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사가 재물욕이 강하다면 진회장의 명예욕도 그에 못지 않았다. 서로의 다른 이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묘하게 어우러져 지금까지 버티고 나오기는 했었지만 정도를 벗어난 서로의 욕심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었다.
“백이사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지요. 혼자 죽기가 싫다고요?”
“그럼 어떻게 혼자 죽느냐고. 당신같으면 혼자 죽을 수 있어? 지금 이야기 하는 것도 당신은 살고 나는 죽으라는 것 아냐. 따지고 보면 말야.”
“아니 그게 아니고 어떻하면 이 난관을 벗어날 수 있냐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꼭 당신이 죽고 내가 살자는 것이 아니지요. 백이사”
“허 이거 왜 이러시는 겁니까 퍽하면 호박떨어지는 소리가 아닌가요.”
“너무 앞서 나가십니다. 백이사님 내가 이야기하는 근본적인 것은 근자에 일어나는 일들이 왕회장이 알면 당신도 다치고 나도 다치니 미연에 방지를 하자는 이야기이고요. 어쩌면 우리들은 속칭 바지사장들이 아닌지요. 이제 우리의 임기도 가까이 오고 하니 다시 한번 백이사님과 이 자리를 지키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하자는 것이지 다른 뜻은 아니지요.”
백이사가 막다른 곳으로 갈려고 하자 진회장은 즉각 백이사를 달랜다.
“이거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뭐 하시는 것입니까? 진회장 내가 뭐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겁니까?”
“아니 진정하시고 들어보시지요. 한번 생각해봅시다. 그간 중요 사항은 백이사님의 의중이 가미되지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지난번 노사협의 때도 그렇고 이제 아무리 백이사님이 왕회장님과의 관계가 있다고 해도 내 목소리를 내야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은 앞으로는 이런 악어와 악어새관계를 유지 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우리의 관계를 악어와 악어새관계라고요?”
“그것이 뭐 그리 문제가 되는지요. 자 그렇게 말을 가지고 이야기 하지 마시고 우리의 문제를 이야기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 어디 그 바람직한 것을 진회장이 이야기 해보시지요”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이번에도 백이사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어쩌면 필요악이 되어있지요. 내가 다음 임기에 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백이사님의 힘이 꼭 필요한데 작금의 상황은 시한폭탄과 같아서 이런 저런 사항들이 왕회장에게 들어간다면 백이사나 나나 안전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자 진정을 하시고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을 해봅시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이 시점에서 하게 되는지를 백이사님도 조금만 생각하신다면 알 수가 있지요. 노사문제를 이야기 했듯이 그들도 우리의 관계를 이제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니 저들이 더 무섭지요. 외부 인사들이야 그저 관망하는 듯 하면서 말을 퍼트리는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강지부장의 강성은 백이사님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가 누구입니까 어쩌면 호어박사나 우공정선생은 한 수 아래일지도 모르지요 그들이야 우리를 제대로 알 수가 없고 또 그들이 무슨 일을 저지른다 해도 우리가 돈이 없습니까 힘이 없습니까 그러나 저 노조 강지부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다룰 수가 없지요 지금껏 이야기를 돌린 것은 그 부분과는 부딫히기 싫어서이고 강지부장의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백이사님께서 알아들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요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으니 안할 수가 없지요 강지부장의 이야기를...”
진회장이 이야기하는 강지부장은 누구인가 나라에서 복수노조가 인정된 후 부터는 홍금상사의 노조는 그동안 제도권밖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다가 그 중심으로 들어와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강단충 노조지부장은 홍금의 노조지부장을 하면서 상부노조 간부로 있었다.
장종안 gsm71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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