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대학은 기말고사를 마치고 여름 방학이 시작 되었구나.
8月말까지 방학이니 두 달 하고도 열흘이라는 기간이다. 엊그제 수강 신청을 하는 것 같더니 벌써 시간은 그렇게 흘러 버렸다.
방학을 맞은 내 아들에게 몇 마디 조언을 주고자 펜을 들었다.
첫째 군에 관한 두려움을 버려라. 그리고 체력을 키워라.
이제 대학교 2학년 1학기를 종료했으니 군 입대전 남은 것은 한 학기뿐이다.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할 예정이기 때문이지. 너를 보면 군 입대를 앞두고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처럼 아버지 눈에는 보인다.
정말 두려워 할 것이 없는게 요즈음 군 생활이다.
그리고 군 생활은 인생의 중요한 과정이 될 수도 있다.
학구 탐험은 잠시 멈출지 모르지만, 대신 이후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인생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내심과 동료애, 그리고 조직의 상하, 수평관계 등 학교에서 느낄 수 없는, 배울 수 없는 인생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나는 생각한다.
군대를 면제 받기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일부 국민들, 아니 고위층 인사들 때문에 얼마전 언론지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적이 있슴을 너도 알 것이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 그 중에서 장·차관을 지낸 사람들의 손자도 있었다고 하니 더욱 개탄스럽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 군생활은 인생의 마이너스(ㅡ)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플러스(＋)인지도 모른다. 100년 산다고 계산할 때 군생활 2년은 2%에 지나지 않는 미미한 숫자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체격은 우람하지만 체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늘 방에서 컴퓨터나 하고 차 타고 걷는 일이 별로 없으니 체력증강이 될 수 없다.
신문에서 본 어느 어머니는 스스로 군에 가는 자식에게 자신감을 보이기 위해 100km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하여 성공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정말 대단한 도전이다.
나 스스로 그 어머니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마라톤은 완주도 어렵다는데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했다니 대단한 노력, 용기 그리고 체력, 그것도 여성의 몸으로 연습량에 한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들아!
군 입대를 두려워 마라. 그곳은 대한민국 남자들이 반드시 다녀와야 할 통과의례 장소다.
2년은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다. 군에 가서 인내력 그리고 어떠한 여건에서도 극복하는 적응력, 사회 생활의 기본 모습을 배워 오기 바란다.
그래서 이번 방학 동안에 체중도 좀 줄이고 체력관리에 힘써 주기 바란다.
그래야 군입대후 고생을 덜 한단다. 부지런히 산에 오르고 뛰며 몸을 단련시켜야 한다.
둘째, 부족한 어학공부 특히 영어 회화 학원에 다녀라.
2개월의 기간이 언어 공부에 미미한 기간이라 생각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도 있지 않느냐. 늘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시점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영어 회화에 취미를 붙혀 공부하기 바란다.
늘 얘기했지만 이제 세상은 하나가 되여 버렸다. 지구 저편에서 만든 물건이 우리나라에서도 팔리고 또 우리가 만든 물건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하나의 시장이 되어 버렸다.
늘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던 글로벌(Global)化 시대가 되었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어는 필수가 되었고 특히 너희 세대들에서는 아마도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시대인지도 모른다.
물론 외국어를 잘 한다는 것은 어렵다.
우선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 속에서 생활하면서 배우는 어학연수가 최고이겠지만 그것은 병역을 마치고 자유롭게 출입국을 할 수 있는 시기에 하기로 하고 지금은 나름대로 회화 중심의 공부를 하기 바란다.
그리고 어학공부는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단어, 한마디 말이라도 귀담아 듣고 또 메모하는 습관을 들어야 한다. 아파트 주변에도 학원이 많으니 시간선정은 네가 결정해서 등록하기 바란다.
가능하면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학원이 훨씬 유리 하리라고 아빠는 생각한다. 발음이 우선 다르고 그 속에서 그들의 문화와 습관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학원비는 아빠가 부담할 테니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물론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도 중요하겠지만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한마리라도 못 잡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우선 영어회화에 중점을 두기 바란다.
너의 세대엔 외국어가 하나의 수저처럼 먹고 살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도구가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셋째, 한문공부를 하기 바란다.
집에 오다 보니 근처 서예학원에서 방학중 한문(漢文)공부 특강이라는 광고를 보았다. 우선 읽기에는 어려움이 없다 하더라도 한자 한자 쓰면서 익혀야 한다.
워드를 하다보니 한문을 따서 옮기기는 쉽지만 실제로 쓰는 것을 접하지 않으니까 막상 쓰려면 모두가 망설여지는게 요즈음 학생들이란다.
너도 「도전 골든벨」이라는 TV프로에서 보았지 않느냐. 한자 쓰기 문제만 나오면 1/3이상이 탈락하는 모습을 …
지난주에는 애국가(愛國歌)를 한자로 쓰라는 문제가 나왔었다. 어렵다는 선입감이 있지만 하나하나 의미를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재미있는 학문이란다.
한문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학문을 하려면 우리 동양 문화권에서 한자를 필수로 알아야 한다.
자 알겠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겠다. 아빠가 확인하고 독촉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리라 믿는다.
군입대전 체력 관리 및 체중 줄이기, 영어회화 공부, 한문 공부(漢文 工夫).
위 세 가지는 이번 방학동안 충실히 공부하기로 스스로 다짐하기 바란다.
쉬운 것이지만 가장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아빠는 내 아들 동근이를 신뢰한다.
그리고 그 외 시간은 스스로 최대한 즐기기 바란다. 2005년 여름은 너에게 다시 오지 않는다.
자 내 아들아 화이팅!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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