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은 질서의 시작인 것이다.
세상이 각박하고 어지럽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은 스스로 그 속에 있다고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각박하게 하고 어지럽게 하는 것이 각자 스스로들이 행하고 있는 것의 형태일진데도 자신만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
이 사람 저사람이 나서서 금산땅을 희망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여기저기서 난리들을 치고 있는데 알고보면 이 땅을 위해서 나서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나서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우선 내가 모든 것을 잡고 일을 해야만이 되는줄 알고 내가 아니면 안되는줄 아는 사고들이 팽배해있다.
지천은 뜻있는 사람들에게 지소유천의 의미를 물어보고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관심들이 없다. 그들에게는 미래는 관심이 없고 오직 현실만이 관심이 있는듯 하여 실망을 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싫든 좋든 세상은 혼돈 속에서 질서를 배워 나가는 것이라고 하면 이 혼돈이야말로 작은 연못이 열리는 것을 알리는 것이리라.
지용은 상사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였는데 무었이 잘못 되었는지 검찰에 왔다갔다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왜 내가 한 일이 이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한것 밖에는 죄가 없는데 죄가 있다면 달게 받겠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의 범위안에서는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주위에서는 검찰에 가서 무조건 잘못이 없다고 하고 윗사람에게 미루라고 하는데 무었을 미루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정당함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지용의 처는 남편이 직장도 나가지 못하고 검찰에 불려다니자 지천을 찾아와서 답답함을 토로하였다.
“지천씨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아이들은 이제 대학에 다니고 있고 살림이 힘든데 애아버지가 저리되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네요.”
“글쎄요 참 저도 뭐라 말하기도 그렇고 그나저나 대학에 다니는 아이는 어떤지요?”
“겸사 겸사 찾아와 여쭈어 볼려고요. 먼저 딸아이가 이번에 꼭 장학금을 받아야 되는데 좀 힘든것 같아서 지천씨가 어떻게 학교에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해서요.”
“제가 학교에 이야기 해줄수 있는 것이 없는데 뭐 잘못 알고 계시 는것이 아닌지요?”
“딸아이가 다니는 과에 교수님이 지천씨 친구가 아닌가요? 그래서”
“아, 번교수를 말하시는군요. 그야 대학친구로서 잘 알기는 하지만 그런 일은 좀 난처합니다.”
“아니요. 제가 무리한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요. 지금껏 딸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장학금을 계속 타왔는데 이번엔 좀 어렵다고 하네요. 제가 교수님을 찾아가기는 힘들고 저간에 저의 집 사정을 교수님께 말씀을 드려주었으면 해서요. 지용씨가 공무원인데 차마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을 말을 못하겠어요.”
“그래요. 참 않타까운 일이지.요 지용이 친구의 문제는 여하튼 이렇게 오셨는데 그 어려운 사항을 번교수 한테 이야기 해보죠.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고요.”
장종안 gsm7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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