 마시기 어려웠다.
물을 끓여야 하고, 커피를 타고, 기호를 잘 몰라 늘 설탕과 프림을 별도로 준비 해야했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에선 여직원들의 일상업무가 되다시피 했다.
예산의 어느 학교에선 여 선생에게 시킨 커피 심부름이?인격 문제로 불거져?
교장 선생님이 끝내 자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젠 커피 타는 여직원은 없는것 같다.성 평등원칙이 자리잡은 것도 이유이지만
자판기와 커피믹스의 영향이 더욱 크지않을까?
그러다보니 잘 아는 일본인 상사맨은 대한민국은 공화국 천지라고 비아냥 대기도 한다.
아파트 공화국에서 이젠 커피 공화국까지 석권 했단다.
빌딩이나 주변 상가엔 커피 자판기가 즐비하다.커피 전문점도 많고---.
나는 해외출장을 가면 우선 챙기는 것이 커피믹스다.
외국은 커피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우선 믹스 맛에 중독된 내 입맛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가방에 넣고 가기 편하고, 변질 될 우려없고,?깨어질 이유 없으니 얼마나 편한가.
외국의 호텔에서 뜨거운 물 준비는 기본으로 되여있기에--.
참 편하고, 싸고, 달달한 그 맛이 좋다. 입안에 남는 향긋한 느낌도 좋다.
언젠가 부터 커피믹스의 칼로리가 생각보다 높다고 해서설탕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왔고, 아예 커피만 들어있는 제품도 있다.
누군가는 믹스가 진정한 커피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마시는 사람이 즐기면 되는 것 아닌가? 커피는 비싸야 한다는 생각은 옛날 다방시절이나 호텔 커피숍 개념의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믹스커피에 ?입맛이 맞추어져 있기에 어쩔수 없나보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스타벅스,커피빈, 할리스,엔제리너스같은 외국 브랜드의 커피 전문점도 많이 생겨났다. 커피만을 마시기 위함보다 분위기, 문화를 즐기기 위함도 한 몫 했으리라.
나는 커피를 무척 즐긴다. 식사후 한 잔은 이제 기본이 되였다. 식사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입안이 개운치않다.
무엇을 빼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그러다 보니 하루 5잔 정도는 늘 마시는 것 같다.
식사후 한 잔, 손님 만나면서한 잔, 거래처 방문 하면 또 한잔.
하지만 잠이 안 온다거나 위장이 쓰리다거나 한적은 아직없었다.
따라서 일부러 자제 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겠지만----.
옛날 시골에선 커피대신 숭늉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식사를 마치면 늘 숭늉으로 입가심을 했다.
내가 커피를 처음 대한것은 동네 분이 월남전에 참전후 귀국시 가지고 오신 C 레이션이 내장된 커피였다.
처음엔 그 맛이 그져 쓰기만 했다. 단지 커피를 마시면 잠을 쫓을수 있다는 얘기에 시험 공부때면 석유곤로에 물을 끓여 맛도 모른채 마시곤 했다.
그후 대학 입학후 학교 주변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 한것이 제대로된 커피를 마시게 된 시작점이였다.
누구는 악마의 유혹이라고 표현 하기도 했고, 누구는 영혼을 깨우는 향기라고도 했다.
또 시인에게는 영감을 주고음악가에게는 악상을, 철학가에게는 진리를, 정치가에게는 평등을 전한다는 커피.나는 그 향
이 좋다.흑암처럼 깊고 쓰고 매혹적인 향기는 축축 늘어진 몸과 마음에 신비한 힘을 주기도 한다.커피값도 각양 각색이다.
공짜 커피믹스부터 4만원이 넘는 코피루왁(사향 고양이 배설물에서 나온 원두로 만든 커피)이라는 비싼 커피도 있단다. 아직 마셔본적은 없고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적이있었다.
일본인들이 고급커피를 즐긴다는 얘기를 들은적은 있지만 그들도 간편한 우리나라 커피믹스를 칭찬하는 사람들이 많다.
쉽고 편함에, 그리고 무척 싼 가격에~~~.
한 박자 쉬어가는 시간이어야 할 커피마시는 시간도 자판기나 믹스커피 때문에 후후 불어가며 빠르게 마셔야 하는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모든게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쉼과 여유의 커피를 마시기 보다 식사후 반드시 마셔야 하는 통과의례로 바뀌어 가는것은 아닌지.이 아침, 믹스커피 한잔의 종이컵에서 온기를 느끼며 향기로운 향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커피 한잔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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