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채구 가는날의 아침은 밝았다.
일정장소까지만 버스로 이동하고 구채구 입구까지는 걸어가야 한단다.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은 주변의 개울가를 가득채우고 힘차게 흘러내렸다.
버스가 정차하는 곳,어김없이 장사꾼들이 몰려들었다,기념품부터 과일, 모자까지~~~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사람들은 도착하는 버스마다 이리로 저리로 몰려다니며 물건팔기에 바쁘다,애절한 눈빛으로 호소하는 어린 아이들 모습도 보였다.
구채구 입구, 아침이라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 들었지만 준비된 대형 순환 버스가 좌석이 차면 곧 바로 출발하기에 밀려 대기하는 시간은 잠시뿐이였다.구채구 내는 일반차량의 출입은 통제되고 무료로 셔틀버스가 쉼없이 관광객을 실어나른다.차량마다 탑승한 티베 전통복장의 옷을 입은 가이드는 오로지 중국어로만 안내방송을 하고 있었다.
구채구는 고지대로 평지보다는 산소가 희박하지만 어제같은 고산증세는 느끼지못해 다행이였다.
맨처음 셔틀버스가 도착한곳,관광객은 이곳에서 내려 물의 세계를 만난다. 물의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곳이다.세상의 모든 색(色)이 펼쳐지며 흐르는 호수. 아---이토록 맑고 깨끗한 물이 있을 수 있을까?
경계선은 사라지고 물위에 산이있고 나무가 있다.쉼 없이 흐르는 물의 장관.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아니면 고요히 호수에 갇혀버린 청정수. 속이 훤히드려다 보이고 물속의 나무 잔재마져 하나의 유리관속에 내장된 느낌이다.
티베트의 9개 소수민족 마을이 살고 있던 곳을 중국정부가 관광지로 개발하여 1987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였다고 한다.지금도 일부가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중국정부에서 그들에게 입장료 수입의 3%를 제공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산속의 호수, 이름뒤에는 바다해(海) 자가 붙은곳이 많았다.. 호랑이 해(海)도 있었다.
이곳 구채구에는 141개의 호수와 17개의 폭포가 있단다.지정된 통로를 따라 오르며 물과 자연의 조화,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는다.정말 멋진 풍경이다. 물의 흐름도 이렇게 멋지게 연출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자연 그대로 모습에서 더욱 경로움을 느낀다.
어느 멋진 인공 음악분수도 이 모습을 따라 갈 수 없으리라. 세상의 푸른빛 계열의 색은 이곳에 다 모아놓은 느낌이다.
흐르는 물의 힘으로 마니차를 돌리고 있었다. 물레방아가 아닌 마니차. 한번 돌릴때 마다 둥그렇게 말린 불교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고 믿는단다.
년중 무휴, 얼마나 많은 경전을 쉼없이 누구를 위해 저 물은 읽어대고 있을까?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낙일랑 폭포"를 간다.
구채구는 낙일랑 폭포를 기점으로 "Y" 모양으로 양분된다.
물방울이 시원스럽게 낙하하는 낙일랑 폭포.구채구에서 가장 규모가 크단다.
나이아가라처럼 거대함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일정량의 물이 강약을 조절하듯 떨어진다.물과 숲,맑은 공기,들려오는 바람소리,새소리--.가슴속 까지후련하게 만들며 청량감을 준다.사진찍기 좋은 장소. 오는 사람마다 폭포를 배경으로 셔터를 눌러댄다.
해발 3,200미터에 위치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장해로 오른다.
구채구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지고 수려한곳이란다.그곳에서 도보로 계단을 따라 오채지로 내려온다.에메랄드와 비취빛이 강열한 오채지.이곳의 물은 어찌도 이리 맑을까?
아무리 오염원이 없어도 물 자체가 저렇게 푸르게 보일 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오르는길과 내려오는 길이 늘 다른 중국 관광지.그 덕분에 내려가는 사람, 오르는 사람의 정체가 생기지 않아 더욱 좋다.티베족의 일상과 집도 드려다 보고 그들이 판매하는 관광상품을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이국풍경에 재미가 쏠쏠하다.
야크 뿔과 털로 만든 기념품, 이곳 고산지대 야생화 꽃에서 추출했다는 자연 꿀,바람에 나부끼는 타르초 소리,곳곳에 설치된 마니차 돌리기 체험등도 재미있다.마니차도 마음대로 돌리는 것이아니고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한단다. 어느곳은 관광객을 위해 진행방향을 화살표로 표시놓은곳도 있었다.
내려와서 이번엔 "Y" 자형태의 반대방향인 진주탄 폭포로 향한다.
원시삼림을 필두로 자연속에 빠져들며 졸~,졸~,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며 설치된 통로를 따라내려 오면 넓은 면적에 심한 낙차를 이루며 거세게 내려 쏫는 진주탄 폭포를 만난다.
자연이 만든 또 다른 걸작품이다.
풍부한 수량에 물 튀어 오르는 모습도 아름답고 웅장하다. 흘러내린 물줄기는 한곳으로 모아져 힘차게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린다.
물소리에 귀를 맡기고 눈은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에 맡겨버린다. 오감이 짜릿함을 느낀다.
호수에 비친 물속세상, 물속의 풍경이 실체인것처럼 착각에 빠진다.
산과 호수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너무 물이 맑기에---.너무 물이 맑으면 고기가 살수 없다는데 이곳 구채구 호수엔 산천어(?)가 살고 있었다.
동화속을 거닐던 모습의 아기자기한 물 줄기,나무와 숲, 낙차,티베트 마을, 바람에 펄럭이는 타르초,순박한 모습의 티베인,야크 고기의 고소한 맛,만년설을 늘 머리에 이고 있는 높은 산.정말 좋은 여행이되였다.늘 머리속에서 동경하던 구채구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보니 자연의 소중함,물의 귀함,생명의 존귀함을 다시금 느꼈다.
만약 성철 스님이 살아생전에 중국을 다녀 오셨다면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을까?
"산은 황산(黃山)이요, 물은 구채구(九寨溝)이다" 라고~~~~.
성도에서 구채구 가는길의 고속도로 공사가 2년후면 완공된다고 한다. 그때쯤이면 가는 길이
수월하리라.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꼭 다시한번 더 가보고 싶은 곳이다.[끝]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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