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겨우내 추웠던 계절이 가고 대지엔 언땅이 녹으며 질척이기 시작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봄날은 모두가 바쁘다,식물들은 가지마다 수액을 올리며 꽃 피울 준비에 쉴틈이 없다. 연초록 새순을 밀어 올리기에도 바쁘다. 식물들은 두가지 군이 있다.
열매를 맺기위해 우선 꽃부터 피우고 잎이 나는것과 잎을 틔우고 꽃을피우는것이 그것이다.
우선 가까이에서 쉽게 볼수 있는 것이 진달래와 철쭉이다. 진달래는 이른 봄 꽃부터 피운다.
철쭉은 좀 늦더라도 잎을 틔우고 색갈 진한 꽃을 피운다.
봄이되면 식물만이 바쁜게 아닌가 보다. 사람들도 움추렸던 겨울에서 벗어나 활동을 시작한다.
겨울이 실내 운동철이라면 밖에서 운동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계절은 봄이 아닐까?
밖으로 나와 봄꽃 핀 여행지를 찾아 떠나 볼 수도 있고, 걷기열풍에 매료되여 봄 꽃향기 맡으며 산자락 둘레길 걸으며 건강을 다질 수도 있다.이래서 봄은 좋다.매력넘치는 계절이다.
여행,봄놀이도 좋지만 봄은 역시 결혼시즌이다. 토,일요일 쌓여가는 청첩장에 일정조정이 어렵다.
음력 3월 윤달이 들어 더욱 서두른다고 한다,윤달은 빈달이라고 해서 결혼식을 꺼린다고 한다.
부부가 따로 따로 움직여야 제대로 소화 할 수 있는 날도 있다. 그나마 살고있는 대전근교라면 다행이지만 서울~등 타지역일땐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하루가 가버린다.
축의금 문제보다 이동에 따른 길거리에 버리는 비용은 너무 아까운 손실이다.결혼식을 하는 당사자나 이동해야 하는 축하객이나 모두에게 아무런 득이되지 않는다. 그저 날아가 버리는 돈이다.
지난주에도 토요일엔 대전의 한교회에서 결혼식이 있었고, 다음날인 일요일엔 서울 강남에서 결혼식이있어 다녀왔다. 주말 이틀간을 결혼식 참석으로 소비(?)해 버린것이다.
결혼식풍경도 많이 변했고 문화도 다양해졌다.
진정한 축하 의미보다 혼주에게 눈 도장찍기 바쁜 통과의례가 된지 오래다.
결혼식장에 도착하여 혼주와 인사 나누고 축의금 접수하고, 피로연 장소인 식당을 곧 바로 찾는사람이 더 많다.성스런 결혼식에 참석하는 사람은 대부분 양가 친척이나 신랑,신부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말에 의하면 그들은 사진찍기 위함이란다. 그러다 보니 결혼식도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양가 어머님의 촛불점등부터 신랑,신부 행진에 이르기까지 20여분에 마치는 결혼식도 많다.
주례사에 귀 기우려 듣는 사람이 적다, 어서 끝났으면 하는 눈치들이다. 그래서 주례사가 길어지면 여기 저기서 참지못하고 웅성인다.나도 결혼식 주례를 많이 서 보았지만 시간배정을 잘해 주례사를 간단명료하게 줄이려고 노력해야 했다. 관심있게 듣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면 과한 표현일까?
너무 준비를 많이하면 주례사가 길어지기때문에 메모해 가지고 가야 시간에 맞게 끝낼 수 있다.
주어진 1시간안에 끝내지 못하면 다음차례의 예식때문에 문제가 되기도해 식장측에선 독촉일관이다. 사진찍고 하려면 식이 30분을 넘어서면 문제가 된단다.
우리 꼬맹이시절 당시 결혼식 풍경은 정말 동네잔치였다.
며칠전부터 온 동네 사람들이 잔치집에 모여 음식 준비를 하고 채알을 치고 손님 맞이 준비에 분주했다.
돼지도 잡고, 순대도 만들고 떡도 준비했다.이웃집 사랑방도 빌려 손님맞이 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부조도 지금같이 현금으로 하는것은 드물었고 두부 몇판,,막걸리 몇말,떡 몇말,콩나물 시루,인절미~~등등 실제 필요한 물건을 서로 상부 상조하여 큰 일을 치루곤 했다. 결혼식을 치루는 집에선 받은 물건을 정확히 적어 두었다가 그집에 큰일이 있으면 같은 방식으로 되 돌려 드렸다.일종의 품앗이였다.
그리고 음식도 지금같이 뷔폐방식이나 갈비탕 같은게 아니고 국수로 통일해 오는 사람,가는사람 모두에게 대접했다.
오죽하면 "결혼 언제 할거야"라고 묻기보다 "국수 언제 줄거야" 라고 물었다.그래서 국수 삶는곳은 잔치집에서 종일토록 제일 바쁜 곳이였다.
지금같이 바쁜 시절에, 아파트가 대부분인 주거형태에 옛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뷔폐음식이나 채 1시간도 못가는 축하 화환등은 너무 낭비가 심한것 같다.축하 화환 수량으로 그 사람의 부나 능력을 평가하는것 같고, 비싼 호텔예식이라도 해야 체면이 서는것 같은 기분,어떻게 해야 진정한 축하장소와 분위기가 살아날까?
내 체면에~~사돈체면 때문에~~~, 남들 눈 때문에~~~ 언론에도 많이,자주 보도도 되였지만 서울의 몇몇 유명호텔예식은 비용이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유명스타나 재벌가의 결혼은 그 비용이 상상 초월이라니??? 기절할 일이다.
일반 예식장 뷔폐음식의 과도한 가격도 문제다, 진정한 축하 의미보다 남에게 보여주기위한것 같아 늘 못 마땅한 기분이다. 차라리 그비용을 신랑,신부 신접살이에 보태주면 얼마나 좋을까?
진정한 결혼식은 새 삶을 맞는 두사람에게 앞날을 축복해주고 어른으로 인정받는 날이 되였으면 한다.
이런 거창한 예식문화가 실질적인 축하의 날이 되기를 부유한 사람이나 사회지도층부터 실행하였으면 한다.
그래야 결혼문화가 바뀐다,그리고 대중매체가 재벌가,연예인의 호화결혼식을 자주 소개해 국민들의 눈 높이와
기대심리가 높아진 면도 있지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대중적인 공공장소 같은곳의 결혼풍경도 많이 홍보해 주었으면 좋으련만~~~.화려한 모습만 보여주기에 바쁘다.
결혼은 당사자나 그 가족들엔겐 정말 의미있는 날이다,이런 좋은날에 비용때문에 얼굴 찌푸리는 일은 없어야하는데 간혹 비용정산시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낭비보다 실속있는 예식문화가 정착되기를 이 봄날에 기대해본다,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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