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담석증, 간경화, 고혈압으로 106kg나가던 몸무게가 72kg으로 내려갔다. 거기다 시력까지 악화돼 갔다.
이를 악물었다. 연고라고는 전혀 없는 타관에서 사업을 일궈내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여러 마을에 표지석을 만들어 보시를 하고 나름대로 봉사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가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뿐이었다
제기를 꿈꾸며 발버둥을 쳐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다시 부도를 맞았다. 소주 일곱 병을 마시고 자신의 자동차로 전력질주 했다.
언덕 아래로 차를 날렸다. 차는 몇 바퀴를 구르고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파손 되었고, 이사장은 의식을 잃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굵직한 음성이 들렸다.
“인간의 생명은 천지에 있다. 먹고사는 것도 식물이 푸르러 있을 때는 사람이 죽지 않는 법. 낙엽이지면 잡초를 먹고, 솔잎을 먹고 살면 된다. 야생잡초를 먹으면 잡초처럼 강하게 살 수 있다. 연명하는 문제에 연연하지 마라..”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눈을 떠 보니 차는 폐차를 해야 할 정도로 찌그러졌는데도 자신의 몸은 상처하나 나지 않았다. 이때 이사장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
네 번이나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 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덕이었다.
한국전쟁 때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져주었던 부모님의 공덕, 바로 그것이었다.
그때부터 남은 삶은 타인의 삶이 행복 해 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사장의 장례공사 기술은 이미 조선왕조의 전통에 따른 장례의식은 물론 왕과 왕손의 묘역 조성공사를 해 오면서 능력을 인정 받아왔기 때문에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제1의 왕자 양영대군 무덤의 경우 양 옆을 석축으로 쌓고 신우대가 타고 올라가 마치 선반위에 올려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왕의 무덤이라고는 하기엔 초라했다. 이유는 양영대군의 유언 때문이었다. “무덤에 석물을 설치하지 말 것과 호화스럽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릉이 안정감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양영대군의 후손 문중 어른들과 상의 한 끝에 “석축을 없애고 릉을 안정되게 만들자”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런데 막상 공사에 들어가니 보니 양영대군이 누운 자리는 실제 있어야 할 자리에서 관하나 길이 정도 밑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닌가.
당시 왕가의 명지관이 찾은 명당이었지만 이 사장이 볼 때는 정확한 혈자리에서 벗어 나 있었던 것이 확연하게 보였다.
지관이 명당은 찾았지만 혈자리를 정확하게 못 찾았던 것이었다.그래서 이회장은 양영대군이 명당자리에는 들었으나 혈자리에 들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무덤을 릉에 버금가는 복원공사로 마무리 했다.
2003년도 일이었다. 조상의 산소자리는 후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우리의 오래된 풍습에 따라 양영대군 문중은 기대가 컸다.
당시 서울 서초구 상도동 일대는 양영대군 문중의 소유 폐사지가 많았다. 그러나 그 땅으로 인해 분쟁이 끊어지질 않았다.
그런데 몇 년 후 말썽부리고 팔리지 않던 그 땅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땅값이 치솟아 무려 수 백억 대에 팔리는 경사를 맞게 되었다.
이 외에도 방자비 전하(전주 이씨 종친은 영친왕 부인을 전하라고 칭함)의 장례와 산역을, 덕혜옹주의 터를 잡아주고, 효령대군 사직공파 묘역 공원화 공사, 영친왕의 아들 황태자 이구 이장 등 조선조 마지막 왕가 왕손들의 굵직한 공사 등을 도맡았다.
장종안 webmaster@ig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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