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가 이번에도 장학금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사정이 아주 어렵다보니 제 말로는 이번엔 성적이 전학기보다 못나왔다고 하는데...”
지용의 처의 이야기는 남편의 이야기 보다는 딸아이가 이번 학기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사항이었고 이 문제를 지천과 상의를 하고자 했던 것이다.
“글쎄요 여하튼 번교수가 그것까지 관여를 할지 안할지는 내도 잘은 모르니까. 어디 한번 내가 번교수한테 이야기를 한다음에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렇지요. 저라고 어디 되지도 않을 일에 막무가내로 매달릴 수 만은 없지요. 제 딸아이 이야기대로 하면 저번학기보다는 좀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니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지요. 그리고 이번에도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지금 형편으로는 등록이 어려운지경이라...”
“그야 제가 잘 알고 있지요. 허지만 여하튼 제가 번교수한테 전화를 한번 해보지요. 지도교수이니 잘 알고 있을터이지요 우리보다.”
“그래요. 부탁드릴께요. 이것이 제가 할일이 아님에도 염체불구하고 부탁을 드립니다.”
누가 그 마음을 모르랴만은 지용의 처 앞에서는 표현을 못했지만 난감해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요 어찌되었든 그 문제는 제가 번교수와 통화를 해보고요. 먼저 급한 것이 지용의 일이 아닌지요.”
“그렇지요. 다른사람들은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말들이 많은데 우리집 그 사람만 저렇게 버티고 있으니 저도 답답할 노릇이지요.”
“저도 생각은 지용이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요 제가 배운 상식에 의하면 결재라인을 따라 결재를 하면 최종결재권자가 책임을 진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저도 회사다닐때 배운 것은 어느 문서를 기안을 하고 그 문서에 싸인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이야기라고 듣고 배웠지요. 그래서 책임자의 결재는 아주 무거운 것이지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 양반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상사들은 또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 우리집양반에게 불리하게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답답하지요.”
“요즈음의 세상 돌아가는 것이 좋은 일은 상사가 나쁜 일은 아랫직원이 하는 것 처럼 되어있는데 그래서는 안되지요.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어디 그렇습니까?”
“몰라요. 변호사를 들이대고 해도 되지 않는 것이 이일이네요.”
“도대체 근본 원인은 뭐라고 합니까?”
“근본 원인이야 저희집 양반이 돈먹고 문서기안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허위문서를 기안하여 윗사람을 속였다는 것이지요.”
“그럼 그 허위문서를 결재를 한 사람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모른다고 합니다. 자기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모든 것을 저희집 사람에게 다 떠넘기고 있는데 그 사람은 저렇게 버티기를 하고만 있고요.”
“아, 그친구야 잘못이 없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리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면 자신의 생각을 조금 바꾸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요.”
“힘들 것입니다. 그 친구 자존심이 강한친구고 모든 일들을 할 때 보면 몸바쳐 열심히 하는 친구이다 보니 아마 변명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답답합니다. 얼른 일처리가 되어 무엇인가 결단이 나야 될 텐데 일년 이상을 법정에 불려다니니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어요. 그사람이야 구속되어 법정에 왔다 갔다 하지만 이게 어디 사는건지요.”
“그래 말입니다. 아마 잘 처리가 되겠지요.”
장종안 gsm7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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