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종합일간지에 금산깻잎에 관한 기사가 실려 관심을 끌었다.
‘금산인삼만 아시나요?’ 란 제목의 톱기사인데 금산군 깻잎 농사의 수입이 2백억 이상임을 밝혀 놓았다. 이는 금산에서 가장 큰 작목소득인 인삼농사 3백여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금액이다.
깻잎 재배면적이 인삼경작 면적보다 오히려 적은 것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깻잎의 면적당 수입이 인삼과 거의 비슷할 뿐 아니라 쌀의 10배가 넘는 수익성이다.
이 신문엔 이렇듯 효자작목이 된 깻잎의 비결을 열거해 놓았는데 그저 제 위치에서 과거의 영광만을 반추하고 있는 인삼이 반드시 벤치마킹할 내용들이었다.
금산깻잎이 금산군 추부면에 도입된 1982년이래 금산농가는 금산깻잎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한다.
우선 들깨 열매보다 잎으로 50배 높은 소득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농민의 발상의 전환을 높이 사고 싶다. 이어서 친환경재배 등 차별화된 깻잎 개발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이룩한 업적이랄 수 있다.
지난해 말 6억원짜리 세척시설을 도입, 오존수와 초음파 냉각수로 3단계에 걸쳐 잎에 묻은 흙먼지와 세균, 잔류농약까지 씻어내고 탈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그대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연구자들의 조사를 통해 ‘금산깻잎이 고기의 소화를 돕고 노화억제, 피부미용, 고혈압 및 동맥경화 예방에 좋은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입증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가락동 농산물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 타 지역 깻잎보다 20% 비싸게 거래된다. 최근 세척 깻잎은 미국시장에서도 호응을 받고 있다.
한편 금산깻잎은 이에 그치지 않고 깻잎을 이용한 한과, 국수, 차, 비누 및 화장품 등 기능성 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곧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발상의 전환, 웰빙 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재배, 차별화로 브랜드 가치 높이기, 연구조사를 통한 홍보와 해외시장 개척, 벤처정신의 신제품 개발 등 금산깻잎이 보여주고 있는 갖가지 마케팅 전략은 인삼 마케팅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만약 인삼이 ‘고려인삼’ 혹은 ‘정관장’ 일색의 브랜드 파워에만 안주하여 각종 마케팅 전략을 등한시하여 정체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인삼산업은 깻잎산업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에 처할 것이다.
나는 인삼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비롯해 인삼마케팅 등에서의 고루한 패러다임을 확 바꾸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신선한 작물인 깻잎에서는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을 적용하기 쉽지만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인삼에의 적용은 그동안의 타성 때문에 더더욱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타성에 젖어 있다간 인삼산업의 위상과 실적은 한없이 황폐해질 것이다.
한국인삼 위상의 저하, 외국삼의 국내잠식, 소비자의 농약인삼에 대한 불신, 유통거래의 불투명성 등 한국인삼의 산적한 문제점들은 모두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에 얽매여 있었기 때문에 서서히 생성된 것들이다.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인삼은 깻잎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
인삼산업 발전을 위해선 우선 고품질 청정인삼원료를 생산해야 한다. 외국의 산양삼이
보급되면서 한국인삼의 고품질 이미지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과거의 ‘고려인삼’위상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두 번째 4년근과 6년근, 홍삼과 백삼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홍보되어야 한다.
무조건 6년근과 홍삼을 선호하던
패러다임을 극복해야한다.
4년근이 6년근에 비해 사포닌 함량이 많다든지, 홍삼 백삼의 효능구분이 없다든지 하는 새로운 연구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외국삼보다 우리의 인삼이 훨씬 효능이 뛰어나다는 연구도 과학적으로 증명시켜야 한다.
아울러 뿌리삼 위주의 전근대적 수출을 지양하고
다양한 첨단 의약품 개발, 건강기능성식품화 등 고부가가치 인삼제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저 인삼이란 것을 내세워 마케팅이 통하던 시대는 끝났다.
차별화된 인삼을 만들어야 한다. 정관장 일색의 브랜드를 벗어나 고려삼,
백제삼, 신라삼 등 주산지별 브랜드 차별화를 만들어야 인삼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진품확인 시스템’ ‘품질인증제도’등 인삼유통혁신도 과감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생산제 실명제는 물론 고질적인 위조삼을 비롯한 농약잔류문제 등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구태의연한 인삼유통과 거래로는 인삼산업의 발전을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
깻잎에 도전하여 10여년만에 금산의 효자작물을 만들었듯이
새 각오로 인삼에 도전하여 보자.
2000년 유지해온 인삼종주국으로서 인삼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시킨다면 그 가치는 무한대로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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