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소원면 바닷가에 자리한 천리포 수목원,2000년 세계수목학회로 부터 아시아 최초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 받은곳,엊그제 토요일, 그곳을 찾아 나섰다,대전에서 승용차로 2시간 거리.여름의 태양은 뜨거웠다, 국도변 길목마다 6쪽 서산 마늘 판매장이 줄지어 있고 곁드려 햇 감자와 양파도 팔고 있었다.
푸른 눈의 한국인 민 병갈(본명: Carl Ferris Miller, 1921~2002)씨가 1962년 만리포 해수욕장에 놀러 왔다가 주변 풍광에 매료되여 부지를 매입후 1970년부터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는 170,000평 규모의 자연 수목원이란다.
설립자는 2002년 81세 나이로 하늘 나라에 가셨고 지금은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40여년간 수목을 심고 가꾸며 키워온 꽃과 나무,풀들이 13,200종이 된단다.
대표수종으로 목련이 400여종,호랑가시나무가 370여종,동백나무,무궁화,단풍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더욱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란다.
출입구를 지나 상설 무대가 설치된 서해 전망대에서 일행은 기념 촬영을 마치고 수목원에서 배려 해주신 해설자 가이드를 따라 밀러가든 산책로를 오른다.
처음 만난 닛샤(Nyssa) 란 이름의 나무,국내엔 없기에 아직 한국이름이 없단다.
마치 우산살 처럼 가지가 아래로 퍼진 나무. 나무속으로 들어가니 마치 텐트를 쳐 놓은 느낌이다.
그래서 가끔은 젊은 연인들이 이 나무 안으로 들어가 밀어를 나누기도 한다는 해설자의 설명이다.
흙길을 타박,타박 걷는다.숲이 우거지고 나무 그늘 덕분에 태양을 피할 수 있어 여름에도 관람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단지 봄에 왔으면 더 많은 꽃을 만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천리포 수목원은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조경이라기 보다 하나,둘씩 심겨진 나무들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크고 성장해온 자연 친화적 공간이였다.
인공이 덜 가미된 순수랄까? 그런 느낌이 우선 와 닿는다.
하얀 모래사장이 바라다 보이는 해안 전망대.맞은편에는 낭새섬이라 이름 붙혀진 작은섬이 보인다, 이곳 천리포 수목원 소유 무인도란다.낭새란 바다 직박구리의 지방 이름이란다.
물 빠진 바다, 섬까지 걸어들어 갈 수도 있지만 지금은 통제중 이란다.물 빠진틈을 이용,동네 주민들이 홍합,바지락,굴등을 줍느라 해변가엔 사람들로 북적인다.전망이 좋다.
민 병갈 설립자는 이곳에서 출렁이는 파도소리, 하얀 모래사장,아름다운 바다풍경에 매료되여 여생을 보내셨단다.
바다내음, 풀내음, 꽃 향기,새소리,숲속의 신선한 피톤치드향에 스스로 빠져든다.
어느 누군가는 천리포 수목원을 신들의 비밀 정원이라 칭하기도 했다.
4계절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꽃들,촉촉한 습지,수련이 활짝핀 작은 연못, 그 연못에서 자생하는 곤충,물고기들,개구리모습, 잠자리~~~등 그런 순수한 자연 모습이 좋다.
급조된 인공의 깔끔함보다 느리게 형성되여 스스로 자라고, 뻗어나간 모습이 더욱 좋아보인다.
이곳엔 게스트 하우스도 있어 숙박도 가능하단다.초가집 형태부터,한옥스타일등 7개동 9실이 있단다. 여유롭게 가족들과 함께 와서 해수욕도 즐기고, 횟집에서 바다생선의 신선함도 맛보고,밤에는 하늘의 별도 헤아려보는 수목원안에서 보내는 하루밤도 좋으리라.
만병초원 작은 연못주변엔 진달래 꽃을 닮은 만병초가 활짝피어 이 초여름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물가의 갈대는 싱싱함으로 하늘향해 뻗어 오른다.
천리포 수목원하면 빠지지않는 사진이있다.초가집 형태의 구 행정 사무실 모습이다.
지금은 비어 있었지만 우리네 옛 초가집 형태라 더욱 정이 느껴진다.
천천히 숲속을 산책하며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질문도 하고 궁금함도 여쭈어본다.
나무의 생존전략이라든지,개화시기,꽃모양,열매의 형태,나무의특징, 쓰임새등---, 외국인이 조성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주변에서 만날 수 없는 많은 수종의 이름과 습성도 재미를 더해준다.꽃피는 봄도 지났건만 여름꽃도 많았다.
가이드 말씀에 의하면 4계절 내내 꽃을 만날 수 있단다.
천천히 여유롭게 돌아본 수목원, 그 숲과 나무향기로 온몸은 젖어들었다.
이제 출입구를 다시 나와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넘실대는 파도, 비릿한 바다내음, 길게 누워버린 하얀 모래사장,시원한 바다바람.좋다, 젊은 연인들과 단체로 M.T 나온 학생들이 많다.바다속으로 뛰어드는 젊은이들,옷이 젖는 것은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파도는 밀려오고 또 부서지고~~~~다시 밀려오고~부모따라 나온 꼬맹이들도 신났다.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달리기도 하고, 또 따라 들어가기도 하고~~.금강산도 식후경, 만리포 해변가에 즐비한 횟집들. 광어와 우럭이 수족관에 가득하다,이곳에서 삼겸살을 먹을 수는 없는법.우럭회와 매운탕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분위기때문일까? 맛이 정말 다르다.
하루해가 저문다.바닷가 저편에 붉은 노을이진다.밀려나갔던 바닷물도 다시 들어왔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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