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초락나루’ 가는 길

work shop 참석차 당진 가는 길 마음은 무겁지만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로 표정은 밝았다.
오일 값은 오르고 단가는 중국산 때문에 점점 내려가고 수출이 80%정도 되는데 환율은 떨어지고 경영이 어렵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모두가 묘안을 짜보자고 가는 길 뾰족한 대안은 없지만 모두가 한뜻으로 모여 대책을 세워보기로 했다.

대전에서 서평택을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에 이르자 곧바로 서해대교가 나온다.
전장 7,310미터 평택과 당진항을 연결한다.

난공사로 뉴스에 자주 등장 하던 곳. 공사중 태풍으로 상판이 날아가기도 했고 서해안 고속도로중 가장 난공사에다 가장 오랜 공사기간이 소요된 곳이다.

중간 섬에 행담도 휴게소가 있다.
저 아래 평택 항구.

수출용 자동차가 선적되기 위해 즐비하게 서있고 대형 수송선이 대기중이다.
화창한 날씨, 푸른바다, 바람은 잠 들고 물결은 잔잔하다.
차량은 질주한다.

왕복 6차선 굵은 철선으로 굳게 내려진 현수교 다리의 강도도 대단하지만 미적 감각도 수려하다. 정말 아름다운 다리다. 행담도 휴게소는 오는 길에 들리기로 하고 차는 송악 IC를 빠져 당진 석문 방조제를 거쳐 ‘왜목 마을’로 향한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왜목마을’ 매년 연말이면 늘 TV에 새해 해맞이로 중계되는 곳이다. 우선 업무가 중요하기에 그곳을 지나 웨스빌 펜션 ‘초락나루’로 향한다.

예쁜 펜션이다. A동 B동 8개의 객실을 갖추고 별도의 회의실이 있는 곳이다.
모 대형건설 업체 사주의 소유이고 관리인 부부가 서울 생활을 접고 노년에 전원에 내려와 소일겸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관리인 부부가 생활하는 농가는 그 옆에 별도로 있었다. 넓은 잔디 광장.
조형물 그리고 바베큐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주말에 서울근교에서 내려와 쉬는 사람이 꽤 있다고 했다. 조금 나가면 바닷가이고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늪이 펜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아침 09:00부터 시작된 work-shop은 밤 8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모든 조직이 “모두 내 탓이요”라는 측면에서 현상을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진지한 모임이 되었다.
모임을 마치고 즉석 바베큐를 저녁겸 함께 하며 밤은 깊어가고 풀잎에 이슬이 내리는 시간이 되었다.

전등불에 나 붙던 하루살이도 밤이 깊어가자 모두 사라졌다. 이름 그대로 하루살이로 생을 마감했나보다. 하루살이의 하루는 그들에게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까? 우리 사람기준으로 판단했기에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 되는지도 모른다.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하루살이는 입이 없다고 한다. 하루이기에 먹을 필요가 없나보다. 입은 없지만 종족 보존을 위한 생식기는 있다고 한다.

물론 유충으로 물에서 사는 기간은 1年이 넘는다고 하니까 짧은 하루만의 삶은 진정 아니다. 적막한 농촌의 밤, 전등불이 꺼지자 하늘엔 별들이 다시 살아났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밤하늘의 별 모습이다.

요즈음 도심에선 별 보기가 정말 어렵다.
밤은 깊어가고 숲속에선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아침이 밝았다.
잠에서 일어나 주변 산책로를 걸어 내려간다.
조금아래 늪지인 상봉 낚시터엔 밤새운 태공들이 낚시를 드리우고 찌를 향한 눈빛들이 초롱초롱하다.

피곤하지 않을까!
낚시를 해 본적 없는 나의 부질없는 생각이리라. 취미에 심취하다 보면 고통이 거꾸로 낙이 될 수 있음은 평범한 진리인 것을 갈대와 이름모를 잡초가 물가에 무성하게 자랐다.

늪지 한가운데서는 스스로 날아든 청둥오리들의 물 맥질이 한창이다. 밤새 느낀 허기를 채우기 위한 사냥인 모양이다. 낚시꾼 망태가 가볍다. 붕어 몇 마리와 메기 한 마리가 전부다. 잘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어둠이 걷힌다. 몇 사람과 왜목마을로 차를 움직인다.

이곳에서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왜목마을”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마을이다.

차에서 내리자 비릿한 바닷바람이 코를 스친다. 바다위에 해는 떠오르고 물결은 잔잔하다. 햇빛에 비친 바다 물결이 고기비늘처럼 은색을 이루며 출렁인다. 주말 아침이지만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저 멀리 닻을 내린 어선들이 한가롭다.
주변은 온통 숙박시설과 횟집뿐이다.

횟집 수족관엔 활어들이 가득하다.
소라, 멍게, 대하도 보인다. 해는 어느 곳으로 질까? 왜 해가 뜨고 해가지는 모습이 같은 곳에서 보일까.
그저 궁금증으로만 남는다.

도비도 휴양지로 향한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함이다. 대호 방조제가 길게 둑을 만들었다. 저 멀리 바다건너 난지도 해수욕장이 보인다. 넓은 바다 , 푸른 물, 하지만 바람은 잔잔하다. 어선들이 맞대어 쉬고 있고 출어를 위함인지 작은 배로 연신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바닷가로 내려가 바닷물에 손을 담근다.
바닷물이 썩지 않는 것은 3%의 소금덕분이라는데 그토록 많은 강물이 합류되는데 왜 염도는 희석되지 않을까?
아이들 같은 궁금증이 머리에 남는다.

바다는 역시 넓다.
출렁이는 물결에 가슴이 탁 트인다.

바다 없는 충북에서 태어나서인지 바다를 보면 느낌이 다르다. 시원함도 좋지만 높은 파도를 보면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쪽배를 머릿속에 상상해 본다.
물결에 따라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누구나 사람이라면 낭만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리라.

귀가 길.
서해대교 행담도 휴게소에 들렸다.

사람들이 붐빈다. 주말을 맞아 서울서 바닷가 찾아 이곳으로 놀러오는 모양이다.
대부분 차량이 서울 번호다. 휴게소에서 커피향을 느끼며 넓은 바다를 바라본다.

신문에 오르내리던 행담도 공유수면 매립공시가 보류된 채 건설 중장비들이 멈추어 서 있다.
잘잘못은 분명히 가리더라도 진행되던 공사는 계속되어야 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박 2일의 일정
머릿속은 늘 제품 원가 다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지만 바닷가의 시원한 바람, 끝없이 펼쳐진 간척지, 아름다운 도로, 자연 그런 것에서 참다운 休를 느낄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벗이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근무중이다.
다시 한번 찾아오리라.
“초락나루펜션”그리고 벗과 펄펄 뛰는 생선회와 함께 소주 한잔 나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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