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내 육신이 없으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것이 아닌지요. 어쩌면 이사장님께서 저희보다더 미래를 얻기위해 주어지는 고통이 아닌가 합니다.
어쩌면 노자의 무위(無(덧말:무)爲(덧말:위))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차피 인위적 비움은 무위가 아니니 고통과 어려움으로 비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요 그것은 곧 채우기 위한 준비일수가 있으니까요 대봉 그렇지 않은가?”
대봉도 한세상을 뚫어보고 사는 요즘 보기드문 사람중에 하나다.
“맞습니다 지금의 고통이 어찌 고난의 고통이라고 할수있습니까 그것은 희망의 고통이지요 그속에서 진정한 우주의 진리가 흐르고 있다고 볼수있지요 혼돈이야말로 코스모를 맞이하기위한 유일한 길이니까요 크게 말한다면 아마 이사장님은 지금 혼돈의 가운데에 있지 않나 봅니다”
“허참 두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내가 뭐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 고통은 나에게는 너무나 괴로운 일이지요 죽기살기로 수십년전 나를 따라 이곳 까지 따라왔던 사람이 배신을 하고 철저하게 나를 죽일려고 달려들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그사람의 주위에서 그를 도와 나를 무너뜨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만으니 어찌 그냥 혼돈의 세상으로 보기가 벅참니다”
“이사장님 이제 뭐 더 이상 두려울것이 있는지요 그 속에서 사장님은 병마와 싸워 이겨냈지 않습니까 그리고 평생을 마음속에 담고 살아오던 저 욕심의 덩어리를 던져버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뭐가 더 이상 두렵습니까 가져갈 것도 없고 놓고 갈 것도 없는 사장님의 현실과 마음이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죄스럽지만 부럽습니다”
“지천형이 말하는 것이 어쩌면 황당한 것 같으면서도 맞을지도 모르지요 사장님 저야 지금도 나혼자가 아니고 딸린 식구들이 있다보니 물론 지천형도 마찬가지 이지만 어디 하고 싶은 것을 그리 쉬 할 수가 있는지요 그런면에서는 훨 이사장님께서 자유스러운것이지요 어쩌면 저나 지천형보다 더 우리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세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아닐런지요”
“오랜만인가. 닭 울음 소리
가을이 깊다, 닭도 단풍이 깊다
대봉이 읊은 글에서도 닭울음소리를 듣고 가을의 깊이를 보고 단풍의 깊이를 보듯이 아마 대봉이 보는 이사장님의 울음소리속에 이미 깨달은 우주의 깊이가 세겨져 있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겠는지요“
“허허 어쩌면 두분이 그리도 죽이 척척맞는지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요즘 저는 두분이 이야기 하듯이 가져갈 것도 놓고갈 것도 없다보니 이 한몸 움직일수만 있다면 그것에 족하고 살지요 누군가는 저를 걱정하지요 끼니는 어떻게 하는지 잠자리는 어떻게 하는지 그거야 이제 약물내기 앞에 조그만 집하나 지어놓고 있으니 걱정이 없고 먹는거야 이몸 지탱하기 위해서 먹는것이니 소식으로 해결을 하니 그런면에서는 옛날보다 아주 좋기는 하지요”
“맞는 말이지요 사람들은 어느때 먹기위해서 사는지 살기위해서 먹는지를 구분 못하고 허둥대고있지요 무었에 좋은지는 몰라도 그냥 맛있다고 하는 것은 모조리 먹어치우는 모습들을 보면은, 그리고 그렇게 먹고 성인병에 걸려 병원에 가서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두명인가요 소식을 해야 오래 산다고 하는데 그 진리를 모르고 앉으면 그냥 배를 가득채우기 바쁜 사람들이 오히려 불쌍하지 않습니까”
“아 오늘은 두사람을 초대한 보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빈낙도하고있는 저를 치켜세워주시니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습니다”
세사람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약물내기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장종안 gsm7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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