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한가운데 섰다.
봄은 꽃이 있어 좋고, 여름은 짙푸른 녹음이, 가을은 아름다운 단풍 때문에 겨울은 하얀 눈세상이 있어 사계절을 아름답게 만든다.
계절없이 늘 태양이 작열하는 적도지역 국가나 남극, 북극같이 일년 내내 만년설로 덮혀 있으면 얼마나 단조로울까? 물론 그러기에 그곳에는 살아가는 동ㆍ식물도 적지만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충분조건이 되지 못함은 주지된 사실이다.
4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 적당히 덥고 적당히 춥고 정말 살기 좋은 나라다.
깊고 높은 산도 많고 푸른 강도 많고 전 국토의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지 않은가.
전국 어디에서나 마음만 먹으면 당일 바닷가를 찾을수도 있고 주변 산도 언제나 오를 수 있다.
그런 금수강산에 봄이 왔다.
봄은 꽃세상이다.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복수꽃을 시작으로 노란 산수유, 매화,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 순으로 꽃을 피운다.
그러기에 봄은 연초록 새싹도, 새 잎새도 아름답지만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과 꽃나무들이 있어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아마도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꽃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그 아름다움에 또 어떤 꽃은 짙은 향기에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축하의 장소나 애경사에도 꽃색깔은 좀 다르지만 꽃으로 장식되고 있다.
우리는 꽃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식물은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다.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식물 스스로 열매 맺을 수 없기에 벌과 나비 같은 매개체를 끌어들여 꽃가루 수정을 한다.
그러면서 벌과 나비에게는 향기로운 꿀을 주며 그들을 유혹한다.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식물들은 스스로 움직여 다니며 사랑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는 어느 글에서 꽃이란 다름 아닌 식물의 성기 라고 적고 있다.
꽃은 참으로 다양하다.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생화도 있고 꽃집이나 가정에서 기르는 원예식물도 있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꽃을 재배하는 농가도 많고 단지화되었다.
외국에서 들어온 꽃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기에 꽃을 주제로한 박람회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고 신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물론 원예식물 또는 개량된 품종의 꽃도 아름답지만 나는 이곳 저곳에서 스스로 피어나는 야생화를 더 좋아한다.
특히 이곳 금산에는 1천 2백만평에 달하는 자연 꽃밭이 있다. 이러한 자연 꽃밭은 숲가꾸기, 금수강산 가꾸기, 1000개의 자연 공원 가꾸기 등 금산군에서 시행한 산림자원화 시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이제 확연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벌과 가지치기 등 적극적인 숲 가꾸기 덕분으로 숲의 구조가 가장 이상적인 복층림 형태로 변모되면서 자생화, 화목류 등 아름다운 자원들이 우리 눈에 보여지고 있다.
특히 산안리 보곡산골 산벚꽃 동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산벚나무 자생지 (약 200만평)로 알려져 있다.
매년 벚나무가 피는 군북 산안, 상곡, 보광리 일대 산벚꽃단지에는 보곡산골산꽃축제가 금산문화원 주관으로 열린다.
금년에도 4月 15日(金)부터 24日(日)까지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산길 따라 꽃길 따라 걸으며 느끼는 자연의 숨소리는 내재된 마음을 정화시킨다. 꽃도 만나고 사람도 만나고 그곳에서 정을 느끼고 생(生)의 찬미를 노래한다.
산 벚꽃이 만개 할 때쯤 금년에도 찾아가리라.
상곡리 방향 고개를 넘어 조금 내려가면 축제장이 나온다. 차를 도로변에 주차시키고 산길을 오른다.
흐르는 물줄기 소리 청량하고 활짝핀 벚꽃은 그야말로 꽃대궐을 만들었다.
완만한 경사길.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울창한 산길을 걷노라면 발걸음도 가볍다. 벚꽃 얇은 꽃송이를 만져 보기도 하고 냄새도 맡아 본다.
또 그곳엔 벚꽃만이 아니다.
진달래 붉게 피고 생강나무도 노랗게 꽃을 피운다. 그리고 무리지어 하얀 조팝나무도 아름답게 피운다. 임도를 따라 산안리를 한바퀴 도는 산행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특히 새로 만든 정자에 앉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진뱅이 마을을 내려다 보는 풍광은 자연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한 폭의 동양화인 동시에 우리 어릴 적 시절 마을을 보는 듯한 향수를 느끼게 만든다.
나는 벌써 그곳을 5년 연속 다녀왔다.
금년에도 또 가리라. 가서 꽃의 장관을 다시 한번 느껴 보리라.
봄의 한가운데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본다.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현직에서 뒷편으로 물러날때쯤 이곳 아름다운 금산 산자락에 허름한 농가를 한채 빌려 자연과 숨쉬며 텃밭을 가꾸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살고 싶은대로 한번 살아보면 어떨까?
격식과 남의 눈을 의식하기보다 그저 평화로운 마음으로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잠드는 그런 삶을 살고싶다. 고정 관념과 경계선 너머의 삶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리라.
단지 다른 사람의 삶을 의식하고 또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 때문에 모두들 망설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자신부터도 그렇다.
무얼 먹고 살지? 농사를 정말 짓고 살수 있을까?
어릴 적 일해본 경험으로 4~50년 지난 지금 그 방식대로 일해서 자급 할수 있는 식량은 비축 할수 있을까?
여름에는 모기 많고 벌레 많고, 겨울이면 꽁꽁 얼어 버리고 삭풍이 농가를 휘몰라 칠텐데 의욕 하나만으로 살아 갈수 있을까?
정말 마음 비우고 초야에 묻혀 살면서 “평화롭다”“만족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속으로 미소 지을 수 있을까?
그러면서 참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 할수 있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혹자는 어느 책에서 전원 생활에 매료되여 심산 계곡이나 산자락에 계획없이 정착한 사람중에 굶어 죽거나 자살한 사람은 없었다고 강조하며 적었다.
그와 반대로 도심 한복판에서 끼니 걱정 없이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 중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발생한다고 적고 있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인가 보다.
그래 그런 걱정은 닥쳐서 하자. 그래도 늦은게 없으니까. 미리부터 근심할 필요는 없겠다. 그래도 그 날을 꿈꾸며 시(詩)한구 적어 본다.
꽃씨를 심자.
어디를 둘러보아도 봄이다.
햇살 곱고 날씨 청명한 날.
개나리에도 작은 황금종이
수백 개 매달려 졌다.
이런 봄날에 꽃씨를 뿌려야 하는데
도심 콘크리트 아파트엔
내가 꽃씨 뿌릴 내 땅이 없다.
먼 훗날 허름한
빈농가 하나 빌려
담벼락 양지쪽에 화단을 만들어야지.
담 넘어 뒤에서도 보이는
키 큰 해바라기도 심고
온 여름 내 피고 지도록 백일홍도 심고
아이들 오면 손톱에 물 드려 줄
봉숭아도 심고
저녁에 꽃피는 분꽃도 심어야지.
그리고 닭 벼슬처럼 예쁜
맨드라미도 심고
앞쪽엔 잔잔한 채송화도 심어야지.
또 나팔꽃 오를 수 있도록
얼기설기 나무를 꽂아 주어야지.
그런 다음 무럭무럭 자라도록
김도 매주고 그들을 사랑해 주어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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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산 보곡산골 산벚꽃축제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