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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2년차 사서이다. 적성에도 맞고 보람도 느끼고 나는 천직이라고 만족한다. 하지만 사서가 학창시절 나의 꿈이나 목표가 사서는 아니었다. 책을 좋아해 여가시간엔 무조건 책을 읽는 아이였지만 그렇다고 책 일을 하게 되는 게 목표는 아니었다. 어찌어찌 대학을 갔고 졸업 후 곧바로 전공을 살려 취업을 했다. 나의 직장생활을 돌이켜 보면 ‘90년 처음 취업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도서관과 현실이 너무 달라 혼돈 속에 5년을 보내고 도서관 사서만이 아닌 공무원으로 조직과 위계질서에 적응하느라 어려움 속에 3년 헤매고 10년 쯤 되어서야 비로소 “사서라서 행복해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었다.
대전이 고향이지만 직장 소속이 충남인 공무원이어서 연기, 금산, 보령 등으로 발령받아 일하러 다니면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느라 만나기 힘들었던 고향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중에, 친구가 “정말 맞는 적성을 알았고 10년 만 더 일찍 알았다면 일에 도전할 수 있었을 거”라며 “그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어 무슨 소용이냐"고 한탄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이곳저곳으로 옮겨가며 일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가!’ 하며 새삼 느낀 적이 있다. 친구처럼 우리 학창시절에는 마땅한 진로지도와 직업정보가 없었다.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정보를 알 수 있는 인터넷도 1992년에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니 그 시절에는 정말 모든 게 막막하였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누구나 행복한 권리가 있는 소중한 삶이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불행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큰 불행은 그 무엇을 너무 늦게 발견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사서라는 직업은 소개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꺼이 이 책을 권한다. 직업의 종류가 1만 2360가지(「한국직업사전」,한국고용정보원,2008)이고 보면 한권으로 담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젊은이들, 아이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고픈 부모님들, 혼돈 속에 헤매는 젊은이를 옆에 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내가 꼭 쓰고 싶었던, 언젠가는 쓰리라 결심한 이런 책이 우리 도서관에 한 권이 아니라 열 권, 백 권이 되어 많은 젊은이들에게 인생모델과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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