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역사책에서, 불교관련 책에서,아니 문화관련 방송에서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서산 마애불 사진.나는 그 마애불의 미소를 직접 보고자 개심사를 나와 운산면 용현리로 향한다.
가는길에 서산목장을 만난다.5,16 군사정권 시절,김종필씨가 조성한 서산목장, 신 군부 정권이 들어서며 국가에 귀속된 목장으로 지금은 농협종우시험장으로 운영되고 있단다.
넓은 구릉지에 조성된 초지,누런 한우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있다.소들이 언덕배기 위에 몰려 지나는 차량을 쳐다 보는것처럼 보인다,고삐없이 방목된 소들.평화롭고 자유스럽다.
저 소들은 정말 선택받은 소들이리라, 지금 대부분의 소들이 사료를 먹고 크면서 풀맛 한번 보지못하고 축사에서 비육우라는 이름으로 키워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또한 이곳 목장 경계지에는 벚나무가 대량으로 심겨져 봄철 벚꽃이 만개하면 그 아름다운모습이 장관이란다, 아쉽게도 지금 벚꽃은 모두 지고 이제 그자리에 알알이 열매가 키워지고 있으니. 이정표에 마애여래삼존불이 나타났다.
운산면 소재지에서 원평리로 넘어가는 길로 고풍저수지를 끼고 강당골의 맑은 하천 건너편에 있단다. 얼마남지 않았다는 거리다.도착전 우선 안내장을 공부한다.
마애석불(磨崖石佛), 또는 마애불은 바위에 직접 불상을 새기는 방법을 말한다,1958년 발견된 용현리 마애석불은 계류에 가까운 산자락 화강암에 새겨진 석가삼존이며 본존과 관음보살은 입상(立像)이지만 미륵보살은 반가상으로 되여있단다.
차는 주차장에 도착하고 계곡 다리를 건너 잘 만들어진 목재데크 길을 따라 오른다.
관리 사무소가 보인다,해설사를 요청하면 언제든 자세히 설명해준다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우리가 너무 늦은시간에 도착해 요청할 수가 없었다.그앞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마애불로 향한다.
통상 불가에서 말하기를 속세서 정토세계로 가는 과정중 전각을 만나기 전 마지막 통과해야 하는 문이 불이문이다.
불이문은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하는데 사찰이아닌 곳에 불이문이 있다는게 새삼스럽다. 그 이유를 물어 보지못한게 아쉽다.
왜 불이문을 설치했을까? 삼존불을 하나의 사찰로 보는것은 아닐까?
계단을 오르니 마애삼존불이 눈에 확 ~~~들어온다.국보 제84호. 커다란 암벽을 안쪽으로 파내고 들어가 부조형식으로 조각된 삼존불상. 우선 정교함에, 아름다움에,일부손상이 되긴했지만 잘 보존된 모습에,그 크기에,본존불 입가에 번지는 미소에, 길게 새겨진 옷주름에~~~~ 아------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며 가슴이 뛴다.
돌에 새겨진 조각품이지만 곧 나를 향해 걸어 나올것같은 모습--감동이다.안아주고 싶다.
정말 왜 "백제의 미소"라 칭하였는지 알것같다.
석가여래입상(본존불)은 높이만도 2.8m.조각솜씨도 뛰어나지만 둥글고 픙만한 얼굴에 활짝웃고 있는 유쾌한 인상이 독특한 개성미를 보여준다.그 옆의 제화갈라 보살입상,크기는 1.7m. 이 보살의 티없이 맑은 웃음도 역시 다른 부처상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상이란다.
미륵반가사유상의 크기는 1.66m .팔과 어깨등에 손상의 흔적이 있지만 안면에 미소를 띤 소년적인 체구의 보살상으로 세련된 조형감각으로 조각한 백제인의 솜씨를 엿 볼 수 있었다.
유 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따르면 마애불의 미소는 조석으로 다르고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단다.
아침에 보이는 미소는 밝은 가운데 평화로운 미소이고 저녁에 보이는 미소는 은은한 가운데 자비로운 미소란다.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미소는 가을 해가 넘어간 어둔녁에 보이는 잔잔한 모습이란다.하지만 우린 그 모습을 확인 할순 없었지만
오랜시간 그곳에 머물며 방향을 옮겨가며 그 아름다운 백제의 미소에 빠져들고 말았다.
풍화의 변화를 막으려고 보호각을 지었다가 원래의 미소를 볼 수 없게 되자 다시 철거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보호각이 없어 더 깨끗한것 같았다.
백제후기에 중국및 고구려와의 해상교통을 통한 불교문물 수용의 요지였기에 서산에 이런 유물이 남아 있지않았을까?
나름대로 추측해 본다.
그곳에서 계곡을 따라 승용차로 조금 오르면 불교 문화유적지인 보원사지(普願寺止)가 있다.
사적 제 316호로 백제계 양식에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시대때 가장융성했던 폐사 절터로 당간지주,석조5층 석탑, 보승탑,보승탑비 보물5점이 있는 곳으로 지금은 발굴중에 있었는데 그 유래가 흥미를 끈다.
이 골 안에 사찰과 암자가 99개 있었는데 100개를 채우지말라는 계시를 어기고 백암사를 지어 모두 망했다는 전설이 있단다.
백제의 미소를 만나고 돌아 가는길.
마애삼존불의 미소는 사진만으론 느끼기 어렵다, 방문하여 보는 위치를 옮겨가며 직접 보아야 그 진실을 눈에 담아올 수 있다. 짧은 여행시간이였지만 풍요로운 마음을 가슴에 담고 돌아간다.
한마디로 그 미소는 아름답고 정겨웠다. 비록 조각된 마애불이였지만 숨결이 느껴짐은 왜일까? 여행의 또 다른 재미아닐까?
최한용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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